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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에바     만화 이야기 2008. 10. 12. 17:38

에반게리온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폭주'입니다.
폭주기관차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폭주하는 로봇이라니...
처음 폭주 에바라는 말을 들었을 땐 참 새롭기도 하고 그걸 넘어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에반게리온 2화

폭주하는 에바 초호기.


당연하게도 폭주라고 하면 좋지 않은 뜻을 떠올리게 되죠.
에바 시리즈에서도 설정은 그렇습니다.
안정적인 상태를 벗어나 제어불능이 되는 것이니까요.
에바가 폭주를 일으키는 것은 단 세 번.
그것도 모두 에바 초호기가 일으킨 것입니다만, 이건 초호기가 불안정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중 두 번은 전투 중에 일어났고, 이길 수 없었던 적을 간단히 이겨버리는 결과를 가져오지요.
폭주를 시작하면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존재.
폭주하는 에바 초호기 = 최강.
이 단 한마디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오늘은 에바의 폭주장면을 처음 보여주는 2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두 개의 폭주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겠지요? ^^;

에반게리온 1화

에바초호기의 첫 출전 모습. 등장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화에서 신지가 에바에 올라타 출전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죠.
2화가 시작하자마자 걷기 시작, 모두가 환호하지만, 더이상 조종하지 못하고 사도 사키엘에게 무참히 당하고 맙니다.
이젠 안된다고 생각되는 순간,
화면은 바뀌어 병원에서 깨어나는 신지.
하하, 주인공이 그렇게 쉽게, 그것도 2화에서 죽을 거라고 아무도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편집기술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나 모두가 관심을 기울일 때, 결과부터 보여주는 거죠.
모든 상황이 끝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깨어난 신지를 보여줌으로써요.

에반게리온 2화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순간, 병원에서 깨어나는 신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2화 '모르는 천장'은 신지의 마음 속에 관한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는 하지만, 볼거리도 충분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미사토가 데리고 살기로 해서, 신지는 미사토의 집에 가지요.
병원의 천장이나 미사토 집의 천장이나 모르는 곳이긴 마찬가집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신지는 사키엘과의 전투를 머리 속에 되새깁니다.

사키엘과의 전투에서 왼팔이 부러지는 등,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입는 에바 초호기.
그와 함께 엄청난 혼란에 빠진 신지.
더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한 미사토는 에바 회수와 함께 신지를 구해내기 위한 명령을 내리는데,
이미 에바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에반게리온 2화

쓰러져있던 에바의 눈이 번쩍이며,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다음 화면에 눈을 반짝거리며 갑작스레 깨어난 에바.
에바는 사실 생명체였습니다.
그런 에바가 왜 전원을 공급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한 게 많지만, 일단 넘어가보죠.
자기보호본능이 발동한 걸까요?
무참하게 당한 상태에서 폭주하기 시작한 에바는 순식간에 날아올라 사키엘을 공격하기 시작하죠.

에반게리온 2화

깨어난 에바는 먼 거리를 날아 사도 사키엘의 얼굴과 핵에 그다지 멋지지 않은 발차기를 날립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키엘.
이미 1화에서 보여준 바 있는 만능 방어막 AT 필드를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 기적처럼 에바는 자신의 왼팔을 회복시키고 AT 필드를 맞전개합니다.
사키엘의 AT 필드로 분리된 공간을 자신의 AT 필드로 연결하고야 맙니다.

에반게리온 2화

"잠깐만, AT 필드 전개하기 전에 부러진 팔 좀 복원하고..."


최후의 방어막마저 없어진 사키엘은 동네북처럼 두들겨맞다가 마지막 카드를 쓰고 맙니다.
자신의 핵이 파괴되기 전에 에바를 둘러싸고 자폭하겠다는 거죠.
그러나 그 대폭발 속에서도 멀쩡한 에바.
그 광경을 바라본 네르프 본부의 모두는 경악스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단 한 사람, 겐도만 빼고 말이에요. (후유츠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도 겐도처럼 태연했을 것 같네요.)

에반게리온 2화

"AT 필드라고 별 것 있어? 커튼 열듯이 열어젖히면 되지."


모든 상황이 끝나고 폭주가 자연히 멈춥니다.
어떻게 폭주가 자연스럽게 여기서 멈추는지도 참 의문입니다.
단지 방어본능이 발동한 거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요.
소멸되지 않기 위해 폭주하고, 위험이 사라지면 보통 상태로 되돌아온다고 하면 어떨까요?
어쨌든 추측만이 난무할 뿐, 제작진은 통쾌하게 밝혀준 적이 없습니다.
좀더 재밌는 얘기는 뒤로 미루고 일단 넘어가보죠.

에반게리온 2화

대폭발 속에서도 무사한 폭주 에바 초호기.


폭주가 멈추고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모든 시스템이 정상작동합니다.
에바의 장갑 일부가 떨어지고 에바의 상처입은 모습이 드러나며 신지에게도 그 모습이 보입니다.
에바가 폭주하는 동안 아무런 상황도 모르던 신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에바의 실체, 괴물같은 눈동자를 보고 정신을 잃지요.

에반게리온 2화

그야말로 악마라 불려도 손색없는 외눈박이 에바 초호기.


이렇게 극적인 폭주는 끝이 납니다.
더불어 시청자들에게도 첫선을 보이죠.
자, 이제는 폭주가 무엇인지 시청자들이 공부할 차례가 된 것입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이 애니를 보면서 마음 속에 찝찝함이 남아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냥 단순히 '저 로봇을 가끔 폭주한다'고 하고 넘어가기엔 뭔가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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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사도 배경음악     만화 이야기 2008. 9. 28. 18:06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배경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저는 사실 배경음악을 먼저 듣고 애니는 나중에 봤습니다.
애니음악 팬이 된 2000년 이후에는 제게 이와 같은 경우가 하나둘이 아니었지만,
에바를 접했던 90년대에는 누구에게라도 그런 경우가 흔하지 않았지요.
에바의 존재를 알았던 건 96년 대학에 입학한 후였어요.
서울 친구들 중엔 당시에도 어느 정도 매니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95년에 방영되었으니 어떤 경로로든 곧바로 구해서 봤던 거겠죠.

음악을 알게 된 것은 97년입니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던 중, 기차에서 만나 알게된 친구가 자신이 듣던 테이프를 선물로 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만난 지 얼마 안된 친구에게 그런 선물을 주다니,
참 순수하다는 생각도 들고, 애니팬 혹은 애니음악팬으로서 열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것이 에바 음악이라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가졌던 거지만요.
녹음된 테이프였는데,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1번이었습니다.
그 후 2번, 3번과 Addition까지 구해서 듣고 나서야 98년초에 애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번 들어 익숙해진 음악들이 배경음악으로 깔려나오는 그 감동!

오프닝과 엔딩도 좋았지만, 여러번 듣다 보니 배경음악들이 참 맘에 들더군요.
밝고 흥겹던 Asuka Strikes, Barefoot in the park, Misato 도 좋았지만, 긴장감을 주는 노래들도 참 좋았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사도 출현시 흐르는 배경음악.
1화 '사도습격'부터 나오죠.
1화의 영문제목과 같은 Angel Attack.
애니를 보지 않았을 때는 그저 긴장감만을 느낄 뿐이었습니다만,
보고 나니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왠지 사도가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규칙적인 발걸음 말입니다.
긴장감을 넘어 공포감까지 주죠.
왠지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위축되는 것 같아요.
마치 눈앞에 사도가 나타난 것처럼.

글쎄요...
혹시 사도 팬이 있다면 그 음악을 듣고 신날지도 모르겠네요.
위풍당당한 사도의 모습에 ^^;

에바 1화 캡쳐

겐도의 머리와 후유츠키의 등 뒤로 보이는 사도 사키엘 (TV판에서는 제3사도)


이 배경음악을 올려드리고 싶지만, 방법이 없네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도 없어 링크도 못하겠구요.
아쉬운 마음 뒤로 하고, 첫번째 사운드트랙 정보만 올릴게요.
찾으면 다음에 음악도 링크할 테니까요... ^^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OST1 (에반게리온 첫번째 사운드트랙)

1. 殘酷な天使のテ─ゼ (Director's Edit) (잔혹한 천사의 테제: 오프닝 by 高橋洋子 타카하시 요코)
2. FLY ME TO THE MOON (엔딩 by CLAIRE)
3. ANGEL ATTACK
4. Rei I
5. Hedgehog's Dilemma
6. BAREFOOT IN THE PARK
7. RITSUKO
8. MISATO
9. ASUKA STRIKES!
10. NERV
11. TOKYO-3
12. I. SHINJI
13. EVA-01
14. A STEP FORWARD INTO TERROR
15. EVA-02
16. DECISIVE BATTLE
17. EVA-00
18. THE BEAST
19. MARKING TIME
20. Rei II
21. FLY ME TO THE MOON (TV size)
22. 次回豫告 (다음회 예고)
23. FLY ME TO THE MOON (Takahashi Yoko Acid Bossa ver)

한창 들을 땐, 한 트랙 끝나면 다음 트랙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곤 했는데, 지금은 각각이 어떤 음악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할 정도가 되어버리고 말았군요. 세월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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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에반게리온 1화     만화 이야기 2008. 9. 24. 16:19
친구 덕분에 에바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1998년에 처음 보고, 마지막으로 다시 본 건 2000년쯤이니 8년만에 다시 보는 거로군요!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꼽고 있으면서도 이렇게나 멀리했다니 반성.
그리하여 오늘 1화부터 3화까지 봤습니다.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각 화마다 중요한 내용을 하나씩 골라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하나씩만 고르는 것이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면 둘 셋씩 골라서 얘기할 수도 있고, 좀더 여유있게 하죠 ^^ 정해놓고 하는 것보다는요.

일단 처음이니 간단한 소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네요.
10년전에는 별로 필요없었겠지만, 요새는 저도 잊어버릴 지경이니까 말이에요 ^^;
에바는 가이낙스(GAINAX) 제작, 안노 히데아키 감독으로 1995년 동경 TV (東京テレビ) 에서 방영했습니다.
당시 호화로운 성우 캐스팅으로 기선을 잡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화제를 모아, 금새 인기애니의 대열에 합류했으며,
심오한 고찰을 요하는 설정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애니로 불렸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에바 신드롬을 부채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 애니가 더 널리 퍼지고 전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데 더 일조한 것이 바로 에반게리온이죠.
일본 애니메이션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바 성우 캐스팅은 정말 호화롭지요

위로부터 신지(오가타 메구미), 미사토(미츠이시 코토노), 리츠코(야마구치 유리코), 레이(하야시바라 메구미)


성우 얘기를 했으니 잠깐 짚고 넘어갈까요? ^^
정말 호화롭습니다.
일단 주인공에 두 메구미- 이카리 신지에 오가타 메구미를, 아야나미 레이에 하야시바라 메구미를 넣었습니다.
저는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팬이기 때문에 레이에 더 관심을 뒀지만, 오가타 메구미도 엄청난 성우였죠.
뿐만 아니라, 세일러문을 연기했던 미츠이시 코토노가 카츠라기 미사토 역으로 합류했습니다.
그밖에도 야마구치 유리코, 미야무라 유우코, 세키 토모카즈, 유우키 히로, 이와오 준코, 카와무라 마리아, 이시다 아키라, 나가사와 미키, 코야스 타케히토 등, 쟁쟁한 성우들이 많이 참여했어요.
(제 기준으로 유명한 성우들을 나열했습니다 ^^; 사실 이후에 유명해진 성우들도 꽤 많습니다.)

아마 가이낙스의 광고전략도 한몫 했겠지만, 호화 성우 덕분에 기선을 잡은 것이 분명하죠.
당시 경쟁작은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였습니다.
세키 토모카즈와 함께, 신인이었던 사카모토 마아야를 내세웠는데, 이름값으로는 역시 밀리죠.
에스카플로네도 나중에는 주목을 받았지만, 방영 당시에는 찬밥이었더랍니다.

신지 위로 떨어지는 형광등을 막아주는 에바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은 전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지의 대사 같네요 ^^) 괴물체가 나타나 도시를 공격하고,
그 와중에 그 도시에 도착한 주인공 이카리 신지.
에반게리온을 조종해서 그 괴물체를 물리치라는 말을 듣고 심하게 거부하는 신지에게 두 가지 사건이 벌어집니다.
첫번째는, 자신이 거부할 경우 에반게리온에 타야 하는 사람은 자신과 또래인 소녀, 그것도 심하게 다친 아이였죠.
두번째는, 충격파로 인해 신지를 향해 떨어지던 형광등을 에바가 팔로 막아준 것입니다.
에바는 생물이지만, 전원공급을 받고 파일럿이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지를 막아주었다는 것. 우연의 일치라고는 볼 수 없겠죠?
미사토의 말처럼 신지이기 때문에 지킨 것입니다.

처음 에바를 보던 때가 자꾸 생각이 나네요.
그 땐 정말 일본어를 전혀 몰랐고, 단지 자막만 볼 뿐이었죠.
지금 다시 보니 아주 새롭습니다.
성우들의 억양이 귀에 모두 들어오고, 왠지 뉘앙스를 알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오랜만에 다시 보기로 한 것, 잘한 선택인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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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그동안 미뤄두고 안보던 애니메이션, (실은 잔뜩 있는데 그 중 하나인 ^^)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봤습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로고

원작은 게임이구요.
장르를 따진다면 시뮬레이션, 아마도 비쥬얼 노벨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주어진 이야기 틀을 따라가며 때때로 행동이나 말을 선택하는 형식이니까요.
요새는 이런 류의 게임을 가리키는 다른 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너무 오랫동안 이런 세계 밖에서 살았더니요.
적어도 10년전에는 리프(Leaf)사가 개발했던 비쥬얼 노벨 시리즈가 상당히 유행했으니까,
비쥬얼 노벨이라고 하면 웬만큼 다 알아들었던 것 같지만 말이에요.

세이버!

실은 만화책을 우연히 보게 되어서, 애니에도 관심이 생겼죠.
위 그림은 애니의 여주인공인 세이버(saber)입니다.
저는 처음 본 단어인데, 검사를 지칭하는 말인 듯하더군요.
성우는 제가 좋아하는 카와스미 아야코입니다! ^^
(카와스미 아야코에 대해서도 한번 써야 하는데,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좀 망설여지네요.)
사실 이것만으로도 이 애니메이션을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저에게는 말이죠 ^^

다른 여섯명의 영웅혼 - 이른바 서번트

다른 영웅혼들: 버서커, 랜서, 라이더, 어새신, 캐스터, 아쳐


애니는 게임의 줄거리 중 하나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 같습니다.
만화책의 전개양상과 약간 다른 걸로 미루어 짐작한 것이지만요.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
그렇다고 글을 잘쓰기 위해서 게임을 해보기도 어려울 듯합니다.
일단 쉽지 않은 게임인 것 같고, 구하기도 어렵고,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 같거든요.

애니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평가하려는 것도 아니고 자세히 소개하려는 것도 아니라서 이 쯤에서 줄일게요 ^^
그런 내용은 다음에!
(언제나 미루기만 해서 참 할 말이 없습니다... -_-)
뭔가 보고 싶은데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은 살짝 시작해보셔도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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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하하, 제목을 정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사실 슈우지와 히까리의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거든요.
어쨌든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의 계기가 되는 건 슈우지의 등장입니다.
이 기회에 슈우지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해보고 싶기도 하구요 ^^
H2를 이미 다 보신 분이라면 얘기하기가 좀 쉬울 것 같네요.
내용 폭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아직 H2 9권을 읽지 않으신 분, 특히 6권을 아직 펼쳐보지 않으신 분은 더더욱 주의해주세요.
미리 알고 보면 재미없다 하는 분은 이 글을 읽지 말고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
5권 후반, 시기로는 가을 예선이 시작할 때쯤 사가와 슈우지가 등장하죠.
히데오의 어릴 적 친구.
어딘지 모르게 불량스러워보이는 슈우지는, 사실 처음 볼 땐 정말 비중없는 조연일 줄 알았습니다.
잠깐 나왔다 사라질 사람 말이에요.
그러나 그 어둡고 음흉한 표정은 어디로 가고 회가 거듭될수록 밝고 가벼운 모습이 보이게 되네요.
결국은 센까와 센터축 수비의 한 기둥이자 공격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이 되어 갑니다.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어요.
하지만 이런 재미가 있으니 만화를 보는 게 아니겠어요? ^^
항상 예상한 대로만 진행되면 그야말로 보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지죠.
물론,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전개도 필요하다고 저는 항상 생각합니다만.
(결국은 조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이게 아다치 민화의 핵심 ^^)

어쨌든 아직은 슈우지의 정체가 제대로 밝혀지기 전.
첫번째 위기는 히데오의 방안입니다.
슈우지만 있던 방에 모르고 들어간 히까리, 이 때 음험한 눈빛으로 장난치는 슈우지.

단순하기 짝이 없는 첫번째 위기를 넘기고 찾아온 두번째 위기는 여자친구 사건.
슈우지가 히데오에게 여자친구를 잠시 빌려달라고 하죠. 옛날 친구에게 한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하지만 굉장히 불량스러워보이는 슈우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히까리는 걱정이 됩니다.
슈우지는 히까리를 아무도 없는 공터로 데려가고, 작가는 왠지 모를 위기감을 조성하죠.
슈우지를 찾아온 친구의 억지와 슈우지의 반격 사이에 약간 위험한 순간을 맞이한 히까리.
결국 무사히 넘기고 돌아옵니다.

진짜 위기는 이제 찾아오지요. (제 생각으로는 ^^)
히로에게 보디가드를 부탁했는데, 약간의 혼선으로 인해 히로가 중간에 사라져버리죠.
이 사실을 안 히까리가 히로를 놀려먹을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히까리를 진심으로 걱정했던 히로는 결국 히까리에게 크게 화를 내고 맙니다.
H2 전체를 통틀어 단 한번 나오는 따귀. 그것도 소리만요.
이 순간 히까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히데오를 만납니다.
걱정하는 히데오에게 히까리는 전봇대에 부딪혔다면서 거짓으로 둘러대죠.
차마 히로에게 맞았다고는 얘기할 수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히로에게 맞은 이유까지 설명하려면 너무 복잡하죠.
그렇지 않아도 몇달 전에 히로와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한 여관에서 묵고 온 사건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역시 히까리는 히까리.
계속 캐묻는 히데오에게 멋지게 응수합니다.
아래를 보시죠 ^^

H2 제6권

제6권 123쪽. 히로네 집에서 돌아오다가 히데오를 만난 히까리.


해석 갑니다.
히데오: 많이 늦었잖아? / 어떻게 된 거야, 그 얼굴은!?
히까리: 응? / 아, 이거...
히데오: 설마!? 슈가? (슈우지를 슈라고 부르죠, 소꿉친구라서요.)
히까리: 아니야, 멍하고 걷다 보니 저기 간판에 부딪혀버렸어.
히데오: 정말이야!?
히까리: 뭐야, 뭐야, 역시 그 정도로 걱정할 만한 남자였던 건가?
(잠시 뒤)
히데오: 그랬구나...


사실 히로에게 뺨을 맞으며 충격도 있었을 텐데... 첫번째 컷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듯이요.
그래도 쉽게 넘어가네요.
역공을 취해서, 히로 얘기 자체를 꺼내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에요.

여기서 또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정식 한국어판의 번역이 좀 아쉽다는 겁니다.
굵은 글씨로 된 부분의 번역은 "물론이야. 그렇찮음(X → 그렇잖음O) 이 히까리 님을 못 믿겠다 이거냐?"예요.
이것도 나름대로 자연스러운 대답입니다.
히까리 스스로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상황을 모면해보려는 거죠.
"내 말을 못믿는 건 아니겠지?"라는 뜻으로 받아치면 "그럼 믿을게"가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원본에서처럼 한 발 더 나아가, "사실 너도 슈우지를 의심했던 거구나!"라고 하면,
자신의 신뢰도를 무기로 삼지 않더라도, 슈우지를 변호해줄 수도 있고, 히로 얘기를 안꺼내도 되는 거죠.
이 쪽이 더 자연스러운 전개 아닌가요?
물론 이 상황에서 이만큼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놀랍긴 합니다만... ^^;

자, 이 일이 있은 후로 한동안 만나지 못한 히로와 히까리.
가을대회 결승전이 끝난 후 오랜만에 만나 얘기를 나눕니다.
미안했다, 아니다 사과할 필요 없다 하면서요.
그리고 히까리가 말합니다.
또 아래를 보세요 ^^

H2 제7권

제7권 20쪽. 가을대회 결승전 후 만나 그 때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


해석은...
히까리: 나쁜 건 나라고 말했잖아.
히로: ...그래도, 역시, 폭력은...
히까리: 때로는 필요한 거 아냐? / 맞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도 있잖아.
히로: 뭘 알았는데?
히까리: 히로는...
히로: 뭐야?
히까리: 역시 좋은 녀석이야.
히로: 한 대 더 때려줄까?


히까리는 뭘 알았을까요?
아까 앞에서 했던 질문으로 돌아가서, 히까리는 그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혹시 히로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한 걸까요?
지금까지 가끔씩, 히까리가 히로에게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는 암시가 있었죠.
이 사건을 통해 히로의 마음에 대해 어느 정도 눈치를 챈 걸까요?
히로의 그 포커페이스 밑에 감춰진 마음을 히까리는 그 때까지 전혀 짐작도 못했으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딱히 자신을 좋아해서가 아닐지 몰라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히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걸까요?
사실 여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지만, 뭐라고 결론을 내릴 수가 없더라구요.
도대체 뭘 알았을까요?

하긴 그렇습니다.
속시원히 다 알아낼 수 있다면 고생할 것도 없고, 오히려 재미가 덜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부분을 접할 때마다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것, 이것이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걸 테죠.
결론이 나지 않는, 끝이 없을 생각에 빠지고 토론을 벌이고, 이러면서 더 빠져들고 반하는 것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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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다시 H2로 돌아왔습니다.
일어 원본을 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히로와 하루까 사이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말과 일어가 많이 비슷하다지만, 아주 미묘한 부분까지 같지는 않잖아요.
(물론 제가 그렇게 자세하고 미묘하게 파악할 정도로 일어가 유창한 건 아닙니다만 -_-)
그래도 서로에게 존댓말을 하는지, 호칭은 어떤지, 이런 걸 좀 알아보고 싶었어요.

네, 정식 한국어판에선 서로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르고 편하게 말을 하죠.
당연한 거겠죠.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같은 학년 친구가 서로 말을 높인다면 우스꽝스러울 테니까요, 한국에서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니까 좀 달랐습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어요. 만화책에서는 어떤지 말이죠.
아래 장면 기억 나시나요? ^^

H2 제7권

제7권, 아직은 일학년 가을이죠.


H2 매니아라면 일어를 모르더라도 이 부분이 뭔지 알아채실 수 있을 겁니다.
(매니아가 아니라도, 꽤 재밌는 장면이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
그래도 해석을 덧붙여 본다면,
하루까: 오빠, 오늘은 바로 집으로 갈 거지?
후지오: 응.
하루까: 그럼 갈 때 차 태워줘.
후지오: 알았어.
히로: 코가, 튀김국수 먹으러 가지 않을래?
하루까: 그럼 이거, 부탁해. (통통통)
후지오: 어이, 여동생.

이야기 진행에 크게 관계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정말 유쾌한 장면 아닌가요? ^^
(관계가 없다고도 할 수 없죠. 하루까의 솔직함이 엿보이는 부분.)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려는 건,
히로가 하루까를 부를 때 "코가"라고 성을 부른다는 겁니다.
말은 편하게 하죠. 이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래요.
초반에 비해 2학년이 되기 직전이 되면 말투가 더 거칠어지긴 하지만요.
그래도 이름을 부르는 게 더 친해보일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아요.

그럼 하루까는 히로를 어떻게 부를까요?
다음 장면에서 확인하시죠.

H2 제9권

제9권, 이제 막 2학년 봄이 되어, 곧 있으면 센까와 청백전이 있을 예정... ^^


히로를 부르는 장면은 수도 없이 나오지만, 이게 좀 인상적이지 않나 싶어요.
이것 역시 아는 분은 다 아실 듯.
해석해볼게요.
하루까: 에잇! (붕)
히로: 머하는 건데?
하루까: 비슷해? 쿠니미군 흉내.
히로: 어쩐지, 폼이 좋다고 생각했어.
두번째 줄 히로의 대사는 "무엇"을 뜻하는 "나니" 대신 "아니"라고 말하길래,
저도 "뭐하는 건데" 대신 "머하는 건데"로 해석해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문장 구조라든지 뜻을 좀더 부드럽게 통하도록 의역하고 있어요.
일본어를 아시는 분께는 실례... ^^;

마찬가지로, 하루까도 히로를 쿠니미군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름이 아니라 성만, 그것도 '군'을 붙여서 부르네요.
여자애가 동급생 남자애들을 부를 때 일반적으로 쓰는 말투이긴 하지만,
어쨌든 많이 친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갈지, 그에 따라 호칭은 어떻게 바뀔지, 자못 궁금해지네요.
계속 추적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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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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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일본어판     만화 이야기 2008. 6. 23. 17:14
H2 일본어판을 구해서 보고 있습니다.
서른네권이나 되는 걸 다 읽으려니 한편으론 행복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정말 부담스럽군요.
아무래도 일본어니까 읽는 데 두어배 걸릴 거라고 어림잡아 생각하면...
다 읽는 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

H2 제2권 표지

2권 모델은 하루까입니다 ^^ 한국어판과 똑같네요.


아직 2권까지밖에 안봤습니다.
읽으면서 인상깊은 부분들을 짚어보려고 했는데, 여기까진 별 게 없군요.
히로가 왜 야구부도 없는 학교에 가서 팀의 모양새를 잡아가게 되는지에 대한 소개랄까요? ^^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지만, 주로 주인공을 묘사하거나 어릴 때의 일화를 소개하는 정도죠.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사람을 흥분시키고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네요.

오늘은 번역에 대한 것을 몇 개 얘기해볼까 해요.
첫번째는 1권에 보이는 명백한 실수입니다.

H2 제1권 71쪽

두번째 칸 히로의 대사는 왼쪽부터 읽어야겠죠? 게다가 키네의 대사는 수고했어까지만.


1권부터 17권까지는 연재 없이 바로 단행본을 출간했기 때문인지 좀 서두른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눈에 띄는 실수가 몇개 보이는데, 특히 3권까지 그런 게 몇 개 있더군요.
위에 보이는 것은 1권 중반인데, 그냥 읽어봐도 뭐가 잘못된 건지 보이죠?
한번만 다시 읽어봐도 찾을 만한 오류인데,
초판 뿐 아니라 그 뒤에 인쇄한 것들도 모두 같은 오류가 있어서 좀 아쉽습니다.
소장판에서는 고쳐져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다음은 2권에 나오는 노다의 저급 개그예요.

H2 제2권 63-64쪽

노다의 개그는 이런 식의 썰렁함과 약간 당황스러움...


번역판에는 이렇게 나옵니다.
"좋아 좋아! 때릴 수 있어! 저런 약해빠진 커브 따위!"
"처음엔 쓸만 했다만 이제 봤더니만 완전히 노인네들이구만!"
"경노당에나 가보시지."
(하루까가 당황한 듯 쳐다보자)
"지팡이 갖다 주랴?"
(히로가 결국 "얼음나라 왕자! 그만 좀 하시게."라며 제지를 하죠)

일본어판은 사실 좀 지저분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좋아 좋아! 칠 수 있어! 저런 오줌 커브!"
"처음엔 기세 좋았다만 이젠 완전히 예리함이 꺾인 노인네 오줌!"
"꼴 좋다! 방석 한 장"
(하루까가 당황한 듯 쳐다보자)
"소변 커브"
(히로가 결국 "그거나 저거나."라며 제지하죠)

'꼴 좋다'라는 건 'うまい'(잘한다)를 의역한 겁니다만 확신은 없네요.
게다가 '방석 한 장'이라는 건 무엇을 뜻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오줌 커브를 소변 커브라고 바꿔 부르는 부분은 하루까를 의식해서 일부러 순화해서 말하려 한 것 같아요.
원래 'お'를 붙이면 좀더 점잖은 표현이 되거든요.
하지만 '소변'에 점잖은 표현과 그렇지 않은 표현이 구별될 리가 있나요 ^^;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크게 빗나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해적판에서 '오줌 커브'라고 번역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이번엔 쿠니미 타로(히로의 아버지)가 하루까에게 작업 거는 상황에서.

H2 제2권 119쪽

하루까한테 살짝 미안한 마음과 아버지에 대한 반항을 함께 담아 히로가 한 말은?


번역판에는 히로가 "회사에서 짤리고 싶은 모양이군"이라고 말합니다.
문맥에 맞는 좋은 번역입니다만, 살짝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원본에는 "짤라도 돼"라고 말하거든요.
이전에 히로가 "내가 졸업할 때까진 회사에서 우리 아버지 짤리지 않게 부탁해."
라고 하루까에게 말하는 장면이 나왔음을 기억한다면, 그냥 "짤라도 돼"라고 말하는 편이 더 재미있죠 ^^
게다가 만약 "회사에서 짤리고 싶은 모양이군"이라고 말했다면
히로의 아버지가 바로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좀 어색합니다.
(그러고 보니 코가상사에 다니면서 코가라는 이름을 듣고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자체가 웃기네요 ^^)

마지막으로 아다치가 자주 쓰는 말장난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2권 165쪽.

H2 제2권 165쪽

이런 말장난들이 자주 나올 겁니다. 크로스게임에도 여러번 나오던데요.


일본어 말장난을 번역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
번역판에서는 정상적인 대화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뚱딴지 같은 말을 주고 받는 걸 볼 수 있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요.
히로가 "축구와 야구를 동시에 하는 건 어려울 걸. 겨울에만 축구를 한다면 몰라도"라는 뜻의 말을 하자,
키네가 "농담은 그만하시지!"라고 답하죠.
노다의 "개그맨도 겸하냐?"라는 말에 "난 유망주식이야"라고 대답하고,
히로가 "닭 머리!!"라고 말할 땐 "잘 생각해 보라구!"라고 대꾸합니다.

일본어판을 보실까요?
가능한 한 말장난을 자세히 소개해보겠습니다.
히로의 말에 키네가 "농담은 그만둬!"라는 뜻으로 "죠단와요세!"라고 말해야 하는데
대신 "죠단와요시꼬상!"이라고 "요시꼬"라는 이름을 이용해 말장난을 해봅니다.
노다가 "개그는 연습부족이군"이라고 하자
키네는 "무슨 말을!"이라는 뜻의 "나니오이우!"라고 말하는 대신
"나니오유-카쇼-켄"이라고 바꿔 말하며 "유가증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번역한 분이 유망주식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나름대로 좋았어요 ^^)
이에 히로의 반격. "머리 아파"라는 뜻의 "아따마가이따이" 대신 "아따마가 이따미쥬-조-"라고 말합니다.
이따미 쥬죠는 꽤 유명한 사람 이름인 것 같은데 저도 잘 모르겠군요.
마지막으로 키네가 "잘 생각해 봐!"라는 뜻으로 "요꾸칸가에떼오께!"라고 말해야 하는데
"요꾸칸가에떼오끼나와"라며 잘 알려진 지명 "오끼나와"를 넣어 장난을 하죠.

어차피 재미없는 말장난입니다.
한 때 유행했던 "참 재밌근영" 같은 근영체나 "예쁘나영" 같은 나영체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번역본을 보면 많이 어색한 대화가 오가는 걸 보고 어리둥절해지는데,
말장난이 있다는 걸 알면 그 궁금증이 해소될 뿐이죠.
(사실 아다치 만화를 보다 보면 번역이 100% 정확히 되어있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긴 합니다만 ^^)

이제 막 읽기 시작해서 가벼운 이야기를 꺼내봤습니다.
물론 2권까지에도 심층적으로 분석해볼 만한 소재들이 많습니다만,
더 뒷부분에 중요한 단서들이 나올 때까지 좀 미뤄둘까 해서요.
다음에 더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들고 올게요 ^^


덧붙임: 1시간 넘게 쓴 글이 컴퓨터 다운과 함께 날아가서 좌절... ㅠㅠ 다시 기억나는 대로 쓴 글입니다. 처음 썼던 것보다 정성이 좀 부족해져서 좀 날림이 된 것 같기도 하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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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쇼트프로그램 3     만화 이야기 2008. 6. 23. 02:39

드디어 나왔습니다.
쇼트프로그램 3!

쇼트프로그램 3 표지

아다치 미츠루의 쇼트프로그램 3. 출처 YES24.

판권 출간일자는 7월 15일로 되어있지만, 지금 당장 책방에 가면 만나볼 수 있겠네요. (6월 13일 발매)
저도 얼른 보고 싶군요.
이번에 한국에 다녀오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사달라고 했어요. 세 권 모두... ^^
어쨌든 7월 중순까진 기다려야 합니다.
재밌겠네요!
일본어판에 나와있는 목차 올려봅니다.

下駄とダイヤモンド (게다와 다이아몬드: 7-36)
どこ吹く風 (어디로 부는 바람: 37-60)
天使のハンマー (천사의 해머: 61-90)
メモリーオフ (메모리 오프: 전편 91-118, 후편 119-142)
白い夏 (하얀 여름: 143-194)
四角い海 (네모난 바다: 195-212)
アイドルA (아이돌 에이스: 1화 213-244, 2화 245-272, 3화 273-300)
逃げた神様 (달아나버린 신님: 301-304)
ショートメール (쇼트 메일: 309-312)

덤으로 1권과 2권 표지도 함께 올려요.

쇼트프로그램 1 표지

아다치 미츠루의 쇼트프로그램 1. 출처 YES24.


쇼트프로그램 2 표지

아다치 미츠루의 쇼트프로그램 2.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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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아이돌 에이스     만화 이야기 2008. 6. 1. 15:20

아다치 미츠루가 현재 연재중인 작품은 크로스게임 말고도 하나가 더 있지요.
바로 '아이돌 에이스'라는 만화입니다.
자세히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믿을 만한 정보에 따르면 이벤트로 생긴 만화라는군요.
2005년 아마도 초여름 정도에 영선데이(일본 만화잡지)에서 여주인공 오디션이라는 걸 했습니다.
오디션이라는 표현을 쓴 건, 여주인공을 뽑는 데 새로운 캐릭터들을 놓고 투표를 한 모양입니다.
거기서 1등을 한 사토미 아즈사(里美あずさ)를 주인공으로 탄생시킨 만화가 바로 '아이돌 에이스'예요.
2005년 영선데이 36/37 합병호에 실렸다는군요.

아이돌 에이스 첫페이지

전대미문의 경악스러운 오디션 "만화 여주인공을 정하는 콘테스트" 그랑프리 사토미 아즈사에게 청춘의 거장 아다치 미츠루가 생명을 불어넣는다!!


32페이지의 일회성 만화.
인터넷상에 번역된 버젼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잘 찾아보시면 볼 수 있을지도요.
위 그림을 보면 눈치를 채시겠지만,
누가 아다치 미츠루 아니랄까봐 역시 스포츠, 그것도 야구와 접목을 시켰어요.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뒷편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인기가 있어서 갑작스럽게 연재하게 된 게 아니고 말이죠.
그 증거로 마지막 두 페이지를 보실까요?

아이돌 에이스 1장 31페이지

올해 드래프트에서 3개 구단이 너를 지명했다는구나.


이것이 31페이지입니다만, 이런 상황이라면 이야기를 계속 끌어가겠다는 얘기죠?

자- 그런 이유로 뒷편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원래부터 연재작은 아니었던 터라 이게 오래 걸리는군요.
거의 일년에 하나꼴로 그리는 모양입니다.
2006년에 제2장을 그리고, 해가 바뀔 때쯤 제3장을 그린 것 같더니,
2007년 7월에서 9월 사이에 제4장이 나왔습니다. (부정확한 시기 정보, 죄송합니다 ^^;)
이런 추측을 하는 이유는 바로 제4장의 첫페이지를 보고서예요.

아이돌 에이스 4장 첫페이지

전국민이 손꼽아 기다리는 아즈사가 영선데이에 돌아왔다!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 위 동그라미 안에,
크로스게임 1권-8권이 절찬리에 판매중이라는 안내가 쓰여있죠.
일본에서 8권이 발매된 건 2007년 6월 23일, 9권이 발매된 건 2007년 9월 23일.
아마 그 사이에 제4장이 영선데이에 다시 한 편 실린 모양입니다.
그런데 여기 더 좋은 소식이 보이네요.
왼쪽 아래를 확대해보겠습니다.

아이돌 에이스 4장 첫페이지 확대

쇼트프로그램 3, 아이돌 에이스 1-3장 수록! (정가 860엔 세금포함)


이런 좋은 소식이!
쇼트프로그램 2권이 나온 지가 오래 됐는데 이번에 아예 전부 새로 찍은 모양이더군요.
그 증거로, 크로스게임 10권의 겉띠 일부분입니다.

크로스게임 10권 겉띠

쇼트프로그램 1-3권 절찬리 판매중 (각권 860엔)


표지도 새롭게 바뀐 듯합니다.
국내에서도 곧 정식번역된 '아이돌 에이스' 1-3장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현재 새로 나온 쇼트프로그램 1권과 2권이 국내에서도 출간되었으니까요.
(살짝 아쉬운 점은 표지의 구도를 일부러 바꾼 것 같네요.)
1권이 5월, 2권이 6월에 발매되었으니 3권도 곧 나오겠죠?
손꼽아 기다리렵니다... ^^
(그래도 전 당장은 볼 수 없겠지만요. 한국에 없다는 게 이럴 때 더더욱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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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크로스게임 번역     만화 이야기 2008. 5. 25. 15:48

요새 크로스게임 일본어판을 어찌어찌 구해서 보고 있는데요.
보다 보니까 조금씩은 번역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도 하네요.
저보다 일본어 실력도 훨씬 좋은 분들이 번역하는 데다가,
번역해놓은 걸 읽어보면 상당히 자연스러워서 좋긴 하지만 말이죠.

5권까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보다가 6권과 7권에서 이런 장면들을 발견했어요.
6권 (2부 48화) "緊張するなァ"
이건 사실 '긴장되네'라고 번역해야 더 맞을 것 같아요.
앞뒤 문맥과 'ァ'의 존재를 생각해본다면 '긴장되는 걸'이라는 반어법 표현을 썼음직하거든요.
두 가지 모두로 번역할 수 있는 문장이긴 하지만,
'긴장하지 마'라고 한다면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도 불명확하고, 평범하다 못해 흐름을 방해하는 것 같아요.
아다치 특유의 재치를 고려하면 역시 '긴장되는 걸'이 아닐까요?

크로스게임 6권 138페이지

막 일어나서 엉덩이 긁는 사람이 '이야- 긴장되네'라고 말한다면? 그 느낌이 더 낫지 않나요?


크로스게임 6권 144페이지

공을 슬슬 던지며 '긴장되네-'라고 장난치는 모습을 상상하면 얄밉겠죠?


크로스게임 6권 150페이지

자신있는 모습으로 '긴장되네'라고 하는 코우의 한 마디. 전혀 긴장되지 않은 모습.

다음은 7권 앞부분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7권 (2부 52화) "真偽は確かめんよ"
이것이야말로 '진위는 확인하지 않겠네'라고 부정문으로 번역을 해야겠죠!
그래야 그 다음에 나오는 말, '이 시합에 이긴다면'이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워질 것 같아요.
한글정식판에 나오는 것처럼 '이 경기에 이기면 진위를 확인해볼 생각이네'라고 하면 왠지 어색.
그렇다면 경기에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가 되지 않나요?
그보다는 이겨야만 하는 절박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이기면 잊어주지' 정도의 대사가 더 좋은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찾게 되면 올려보겠습니다.
그리고 크로스게임의 감상은... 가능하면 늦게 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연재가 다 끝나거나, 아니면 정말 큰 감동을 받았을 때가 아니면 안 올리려구요.
(또는 혹시 마음이 바뀌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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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파라다이스     만화 이야기 2008. 5. 13. 13:44
황미나의 작품 중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것은 '파라다이스'입니다.
이것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적도 없는 것 같아요.
더 오래전부터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파라다이스'를 계기로 저는 황미나에게 빠져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황미나의 만화라면 가리지 않고 구할 수 있는 대로 다 읽었지요.
지금도 국내 작가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파라다이스 1권

소년만화의 냄새가 다분히 풍기는 파라다이스 1권


'파라다이스'와의 첫 만남은 중학교 3학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춘천에 있는 한림대에서 1달 정도 지내게 되었는데, 친구가 아이큐 점프를 가지고 있었지요.
아마 1992년 아이큐 점프 29호 혹은 30호...
거기에 '파라다이스' 25화가 연재된 것을 봤지요.
그리고는 바로 이 만화에 꽂혔습니다.
단 한 화를 보고 빠져든 거죠.
그로부터 아이큐 점프를 사 모으는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중고책방을 돌아다니면서 과월호도 사고 말이에요.
결국 빠진 이를 다 채울 수는 없었지만, 단행본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어요.
'파라다이스'가 끝나고 1년도 안돼서 소년 챔프로 옮겨 탔으니, 아이큐 점프를 사는 이유는 정말 그것 뿐이었죠.

파라다이스 3권 125페이지

제가 가장 처음으로 봤던 장면입니다. 아이큐점프에선 컬러표지였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단행본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또 부랴부랴 샀지만,
안타깝게도 7권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워낙 적은 부수를 찍었던 터라 품절이 된 것이죠.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했다면 검색해서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에요 ^^;
아예 포기하고 있었는데, 2000년초에 우연히도 7권을 얻었습니다.
그것도 작가로부터 직접!
그래서 제 콜렉션은 완성이 됐습니다. ('파라다이스'에 한해서 말이에요 ^^)

파라다이스 7권

그 얻기 힘들었던 7권, 이렇게도 슬픈 느낌의 표지로군요. (왜 슬픈지 모르시겠다면 만화를 보셔야 ^^)


아래는 내용이 일부 들어가 있으니, 읽기를 원하지 않는 분은 넘겨주세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만화는 초능력을 소재로 삼은 만화입니다.
80년대에 많이 그리던 역사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에서 벗어나 장르를 넓힌 거죠.
물론 그 전에 그린 무영여객이나 슈퍼트리오도 이런 범주에 속해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파라다이스'는 분명히 '레드문'으로 가는 중간단계에 있는 작품이에요.
제가 초능력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좋아해서 이 둘을 최고의 만화로 꼽는지도 모르겠군요 ^^;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좀더 황미나를 잘 알고 더 빠져든 분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시기도 하지만요.

이 만화의 주제는 결국 '평화'입니다.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예요.
전 인류의 화합과 평화.
그러나 그것과 상충되는 소수인들의 평화와 권리.
이것들이죠.
초능력자(에스퍼)들의 권리는 초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평화를 위협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결국 초능력자들이 쫒겨나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결말.
게다가 그걸 알고 떠나기까지 치러야 하는 수많은 희생.

파라다이스 8권

비장한 눈초리의 준호. 마지막 결전을 앞둔 모습이지요.


결말은 꽤 비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결국 독자들이 주인공의 입장에 자신을 투영해보기 때문이죠.
초능력자가 된 독자들은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책을 덮으며 못내 아쉬워할 겁니다.
준호와 미리내를 위한 조그만 파라다이스는 지구 어디에도 없는 걸까...
그 여운을 다 즐기게 해드리고 싶지만, 글을 쓴 이상 한 마디만 더 해볼까요? ^^;
하지만 초능력이 없는 보통 사람으로서, 굉장히 위험할지도 모르는 초능력자들이 주위에 있다면?
만약 초능력자들을 우리 주위에서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리가 그 방법을 쓰지 않고 불안해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어쩌면 여기서 초능력을 다른 무언가로 바꿔서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머리가 아픕니다만.
당장 좋은 예가 떠오르지 않으니 뭔가 생각이 날 때까지 이 질문은 미뤄두도록 할게요.

이번 글은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한 소개에 더 가깝구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지만 ^^)
주인공에 대한 분석과 내용에 대한 더 구체적인 감상은 다음에 얘기하기로 하겠습니다.
오늘 한 달 남짓만에 글을 썼는데요.
최소한 일주일에 하나라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정치 말고 만화에 대해서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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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요새도 세상은 시끄럽지만, 이것저것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풀리곤 해서 그다지 글을 쓰지 않게 되네요.
이렇게 고만고만 만족하고 사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필요할 땐 역시 목소리를 내야죠. 그것을 잊어버리면 안되겠지요?)
그래서 연속 네번째로 만화 이야기입니다 ^^

honestmaid님 블로그에서 따옴

주인공 네 명(히로,하루까,히데오,히까리)과 두 명의 코믹조연(키네, 노다)


아니 정확히는 드라마 얘기로군요.
H2 만화의 연재시기는 92년부터 99년까지, 애니메이션은 95년부터 96년까지 10달간 41화 분량이 방영됐죠.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이야기가 중간에 끊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심 후속편이 나와서 완결까지 이야기를 이어나가주었으면 했지만, 그건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못했네요.
그러던 중 2005년에 드라마가 나왔습니다! (일본 TBS, 총 11화)
작년에 볼 기회가 있어서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만, 사실 약간 실망했어요.
결국 저같은 아다치 미츠루의 팬은 그 작품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줬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일단 저는 히까리의 배역이 좀 맘에 들지 않았어요 ㅠㅠ

어딘가의 블로그

히까리 역을 맡은 이찌까와 유이

TBS 홈페이지

좀더 예뻤으면... 하고 살짝 아쉬운...


만화를 보신 분이라면 당연히 히까리가 어떤 인물인지 아시겠죠.
예쁘고, 공부 잘하고, 기본적으로 착하지만 자신의 기분을 솔직히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는 여주인공.
게다가 주인공에게는 일면 상냥하지만, 소꿉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좀 거칠어보일 정도로 대하는 모습.
이것이 가장 짧게 소개할 수 있는 히까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드라마에서 공부 잘하는 것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으니 그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예쁘기로는 왠지 하루까 배역을 맡은 이시하라 사또미보다 살짝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저는 받았어요.
드라마에선 하루까가 여주인공이기 때문일까요?
게다가 왠지 어색해보이는 히까리와 히로 사이...
이야말로 드라마에 몰입하고 심취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히로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01

아, 정말 잘 생긴 배우 잘 기용했습니다.
그러나 히로 배역을 맡은 야마다 타까유끼는 왜 히로를 그 정도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야마다 팬 여러분께서 혹시 저를 질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단지 만화에서 히로의 모습이랑 비교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만화에서의 히로는 좀 코믹하고, 자신감도 좀 넘치고, 어쨌든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 당당한 주인공입니다.
게다가 질투도 하고, 실수도 하고, 가끔은 잘 속고, 주인공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캐릭터죠.
하지만 야마다가 보여준 히로의 모습은 왠지 과묵하고, 생각이 복잡하고, 표정이 부족했습니다.
그것을 감독이 원했을지도 모르죠. 어쨌든 그게 싫었어요.

TBS 홈페이지

하루까 역의 이시하라 사또미


다른 배우들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볼게요. 먼저 주인공들부터.
하루까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허스키한 게 흠이지만, 귀여운 이미지 그대로였어요.
물론 만화와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미의 기준이 다르니까요, 만화와 드라마에선.
히데오는 약간 성격에 변화가 있습니다만, 그것이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만화에서는 대체로 너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감정 조절이 무너지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요.
하지만 오히려 드라마에선 인간적인 모습을 가끔 보여주어서 좀더 정이 가더군요.
(어떨 땐 만화에서 벗어나는 부분들이 싫다고 하더니 지금은 왜? 라고 하신다면 할 말 없네요 ^^;)
그외 부분에서는 정말 성실하고 진지한 히데오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TBS 홈페이지

히데오 역의 타나까 코따로


노다는, 조금 아쉽습니다. 뚱뚱하지도 않은 데다가, 그 차분한 듯 웃기는 개성이 나타나질 않았구요.
키네도 좀더 무너질 수 있는 인물인데...라고 생각하지만,
드라마에서 그 정도로 표현하는 것만도 쉽지는 않을 것 같군요. 대체로 만족입니다.
히로따의 존재감이 약했다는 것도 말하고 싶군요.
키네와 미호의 에피소드가 빠진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만화의 재미를 살려주는 또다른 장치였는데 말이죠... ^^
샤라포바를 등장시킨 건 줄거리에 상당히 방해가 되었습니다만, 일본 드라마의 특징이 아닐까 싶네요.
일본 드라마에 빠진다면 이런 부분까지도 즐길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TBS 홈페이지

윗줄 왼쪽 두번째가 노다 (나까오 아끼요시), 오른쪽 제일 아래가 키네 (이시가끼 유마), 왼쪽 제일 아래가 야나기.


너무 등장인물 얘기로 치우친 글이 됐네요.
워낙 히까리와 히로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많다 보니...
사실 줄거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얘기해보고 싶었는데요.
간단히 한번 요약해볼까요?
줄거리를 아무래도 좀더 흥미롭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왠지 몇개의 에피소드들을 붙여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혹시 이것도 일본드라마의 특징?)
원래 만화가 그런 형식으로 이루어져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원래 길었던 것을 줄여서 짧게 만든다면 유기적 연관성에도 좀더 신경을 써야 할 테죠.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보여준 원작과 다른 전개는, 시도는 좋았지만 좀 안타까웠어요.
잘됐다면 참 괜찮았을 텐데 약간 흐지부지하게 끝나서, 멍하게 있다가 종착역에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이었죠.

TBS 홈페이지

나름대로 개성있는 메이와 감독(좌)와 매니저 미호


쓰다 보니 주로 안좋은 점만 꼬집어냈군요.
기대가 컸던 만큼 눈에 보이는 흠도 많은 거겠죠.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데 의의를 두고, 어쨌든 즐겁게 봤습니다. 팬이라면 꼭 보세요.
약간은 실망하실지 몰라도,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는 걸 느끼고 원작에 대한 회상에 젖어볼 수 있는 기회니까요.

아래는 TBS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사진들 몇 장 더입니다.

012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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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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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화도 전혀 그리지 않고 소식이 들리지 않아 궁금했는데,
한달 남짓 전에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군요, 황미나 작가.
지면에는 나오지 않는 동영상 인터뷰 기사인 것 같습니다만, 소식을 알게 되니 좋네요.

조선일보, "못 이룬 야구만화의 꿈... 드라마로는 이루겠죠?"

황미나의 작품을 모두 읽은 것도 아니고, 대부분을 봤다고 말할 수도 없을 만큼 아는 게 없지만,
야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니 참 뜻밖이네요.
그도 그럴 것이 황미나는 야구 만화를 그린 적이 없었거든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말이죠.
깊은 대화를 나눠본 것도 아니고, 단지 만화만 봤으니까 어찌보면 당연하겠죠.
그런데 실은 관심이 지대했고, 단지 야구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많아서 그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좀더 깊은 이유도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

아무튼 요점은, 지금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드라마로 만드는 중에 있는데,
그 시나리오 작업을 황미나가 맡았다고 합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만화가.
왠지 좀 어색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그건 단지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작가로서의 능력은 만화가가 소설가나 극작가에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기대해봅니다.
황미나의 팬으로서, 또한 '공포의 외인구단'을 재밌게 읽었던 독자로서도 말이죠.

그 기사를 읽다 보니 자신의 만화 또한 영화나 드라마화할 계획에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이 최근 3년 동안 만화를 그리지 않았던 직접적인 이유랍니다.
요즘의 추세랄까, 유행이랄까, 이런 데 맞출 수 있을 만한 작품은 그 많은 작품 중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이 역시 기대되는 바예요.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골라서 작업중인지 좀 궁금할 따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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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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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굳바이 미스터 블랙을 두 번 읽었습니다.
이것 역시 황미나의 작품이죠.
구분하자면 초창기의 작품인데요. 그림체는 꽤 완성되어있는 것 같아요.
(유랑의 별은 더 일찍 나왔는데 아직 그림체가 변해가는 중인 것 같구요.)
그래도 순정만화 특유의 그림과 컷 운영이 살짝 엿보이네요.

황미나가 80년대에는 서양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많이 그렸지요.
일부 해석에 따르면 그 때 인기있었던 일본만화가 서양시대물이라서 그랬다는데,
직접 그 작품을 보지도 않았고, 80년대에 만화를 자주 보지 않았던 저로선 알 수가 없네요 ^^;
어쨌든 제가 본 작품만 해도 그래요.
불새의 늪, 엘 세뇨르, 유랑의 별, 굳바이 미스터 블랙.
유랑의 별을 제외하고는, 역사적 사실을 적절히 맞춰넣어서 마치 진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비슷한 예로는 바람의 검심이 있습니다.
주요 줄거리는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지만, 몇몇 등장인물과 사건은 실제 존재했던 것을 이용하는 거죠.

굳바이 미스터블랙 5권 (완결) 속표지

컬러로 된 겉표지는 없는 걸까요? 구할 수가 없어서 그냥 이걸로. 블랙이라는 이미지에는 걸맞네요 ^^


어쨌든 그런 것은 부수적인 것으로, 흥미를 돋궈주는 주변장치일 뿐이죠.
중요한 것은 주요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겪고 엮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거기서 항상 황미나 작품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굳바이 미스터 블랙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막 보았기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상당히 마음이 끌리네요 ^^
줄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확연하게 분리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하나는 주인공의 과거를 풀어나가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사랑이죠. 흔한가요? ^^;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첫번째 주제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두번째 주제입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도 그렇고, 저는 이런 것을 더 좋아하나 봐요... ^^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 같은 정말 유명한 만화들을 좋아하지만, 아다치나 황미나 만화만큼은 아니거든요.
시티헌터가 제가 좋아하는 쪽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 두쪽

왼쪽 위부터 캠벨, 마리로렌, 바이올렛, 오른쪽 위부터 블랙, 스와니, 아트, 로젠


주인공의 사랑이 마음 속에 절절하게 느껴져와서 나도 함께 아파했다 즐거워했다 했던 것 같습니다.
파라다이스나 레드문을 읽을 때는 더했던 것 같은데요.
그 때는 더 어려서 그랬으려나? ^^ 다시 읽어볼 때가 됐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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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요새 황미나 작품을 좀 읽었습니다.
지금도 국내 만화가 중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작가예요.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아니라면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붙여드리고 싶을 정도로 ^^)
91년말부터 93년초까지 아이큐점프에 연재되었던 파라다이스는
제가 만화에 한층 더 빠져드는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그 전에는 우연히 구하게 되면 읽었는데, 이 때부터는 만화책을 사모으기 시작했거든요.
사실 중간부터 읽었던 터라, 앞부분을 구하려고 2년간 헌책방을 뒤지듯 했던 기억이 납니다 ^^;

94년에 연재되기 시작한 레드문은, 96년이 되기 전까지는 접하지 못했는데,
처음 접하자마자 상당히 충격을 받았더랬지요.
하지만 더 충격이었던 것은, 당시 연재하던' 댕기'라는 잡지가 폐간되는 바람에 연재 여부가 불투명했다는 겁니다.
그런 아픔을 딛고 '윙크'라는 잡지에 연재를 재개해서 완결될 때까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한동안은 레드문이 제 넘버원 작품이었지요 ^^
다음에 기회를 봐서 파라다이스와 레드문에 대한 이야기는 꼭 해볼 작정입니다.

출처: 팬미나닷컴

이씨네 집 이야기 1권 표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씨네 집 이야기예요.
황미나 작품 중에 웍더글 덕더글이라는 정신사나운 만화가 있습니다.
본래 황미나가 소년만화를 그릴 때는 좀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곤 하죠.
이 만화가 일본 만화잡지의 관심을 좀 끌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일본 잡지 '모닝'에 그리기 시작한 만화가 이씨네 집 이야기라는 가족만화예요.
저도 한참 동안 읽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손을 댔습니다.

이씨네 집, 할머니와 부모님, 그리고 7남매가 함께 사는 집입니다.
위로 둘은 결혼을 해서 아이들도 있으니 4대가 함께 사는 곳이죠.
누가 주인공이랄 것도 없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나갑니다.
옴니버스식이라서 한 번의 연재마다 이야기가 완결이 되지만, 이야기끼리 연결이 됩니다.
정말 왠지 사람사는 이야기를 그린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평범한 이야기로도 재미를 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만화죠.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는 '아기와 나', '윤희' 정도가 있을 것 같네요.
뭐,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제 지식이 얕다보니... ^^;
이런 이야기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길.

출처: 팬미나닷컴

이씨네 집 이야기 4권 표지


이씨네 집 이야기, 서울문화사, 전4권.

작품에 대한 정보와 삽입 이미지는 시그너스님의 '팬미나닷컴'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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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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