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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잡담입니다.
블로그에 좀 진지한 얘기를 쓰기로 맘먹은 후로 몇달 열심히 쓰다가,
결국 진이 빠져 게으름을 피우게 된 지 어언 일년이 넘었네요.
이러다보니 잡담마저 쓰지 않고, 글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 블로그가 되어버렸군요.
이럴 것을 예상치 못한 건 아니지만 씁쓸하기는 합니다 ㅠㅠ

한때는 방문자수가 급속도로 증가해서 오만도 금방 넘었기에
제 홈페이지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육만을 돌파하리라 예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제 홈페이지는 작년 8월 16일에 육만을 돌파했는데 (무려 10년만에!!!)
이 블로그는 그로부터 여섯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만구천팔백입니다.
지난 한해 하루 평균 스무분 이하 방문해주셔서 아직도 육만이 안되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열흘 안에 육만이 넘어갈 것 같습니다 ^^
자주 들어와서 언제 넘어가는지 확인해봐야겠네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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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절차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년 되지 않았는데,
요새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 한 축은 정권, 또다른 축은 언론, 그리고 수많은 보수단체들이네요.

보수단체 중 이름만으로는 왠지 건전한 이성을 가졌을 듯한 뉴라이트연합.
이들이 사실은 보수단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중심이며,
우리나라 보수단체가 가진 불건전함을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단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있었던 PD수첩 무죄 판결에 대해 뉴라이트연합이 내놓은 논평을 들어보셨나요?
'보도내용이 왜곡됐고 나라전체가 피해를 봤는데 무죄판결이라니'라며 흥분을 하고 있습니다.
보도내용이 왜곡됐다고 믿는 것까지는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구나 하는 정도로요.
나라전체가 피해를 봤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판결내용과 판사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축을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백이면 백명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판결도 아닌데, 그렇다면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받아들여야 할 일이죠.
단지 유감 표명에서 그친 게 아니라 독설에 가까운 성명을 내어놓다니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지, 한 가지 생각만 통용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심지어는 검찰총장마저도 이번 판결을 직접 비판했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가요?
검찰이 유죄입증을 자신하던 재판에서 졌고 역풍을 맞을지도 모르니까 어느 정도 위축될 테고 방어할 필요가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판결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할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총장까지 나서다니요?
법원을 뒤흔들어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라도 하려고 작정을 한 것입니까?

모두들 좀더 이성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정치권, 보수단체, 보수언론만 그러할 때는 걱정을 하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검찰마저 이러한 행태를 보이니 심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네요.
언론사들이 쏟아내는 '법-검 갈등'이라는 게 단순히 언론사의 과장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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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무죄로 판결했더군요.
이번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고마워할 필요도, 판사를 치하할 필요도 없습니다.
판사로서의 양심과 법에 따라 판결을 내려줬을 뿐, 누구에게 유리하게 판단을 한 것이 아니니까요.
한 가지 격려할 것이 있다면, 지금처럼 정권의 압력이 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겠지요.
마음고생은 좀 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만약 제 기대와 다른 판결이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아직 저와 세상의 기준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아쉬워했겠지요.
속으로 아무리 열이 나고 마음이 쓰라리다 해도 세상을 탓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랬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단지 세상을 바꿔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겠지요.

그런데 이번 판결의 당사자 중 한명인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의 반응은 도가 지나치더군요.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공격하다 못해 해임운동을 하겠다고 하네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용인하지 못하는 태도.
그것이 과연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지닌 마음가짐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무릇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지키되 다른 의견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죠.
들어보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듣지도 않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천지차이가 아닌가요?

오랫동안 고생해온 PD수첩 제작진과 그 분들을 도와준 다른 많은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PD수첩과 같은 편에 섰던 여러 네티즌분들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검찰이 항소를 한다고 하니 2심, 혹은 3심까지도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제 기대대로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건전한 비판을 해주신 분들도 고생하셨습니다.
다만, 무조건적인 비난을 일삼으신 분들은 반성하셨으면 좋겠네요.
우이독경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은 알지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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