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배너

드디어 나왔습니다.
지난 8월 정연주 사장이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고 나서,
해임처분 무효청구소송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자못 궁금해했는데요.
바로 오늘 행정법원에서 해임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네요.

무효까지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만, 이것만으로도 이명박 정부의 억지가 드러났습니다.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끌어내렸다는 것을 법원에서도 확인해준 셈이니까요.
해임 사유가 가관이었지요.
국세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법원의 조정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요?
무려 2천억원 이상 승소할 수 있는 것을 5백억원 상당만 받기로 합의한 것이 문제라구요?
법원의 조정을 받아들이면 법을 어긴 것이 된다는 해괴한 논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건전하지 못한 의도가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 YTN 사장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운 것으로 모자라
아직 임기가 남은 KBS 사장을 억지로 끌어내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꿔버리다니요.

문제는 이미 일은 저질러지고,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연주 전 사장의 본래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아서 사장으로의 복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명분은 잃었지만, 실제로 이득을 취하게 된 꼴입니다.
이런 일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버젓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요.
지금까지의 잘못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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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는군요.
정확한 발언은 '임기내에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였습니다만,
대운하를 전적으로 반대하던 저로서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 구체적 지침이나 행동이 뒤따라야겠죠.
임기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미리 그 준비를 다 해둔다거나,
명칭만 바꿔서 다시 추진한다거나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늘처럼, 국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자세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공약이라 할지라도 많은 사람이 반대하면 재고하고 삼고해야겠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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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은 정말로 국가를 운영할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즉흥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에둘러 가거나 임기응변으로 조치하죠.
이런 사례들을 수도 없이 셀 수 있지만, 이번 불교 사태에서 하나 더 보게 됐네요.


참 우습습니다.
정작 원하는 것은 들어주지 않고, 다시 임기응변으로 추석선물 줘서 달랠 생각을 하는군요.
불교계가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1) 이명박 대통령 공개사과
(2)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3) 종교차별금지 법제화
(4) 촛불관련 시국 수배자 해제
이 네 가지를 들어주면 되는 것을, 정공법으로 돌파하지 않고 꼼수를 쓰네요.
선물 잘 준다고 불편해진 불교계의 심기가 풀릴 거라고 생각하는지요?
스님과 불교계 인사들을 마치 어린애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 불쾌하군요.

이 네 가지는 그렇게 들어주기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중 (3)만 고려중이고, 나머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군요.
제가 보기에 청와대에서 가장 안들어줄 것 같은 사안은 경찰청장 파면인데,
지금까지 어청수씨가 저질러온 잘못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파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고작 KBS에 입증되지도 않은 피해를 입힌 정연주씨를, 법에 없는 해임권을 발동하여 파면한 마당에,
국가 전체에 큰 피해를 입힌 어청수씨는, 법에도 명시되어있는 해임권을 왜 쓰지 않는 겁니까?

불교게에 줄 추석선물을 잘 고르는 것도 정부로서는 중요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불교계의 진정한 요구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대로 해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추석선물이 되겠네요.
부디 본말이 전도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임:
기사에 보면, 소년 소녀 가장들을 위해 MP3 플레이어를 준다고 하는데, 이것도 참 생각이 부족한 것 같아요. 소년 소녀 가장들도 MP3 를 듣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겠지만, 과연 주변 여건이 마련되어있는지 먼저 확인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MP3 로 된 곡들을 사거나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지, 쉽고 싸게 충전할 수 있는지, 생활 걱정 없이 MP3 를 들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 말이죠. 무턱대고 선물로 준다고 해도 실제 사용되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걱정이 되네요. 정부의 전시용 행정에 소년 소녀 가장들이 잠깐의 기쁨을 맛보고 다시 좌절할까 봐서 말이죠.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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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역시 제 주관적인 느낌이 상당히 개입되어 있겠지만, 바로 이 글,


너무나도 가슴 후련하게 정확히 요점을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제목이 다가 아닙니다.
물론 제목부터 끌리지요.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그런데 내용은 더 멋지군요.
제가 다시 한번 더 정리해보자면,

1. 영어교육을 모든 사람들이 최고수준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죠)
2. 부적절한 영어교사 충원 대책이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다. (두말하면 잔소리)
3. 한국인의 얼은 한글과 한글화된 사고방식에 담겨있다. (너무 맘에 듭니다)

이상이 이명박 당선자의 (혹은 인수위원회의) 영어교육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이고,
덧붙여 영어를 설령 공용어로 만든다 해도 미국식, 혹은 영국식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100% 공감합니다. 인도인들 영어가 영국 영어에 매우 가깝지만 그래도 구별하기 어렵지 않지요)
그리고 다음은 이명박 당선자가 (혹은 인수위원회가) 이러한 정책을 제시한 이유에 대한 추측이에요.

4. 사대주의 (혹은 종미주의: 친미주의라는 이름도 아깝습니다)
5. 영어를 기반으로 한 기득권 강화

이러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는 것이죠.
아하~ 왜 그런 바보같은 정책을 내놓을까 했더니 이런 것이었네요.
너무 냉철한 분석에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이명박 당선자와 인수위원회 여러분.
이런 소리 듣고 싶지 않다면, 정말 제대로 된 정책 내놓으시기 바랍니다.
너무 허무맹랑한 말을 들으면, 제 입에서도 허무맹랑한 비판이 나오게 마련이지요.
혹시 국어를 잊어버리셨을까봐, 우리 속담 하나 말씀드릴게요.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더군요 ^^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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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이명박     깊이 살펴보기 2008. 1. 27. 11:13

어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왜 이명박을 싫어하는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한나라당이라서 싫어하는가?
물론 그렇지 않았습니다.
살면서 잘못하지 않는 사람 없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수많은 불법을 저지른 것이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다 결국 슬그머니 사과하고 덮어버리죠.
(그나마 사과를 안하는 것보다 낫긴 하죠)
그리고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서 그 공약들도 맘에 안드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교육정책, 노동정책, 금융과 산업간 균형, 방송 및 언론에 대한 인식, 공기업과 공무원, 정부에 대한 인식,
그리고 대운하!
아직도 강을 이용한 물류정책이 성공할 거라고 믿는 그 저돌적이면서 굳어버린 생각.
환경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몰지각함.
(저도 일부 환경운동가들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만...)

노무현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냥 김대중 정부의 계승자라서? 내 고향사람들이 지난 대선에서 엄청나게 지지했기 때문에?
물론 아니지요.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자세'입니다.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가졌던 원칙을 줄곧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원칙에서 벗어난 적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큰 원칙을 위해 작은 원칙을 포기한 것이죠.
(딱히 예로 들 만한 것이 생각나진 않네요. 원칙을 벗어난 사례를 누군가 얘기한다면 반박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도 보이지 않는 관습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총선에서 질 것이 두려워 해야 할 일과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관습과 맞서고 있어요.
신당 대표 손학규를 몰아붙이다시피 비판한 것은 좀 맘에 들지 않지만,
그 밑바탕에 깔린, '받아들일 수 없는 것과 맞서야 한다는' 자세는 맘에 들거든요.

둘째로 맘에 드는 것은 그 원칙이 저와 상당히 일치하기 때문이죠.
이게 아니었다면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위 문단에 적은 것만으로는 단지 존경스러워할 이유밖엔 되지 않죠.
교육정책, 기업정책, 노동정책, 균형발전정책, 인권 및 친일조사보상, 언론정책.
일부 맘에 들지 않는 것도 있었습니다. 수능등급제는 저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모든 면에서 나와 생각이 일치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제가 자주 가는 한글로님이나 박형준님 블로그에도 저와 다른 관점에서 쓰여진 글들이 보이곤 합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비슷하고 맘에 드는 글들이라 계속 보는 것이죠.

이런 데까지 생각이 미치고 보니,
그래, 이명박이 하는 걸 모두 싫어하지는 말자. 잘 하는 것은 인정해줘야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썩 맘에 드는 부분을 찾아내진 못했습니다만, 뭐든 잘 하는 게 있기야 하겠죠.
그리고 맘에 안드는 부분이라도 무조건 삐딱하게만 바라보지는 않으려고요.
가능한 한 이해해보려고 하고, 그래도 안된다면 비판을 가해야겠죠.
그래서 지금 고르고 고른 것이, 교육정책과 대운하입니다.
다른 것은 아직도 좀 생각중이랍니다 ^^;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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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명박 당선자의 교육정책이 슬슬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그 취지에 대해 깊게 공감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요.
본고사 실시도 그렇습니다. 나름대로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보거든요.
고교 등급제, 이걸 하면 내신제도의 취지가 반은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정책 중에서도 가장 싫은 건 바로

고등학교 일부 교과목의 영어 교육 실시!

'국어와 국사 영어 교육'으로 가는 흐름이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빠르면 2010년부터 실시한다고 하니, 취임이 오는 2월인데, 겨우 2년 준비해서 하겠다는군요.
그 추진력에 참 놀랄 뿐입니다.
가능하고 불가능하고는 다른 문제로 치고라도, 부작용에 대해서는 좀 따져봐야겠어요.

일단 이런 정책을 생각해낸 이유 중 하나는 영어 사교육 열풍을 잠재워보자는 취지가 있었죠?
하지만 이건 분명히 역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친다면 무슨 일이 생기겠습니까?
영어를 잘 모르면 못알아들을 테니 영어를 더 집중적으로 공부해야겠죠?
그렇다면 영어 사교육 열풍이 줄어들키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거라고 짐작해볼 수 있을 겁니다.
한글로님 말씀(인수위 영어 몰입 교육의 모순)처럼, 우리말로 들어도 모르는 걸 영어로 들으면 더더욱 모르겠죠.
그러니 일단 우리말로 하는 만큼이라도 알아들으려면 학원에 가서 영어를 더 배워야죠.

다음에는요?
수학과 과학 사교육시장은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요?
영어로는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학원 수업이 개설될 것입니다.
우리말로요.
더불어 우리말과 영어를 연결시켜주는 작업까지 병행을 할 테죠. 더 알아야 할 게 많아집니다.
(알아야 할 게 많아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죠. 알아야 한다면요. 하지만 필요없는 사람에게는요?)

하하, 이런이런.
문제가 더 복잡해져버렸군요.
정녕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제발 이걸 모든 학교로, 모든 과목으로 확대하는 일은 하지 마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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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가 가볍게 제목을 보고 클릭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인터넷 상에서 그런 댓글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요?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
저로서는 정말 씁쓸했습니다.
그냥 장난처럼 하는 말에 일일이 핏발세워가며 대응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볍게 흘려넘기자니 그 정도로 미움받을 건 없을 텐데라며 속만 탔지요.
그런데 참여정부가 다 끝나가는 지금도 이와 비슷한 "장난"을 볼 수 있더군요.
한나라당이 그런 정당이라고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천 화재 참사를 참여정부 탓으로 넘기질 않나,
이번에는 새 대통령 당선자가 잘못하는 일도 결국은 참여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치부하는 글까지.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데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견강부회는 하지 말아야지요.
논리적이지 못한 글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을 보고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반더빌트님의 글을 보니 아마도 상당히 진보적 색채를 띠고 계신 듯하군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분이 글을 잘못 쓰셨거나 제가 글을 잘못 읽었겠죠.
이명박 정부도 싫고, 참여정부도 싫어서, 둘을 뭉뚱그려 공격할 수 없을까 고민한 모양인데,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게 한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참여정부가 모든 잘못에 책임이 있다는 논리군요?
아니 왜 참여정부에서만 멈추었나요?
그 앞의 국민의 정부, 그리고 그 전, 박정희 시대, 더 깊이 올라가서 조선시대, 고려시대는 문제가 없나요?
단지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글이었다면, 예, 그런가 보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기사로 발행하면서 허황된 논리에다가 감정만 실린 글은, 읽고 있기가 어렵네요.

참여정부에서 잘못한 일들이 몇가지 열거되어있던데, 요약해보면 두 가지더군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친기업적 정책.
인정합니다. 부동산을 제대로 잡는 데 분명히 실패했고, 친기업적이라고 비판받을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친기업적이라고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도 끊임없이 요구를 했고 보수 언론들도 끊임없이 비판하지 않았나요?
어느 정도에 중심을 잡고 있느냐를 봐야지요.
민주노동당에서 요구하는 만큼 친노동자정책이 아니라면 무조건 친기업적이라고 치부되어야 하는 걸까요?

부동산에서는 부족하지만 분명히 노력을 했고 성과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투기 과열을 조장했다고 하는데, 참 납득하기 어렵군요.
어떻게 지방의 혁신도시를 위해 지원한 돈이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건가요?
그 잡기 어렵다는 부동산 과열을 슬슬 잠재우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공이 아니라는군요.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다구요?
도대체 다른 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다는 것은 어떤 논리인가요?
주식시장, 금융시장, 경제가 같이 움직인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군요.
서울 집값이 오르면 동해 집값도 같이 오르나요?
동경 집값이 내리고 뉴욕 집값이 내리면 서울에서도 그래야 하나요?

게다가 부동산 투기 억제에 실패해서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죠.
투기 억제를 못했다고 비판하던 사람들이 투기를 부추기는 후보를 찍어준다는 게 어떻게 말이 됩니까?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아니라면 말이죠.
친기업적인 정책들을 보고 실망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더 친기업적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입니까?
마치 절벽에 매달려있는 사람이, 그나마 자기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놀라자빠지는 꼴을 보고 싶어서
스스로 그 도움의 손을 놓아버리는 얘기 같군요.

이에 대해서는 반더빌트님 글의 댓글에 수많은 반박글들이 있으니 이 정도로 얘기하겠습니다.
그리고 MoveOn21의 난매님이 쓰신 글과 거기에 달린 "우리예리"님의 댓글이 참 잘 정리되어있더군요.

MoveOn21 난매님의 "왜 또 노무현인가?"

마무리는 좀 다른 얘기로 하고 싶네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비판받고 있습니다.
색채는 결국 중도라는 거지요.
중도보수인지 중도진보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지만요.
어쨌든 저의 이념적 성향과는 가장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지형이 저한테는 참 이해가 안됩니다.
진보주의자라면 그래도 한나라당보다는 참여정부를 덜 싫어해야 하고,
보수주의자라면 민주노동당보다는 참여정부를 덜 싫어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아요.
누군가가 참여정부가 편가르기를 해왔다고 하던데,
가운데 선 참여정부가 편가르기를 했나요, 아니면 양쪽 끝에 선 진보,보수주의자가 편가르기를 한 건가요?

Posted by 양용현
,
어디서나 권력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잡음이 있기 마련이지요.
사고가 터졌습니다.
대통령 인수위 내부에서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를 실시했다더군요.

사실, 어째서 이런 일이 경향신문의 단독보도로 알려져야 하는지가 가장 궁금하네요.
언론사라고 하면 한둘이 아닐 테고, 간부들의 성향 조사를 한다고 하면 분명히 간단한 작업이 아니죠.
분명히 드러날 만한 일인데, 아무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갈 뻔했군요.
듣자 하니 동아일보에서는 사건이 알려진 후에도 비판 사설을 싣지 않았다던데,
일부 언론들이 새로운 권력에 알아서 아첨을 하려는 건 아닌가 좀 의심이 되는군요.

언론의 성향을 알아두는 게 나쁠 것이야 없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드러나게 하면 역시 문제가 됩니다.
아무래도 그 목적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지니까요.
이명박 당선자가 드러내놓고 언론을 통제할 거라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되는 게 바로 언론이라는 걸 매우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주요 언론이 아니라 주변부에 있는, 새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부터 슬슬 옥죄기 시작한다면 어찌될까요?
그것이 좀 두려워집니다.

언론이 너무 지나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에만 압력을 가하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위험한 생각이지요.
제발 이 사건이 이명박 당선자나 인수위, 그 주변에서 가지고 있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제발요.



덧붙이는글:
조선일보는 이걸로 다시 노무현 정부 공격에 여념이 없더군요. 다음 글을 보세요.
미디어스의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도 노무현 정부 때문?'
Posted by 양용현
,
일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한반도 대운하는 극구 반대합니다.
사업의 경제성, 환경문제, 식수문제 등 여러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불구하고 무조건 추진하려는 이명박 당선자의 논리에 납득이 가질 않네요.
50%에 가까운 국민들이 대선에서 선택해줬기 때문에 대운하를 인정한 거라고요?
어떤 후보를 지지한다 해서 그 후보의 모든 공약을 다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운하처럼 파급이 큰 공약은 국민의 의견을 따로 물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찬성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나 한 사람의 반대로 어찌 절대다수의 생각을 꺾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아직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나를 비롯한 이 많은 사람들을 한번 설득해보세요.
그 다음에라야 대운하의 삽을 뜰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임: 이준구 교수의 글이 참 인상적이네요. >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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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오늘 연합뉴스에서 참 이상한 제목 하나를 보았습니다.


이승관 기자의 글입니다만, 읽기가 매우 불편했습니다.

- 전화통화는 차기 정부가 추진하게 될 한미 동맹관계 복원의 시동으로 평가된다.
- 한나라당의 집권만으로도 지난 10년간 불편했던 양국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
- 이 당선자는 ...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 "한미관계가 지난 5년간 ... 신뢰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 기자는 지난 동안 한미관계가 불편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군요.
그런 말을 하려면 근거를 적절히 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대체 지난 10년간 한미관계가 어떻게 뒤틀려있었는지요?
우리가 주도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 잘못인가요?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일일이 간섭해서 우리나라에 좋게 만들어보려고 한 것이 문제인가요?
지금도 충분히 미국에게 많이 협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군기지 이전에도, 아프간과 이라크 파병에도, 한미 FTA에도 많이 양보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너무 많이 양보하고 있다고도 주장하시더군요.
이보다 더 양보해야 한미관계가 원활한 겁니까?

'복원'이라는 단어를 쓰시려면 이에 대해 해명부터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복원되면 한미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지금보다 더 할 말 못하고, 미국이 원하는 것을 좀더 많이 들어주는 것인가요?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지금 한미관계가 충분히 우호적이고, 우리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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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
이대로 가면 안되는데.
이제 슬슬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설마 끝까지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선거일이 되고, 그 날 밤, 결과는 나와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던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명박이 당선되다니.

능력?
이명박이 능력있다는 건 부풀려진 얘기일 뿐입니다.
보이는 성과에만 신경써서 뭔가 이루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보기에만 그럴싸한 허상일 뿐이죠.
현대건설에 있을 때도, LKeBank 관련 일을 할 때도,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도 그랬습니다.
건설 수주만 많이 받아 놓고 그것이 다 부도가 되고,
엄청난 금융기법을 가진 양 선전하다 결국 부도나고,
청계천, 시내버스사업, 서울시청 등 그가 손을 대서 깔끔하게 마무리 된 것이 없습니다.
그가 가진 능력은 하나 뿐입니다.
하면 안되는 것을 밀어붙여서 억지로 해버리고야 마는 능력.
'무식하면서 행동력 있는' 우두머리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죠?
두고 볼 일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無想님 블로그(2007.12.1)에서 퍼왔습니다.

도덕성?
누군가 이명박이 도덕적으로 평범하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이명박의 일반 지지자도 아니고 이명박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더군요.
위장전입 5회, 전과 14범, 계속되는 거짓말과 사기.
인생을 살아오며 이 정도면 평범한 건가요?
보통 사람들은 가벼운 거짓말은 해도 저렇게 많은 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대기업 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저 정도면 적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것도 따져볼 일입니다만, 만약 그것이 인정된다면,
죄를 많이 저지르고 대기업 회장이 되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만약 그의 인생 실화를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한다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을 게 뻔합니다.

말실수.
이명박처럼 말실수를 많이 한 사람도 참 드뭅니다.
그것도 대체로 누군가를 비하하는 발언이었죠.
듣는 사람들은 정말 기분 나쁠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말실수를 많이 했다고들 하죠?
하지만 상대방을 비하하는 말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말이 나올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듣기 싫었던 그의 말실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겁니다.

공약?
맘에 드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대운하 정책, 적극 반대합니다. 사생결단으로 반대할 생각입니다.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확대, 역시 반대합니다.
국어와 국사 영어 교육, 시범 실시조차 하지 마세요.
금산분리 완화, 생각조차 해서는 안됩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적당히 하세요. 폐지는 절대 반대합니다.
재건축 용적률 완화, 서울을 더 괴물도시로 만들 생각인가요?
기타 등등.

이런 글을 더 진작에 올리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죠.
정말 죄송합니다.
이명박이 이끌어가는 5년, 대한민국이 더이상 후퇴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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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얘기해보고 싶었던 겁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었죠?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서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발언 전문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너무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요.
오래된 발언을 다시 끄집어내서 어쩌겠느냐구요?
이 발언을 할 당시에는 그 무시무시한 선거법으로 인해 말을 못했으니까 이제라도 얘기하려구요.

이 말이 진심에서 나왔으면 정말로 큰 문제고, 잠깐 예로 든 것이라 해도 간과할 수는 없네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무심코, 적절하지 않은 예를 들 수 있는 사람은 믿을 만하지 않잖아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죠.

한 나라의 언어를, 그 나라의 말이 아닌 다른 나라의 말로 가르친다는 생각은 너무 비정상적이지 않나요?
첫째로 우리말과 우리글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좀더 깊게 얘기하자면 우리 민족의 얼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와 정서를 담고 있죠.
그래서 우리말로 배워야만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가 전달이 될 겁니다. 이해도 빠를 거구요.
마치 영어를 우리말로 아무리 배워봐야 제대로 발음하기도,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것과 같죠.
만약 우리말을 영어로 배운다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겉돌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국어를, 더 어렵고 하기 싫은 걸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말과 우리글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말 겁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 할 것이 바로 국사죠.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잖아요?
이것은 영어로 가르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지금보다 훨씬 더 소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 겁니다.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이상, 영어로 배우는 것이 우리말로 배우는 것보다 이해도가 떨어질 것은 당연하겠죠.
(그렇다고 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자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이건 일단 논외로 하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더 널리 퍼뜨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는데,
영어로 가르친다면 이에 방해가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죠.

잠깐, 설마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을까요?
그건 전쟁이 나도 사람이 죽을지 안죽을지 모른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군요.
그리고 우리는 이미 한번 경험한 적이 있지요.
일제시대, 그 중에서도 1930년대 이후 십여년간 우리말과 우리글을 못쓰고 모든 걸 일본어로 배운 적이 있었죠.
그런 경험을 다시, 그것도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가볍게 예로 들었다는 변명,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가볍게 생각해서 예로 들 만한 사안이 아니지요.
혹은 외국인에게 우리말과 우리 역사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도해보자는 변명도 역시 궁색해요.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게다가 오히려 우리말과 우리 역사를 우리말로 배워서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만,
외국인에게 설명하는 것도 더 자신있게, 더 쉽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영어실력을 키우는 것은 반드시 다른 방법을 써야 합니다.

대운하 정책과 함께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어요.
이 두 가지는 꼭 철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사람들에게 드러내보이길 좋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또 무슨 일을 계획할지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찌되었든 이 두 가지만은, 지금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Posted by 양용현
,
오늘 뉴스를 보다 보니 이명박씨가 대운하를 반드시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했다는군요.
환영하는 바입니다.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될 경우 가장 맘에 걸렸던 것이 이것인데,
일단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으니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예 포기해줬으면 제일 좋겠지만 말이지요.

이명박씨와 관련해서는 참 할 말이 많지만, 그래서 더 못하겠어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가 없네요... ^^;
기회가 될 때 얘기해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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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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