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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에바     만화 이야기 2008. 10. 12. 17:38

에반게리온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폭주'입니다.
폭주기관차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폭주하는 로봇이라니...
처음 폭주 에바라는 말을 들었을 땐 참 새롭기도 하고 그걸 넘어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에반게리온 2화

폭주하는 에바 초호기.


당연하게도 폭주라고 하면 좋지 않은 뜻을 떠올리게 되죠.
에바 시리즈에서도 설정은 그렇습니다.
안정적인 상태를 벗어나 제어불능이 되는 것이니까요.
에바가 폭주를 일으키는 것은 단 세 번.
그것도 모두 에바 초호기가 일으킨 것입니다만, 이건 초호기가 불안정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중 두 번은 전투 중에 일어났고, 이길 수 없었던 적을 간단히 이겨버리는 결과를 가져오지요.
폭주를 시작하면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존재.
폭주하는 에바 초호기 = 최강.
이 단 한마디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오늘은 에바의 폭주장면을 처음 보여주는 2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두 개의 폭주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겠지요? ^^;

에반게리온 1화

에바초호기의 첫 출전 모습. 등장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화에서 신지가 에바에 올라타 출전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죠.
2화가 시작하자마자 걷기 시작, 모두가 환호하지만, 더이상 조종하지 못하고 사도 사키엘에게 무참히 당하고 맙니다.
이젠 안된다고 생각되는 순간,
화면은 바뀌어 병원에서 깨어나는 신지.
하하, 주인공이 그렇게 쉽게, 그것도 2화에서 죽을 거라고 아무도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편집기술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나 모두가 관심을 기울일 때, 결과부터 보여주는 거죠.
모든 상황이 끝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깨어난 신지를 보여줌으로써요.

에반게리온 2화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순간, 병원에서 깨어나는 신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2화 '모르는 천장'은 신지의 마음 속에 관한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는 하지만, 볼거리도 충분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미사토가 데리고 살기로 해서, 신지는 미사토의 집에 가지요.
병원의 천장이나 미사토 집의 천장이나 모르는 곳이긴 마찬가집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신지는 사키엘과의 전투를 머리 속에 되새깁니다.

사키엘과의 전투에서 왼팔이 부러지는 등,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입는 에바 초호기.
그와 함께 엄청난 혼란에 빠진 신지.
더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한 미사토는 에바 회수와 함께 신지를 구해내기 위한 명령을 내리는데,
이미 에바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에반게리온 2화

쓰러져있던 에바의 눈이 번쩍이며,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다음 화면에 눈을 반짝거리며 갑작스레 깨어난 에바.
에바는 사실 생명체였습니다.
그런 에바가 왜 전원을 공급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한 게 많지만, 일단 넘어가보죠.
자기보호본능이 발동한 걸까요?
무참하게 당한 상태에서 폭주하기 시작한 에바는 순식간에 날아올라 사키엘을 공격하기 시작하죠.

에반게리온 2화

깨어난 에바는 먼 거리를 날아 사도 사키엘의 얼굴과 핵에 그다지 멋지지 않은 발차기를 날립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키엘.
이미 1화에서 보여준 바 있는 만능 방어막 AT 필드를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 기적처럼 에바는 자신의 왼팔을 회복시키고 AT 필드를 맞전개합니다.
사키엘의 AT 필드로 분리된 공간을 자신의 AT 필드로 연결하고야 맙니다.

에반게리온 2화

"잠깐만, AT 필드 전개하기 전에 부러진 팔 좀 복원하고..."


최후의 방어막마저 없어진 사키엘은 동네북처럼 두들겨맞다가 마지막 카드를 쓰고 맙니다.
자신의 핵이 파괴되기 전에 에바를 둘러싸고 자폭하겠다는 거죠.
그러나 그 대폭발 속에서도 멀쩡한 에바.
그 광경을 바라본 네르프 본부의 모두는 경악스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단 한 사람, 겐도만 빼고 말이에요. (후유츠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도 겐도처럼 태연했을 것 같네요.)

에반게리온 2화

"AT 필드라고 별 것 있어? 커튼 열듯이 열어젖히면 되지."


모든 상황이 끝나고 폭주가 자연히 멈춥니다.
어떻게 폭주가 자연스럽게 여기서 멈추는지도 참 의문입니다.
단지 방어본능이 발동한 거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요.
소멸되지 않기 위해 폭주하고, 위험이 사라지면 보통 상태로 되돌아온다고 하면 어떨까요?
어쨌든 추측만이 난무할 뿐, 제작진은 통쾌하게 밝혀준 적이 없습니다.
좀더 재밌는 얘기는 뒤로 미루고 일단 넘어가보죠.

에반게리온 2화

대폭발 속에서도 무사한 폭주 에바 초호기.


폭주가 멈추고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모든 시스템이 정상작동합니다.
에바의 장갑 일부가 떨어지고 에바의 상처입은 모습이 드러나며 신지에게도 그 모습이 보입니다.
에바가 폭주하는 동안 아무런 상황도 모르던 신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에바의 실체, 괴물같은 눈동자를 보고 정신을 잃지요.

에반게리온 2화

그야말로 악마라 불려도 손색없는 외눈박이 에바 초호기.


이렇게 극적인 폭주는 끝이 납니다.
더불어 시청자들에게도 첫선을 보이죠.
자, 이제는 폭주가 무엇인지 시청자들이 공부할 차례가 된 것입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이 애니를 보면서 마음 속에 찝찝함이 남아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냥 단순히 '저 로봇을 가끔 폭주한다'고 하고 넘어가기엔 뭔가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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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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