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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일본어판을 다 봤습니다.
다 본 지 좀 되었지만, 차분하게 글로 정리할 만한 시간이 나질 않아서 좀 미뤘어요 ^^;
역시 명작입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간혹 계시더라구요. (저에겐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역시 일본어판으로 보니 더 느낌이 오는 것 같아요.
해석이 잘 안되어서 대강 넘어간 부분도 있긴 하지만 말이죠.
(대사를 대체로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해석이 안돼도 의미를 모르는 건 아니죠 ^^;;;)
특히나 인상이 남는 부분은 역시 일본어가 아니면 의미가 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곳들이죠.
그런 부분은 번역하시는 분들도 애를 먹을 거라고 생각해요.
적지 않게 그런 부분을 발견해서 다 언급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특히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번역할 수밖에 없다면 얘기해봐야 소용이 없는 거죠.
다만, 이렇게 번역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만 몇개 더 얘기해볼게요.

주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기 때문에 터치를 아직 안보셨는데 앞으로 보실 분은 조심하세요 ^^

14권 157쪽 (타츠야가 미나미가 신경쓰여서, 닛타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다녀간 후)
닛타: 솔직하지 못한데.
미나미: 뭐가?
닛타: 아무리 봐도 저건, 댁이 걱정돼서 와본 거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데 말야.
미나미: (커튼 뒤에서 나오면서) 걱정?
           어째서요?
닛타: 어째서라니ㅡ.
        그야 그럴 거 아닌가요? 매일처럼, ㅡ비록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신경쓰이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미나미: 그런가?
닛타: 흐ㅡ음. (침묵)
        경솔하게 말해버렸군.
미나미: 에?
닛타: 우에스기의 여자친구라고 했던 거.
미나미: (침묵) 그렇게 보이지 않죠?
           그래요,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 말 들어보지 못했어요.
           도대체가 둘이서 뭘 하든, 그냥 소꿉친구로밖에 보지 않으니까.
           그렇게나 안 어울리는 걸까?
닛타: (침묵) 그렇게나 솔직하게 나오면, 아무 말도 못하겠군.
        뭐, 각오하고는 있었지만….
미나미: 에?
이렇게 번역되어있지만, 사실 초점은 닛타가 경솔하게 말했다는 게 아니죠. 원본에는
닛타: 그야 그럴 거 아닌가요? 매일처럼, ㅡ비록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신경쓰이지 않는 게 이상한 거지.
미나미: 그런가?
닛타: 흐ㅡ음. (침묵)
        가볍게 흘려들어버렸군. (軽くききながされてしまったな)
미나미: 에?
닛타: 우에스기의 여자친구라는 말. (上杉の彼女っていったこと)
해석이 좀처럼 잘 되지 않아서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와 일본인 친구한테도 물어봤습니다 ^^;
아, 너무 길게 써버렸군요. 아직도 할 얘기가 많은데.

터치 14권 157페이지

결국 미나미의 마음을 닛타가 확인해버렸다는 얘기입니다.


16권 155쪽 (운동에 소질이 없는데도 퇴부를 하지 않는 1학년 사사키에 대해 얘기하던 코타로와 타츠야)
코타로: 신입부원 대부분이 그만두겠다고 하는 판에… 가장 먼저 내뺄 거라 생각했던 녀석이.
           의외였어.
타츠야: 반장…이라.
코타로: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굴리며) 뭐, 의외라면….
미나미: 안녕!
여기서 코타로가 타츠야를 쳐다보는 걸 알아챘다면 코타로의 말뜻을 금방 눈치챌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석해봤으면 어떨까 싶어요.
뭐, 의외라고 하면…. (ま、意外といえば)
제 생각엔, 이 쪽이 더 분명하게 그 뜻을 의미하지 않나 합니다. (이거나 저거나인가요? ^^)

25권 142쪽 (미나미 아빠가 타츠야에게 미나미와 결혼해달라고 말하던 중)
타츠야: (일어서며) 정답이네요, 그거. (나가려고 함)
미나미 아빠: 기다려!
                  카즈야는 미나미를 행복하게 해줄 남자를 미워하는 그런 녀석이었나?
                  (침묵) 응? 타츠야.
타츠야: (침묵)
미나미 아빠: 어때?
타츠야: 미안해….
미나미 아빠: ……. 2년…인가?
여기서 미안하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참 모르겠더군요.
일본어로 보더라도 그 뜻이 분명하게 와닿지는 않지만, 어렴풋한 느낌은 알겠더라구요.
직역에 가까운 표현은
좀 봐줘요…. (かんべんしてよ…)
이 쪽이 좀더 나아보입니다.
담고 있는 뜻은 아마도 나한테 시간을 좀더 달라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 해석이 좀 이상한가요? ^^)

26권 98쪽 (갑자원 첫시합상대로 전 대회 우승팀을 뽑고 난 후, 감독과 야구부장)
감독: 이야 인연이군요. 이건 마치 스미공고가 자신들의 한을 풀어달라고 하는 것 같아요.
야구부장: 그렇죠? 스미공고는 연속으로 결승전에서 코호쿠한테 졌으니까요.
감독: 그러니까…. 제가 감독으로 복귀해서 이런 건 아니란 거죠?
        네? 네? 그쵸?
이건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원본보다 좀더 코믹한 느낌이 되었거든요.
다만 원작자의 의도는 이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필 제가 감독으로 복귀하자마자 첫시합 상대로 맞닥뜨릴 것까지는 없을 텐데요.
(だからといって… なにもわしの監督復帰第一戦にいきなりぶつけてくることはないでしょうに)
단지 복귀하자마자 지는 것이 원통하다는 정도의 푸념이었더군요.
하지만 결과는... ^^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죠.

26권 172쪽 (타츠야가 갑자원 개회식날 미나미를 찾아와 강둑에서 얘기하던 중)
미나미: 미나미의 호출벨이 타츠야한테 전해진 거야. ㅡ분명.
           (침묵) 언제나 그랬잖아.
           미나미가 좌절할 것 같은 때엔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나타나서, 미나미에게 힘을 불어넣어줬어.
타츠야: 카즈야랑은 달리 한가했으니까.
미나미: 오늘은 한가한 게 아니잖아.
타츠야: 미나미가 걱정돼서 온 게 아니야.
           (돌을 강에 던지고) 이대로는 시합이 될 수 없어.
           코타로 그 바보가 첫시합부터 엄청난 상대를 끌고들어와 버렸고,
           무엇보다 믿어야할 에이스는 어딜 돌아다니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니….
           (침묵) 아주는 아니지만…. 시합이 될 수가 없어.
           (서로를 바라보다가) 스타트 지점의 확인이야.
아, 이 감동적인 장면...
하지만 굵은 부분은 좀 어색하지 않나요? 시합이 안되는 이유로는 이상해요.
무엇보다도 믿을 만한 에이스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할지 모르는 상태니….
(なによりも頼りのエースが、どこをむいて歩いているのかわからねえ状態じゃ…)
직역으론 '가고 있는지'지만 '가야 할지'로 하는 게 의미가 더 분명한 듯해요.
목표를 정하고 가야한다는 타츠야의 말씀. 멋져~

아, 26권은 우리말판과 원본이 쪽수가 조금 다르군요.
25권에 있던 에피소드 하나가 26권으로 옮겨왔나 봐요.
주절주절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스스로 기록해두기 위해서 쓴 글이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다 잊어버릴지도 모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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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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