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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H2로 돌아왔습니다.
일어 원본을 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히로와 하루까 사이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말과 일어가 많이 비슷하다지만, 아주 미묘한 부분까지 같지는 않잖아요.
(물론 제가 그렇게 자세하고 미묘하게 파악할 정도로 일어가 유창한 건 아닙니다만 -_-)
그래도 서로에게 존댓말을 하는지, 호칭은 어떤지, 이런 걸 좀 알아보고 싶었어요.

네, 정식 한국어판에선 서로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르고 편하게 말을 하죠.
당연한 거겠죠.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같은 학년 친구가 서로 말을 높인다면 우스꽝스러울 테니까요, 한국에서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니까 좀 달랐습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어요. 만화책에서는 어떤지 말이죠.
아래 장면 기억 나시나요? ^^

H2 제7권

제7권, 아직은 일학년 가을이죠.


H2 매니아라면 일어를 모르더라도 이 부분이 뭔지 알아채실 수 있을 겁니다.
(매니아가 아니라도, 꽤 재밌는 장면이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
그래도 해석을 덧붙여 본다면,
하루까: 오빠, 오늘은 바로 집으로 갈 거지?
후지오: 응.
하루까: 그럼 갈 때 차 태워줘.
후지오: 알았어.
히로: 코가, 튀김국수 먹으러 가지 않을래?
하루까: 그럼 이거, 부탁해. (통통통)
후지오: 어이, 여동생.

이야기 진행에 크게 관계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정말 유쾌한 장면 아닌가요? ^^
(관계가 없다고도 할 수 없죠. 하루까의 솔직함이 엿보이는 부분.)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려는 건,
히로가 하루까를 부를 때 "코가"라고 성을 부른다는 겁니다.
말은 편하게 하죠. 이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래요.
초반에 비해 2학년이 되기 직전이 되면 말투가 더 거칠어지긴 하지만요.
그래도 이름을 부르는 게 더 친해보일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아요.

그럼 하루까는 히로를 어떻게 부를까요?
다음 장면에서 확인하시죠.

H2 제9권

제9권, 이제 막 2학년 봄이 되어, 곧 있으면 센까와 청백전이 있을 예정... ^^


히로를 부르는 장면은 수도 없이 나오지만, 이게 좀 인상적이지 않나 싶어요.
이것 역시 아는 분은 다 아실 듯.
해석해볼게요.
하루까: 에잇! (붕)
히로: 머하는 건데?
하루까: 비슷해? 쿠니미군 흉내.
히로: 어쩐지, 폼이 좋다고 생각했어.
두번째 줄 히로의 대사는 "무엇"을 뜻하는 "나니" 대신 "아니"라고 말하길래,
저도 "뭐하는 건데" 대신 "머하는 건데"로 해석해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문장 구조라든지 뜻을 좀더 부드럽게 통하도록 의역하고 있어요.
일본어를 아시는 분께는 실례... ^^;

마찬가지로, 하루까도 히로를 쿠니미군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름이 아니라 성만, 그것도 '군'을 붙여서 부르네요.
여자애가 동급생 남자애들을 부를 때 일반적으로 쓰는 말투이긴 하지만,
어쨌든 많이 친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갈지, 그에 따라 호칭은 어떻게 바뀔지, 자못 궁금해지네요.
계속 추적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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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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