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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를 보고 눈물이 났어요.
김건모의 노래가 절정을 향하는 순간 눈물이 고였고, 흘러내리지 않도록 훔쳐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래도 참 좋았지만,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감정이 이입된 것 같아요.
여러 기사들을 읽으며 또 한번 눈시울을 붉혔네요.
냉철하게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완전히 감정에 몰입해있거든요.
어제 '나는 가수다'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김영희 PD님, 가수들, 모두 고맙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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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물러난 게 아니라 교체당했네요.
저는 아직도 PD가 교체당할 만한 일이었는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할 만한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칙이란 불변의 것이 아닙니다.
왔다갔다 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더 나은 규칙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바뀔 수도 있지요.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가수가 없습니다.
새로운 규정을 적용받지 못하고 탈락한 가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조그만 피해라면 김연우가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돌아갔다는 것인데, 그 역시 새로운 규정을 적용받게 될 테죠.
대형 방송사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 시행착오를 한번 겪었다는 것,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이 정도로 심하게 문제삼을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MBC가 발표한 PD교체의 이유로 "원칙을 져버렸다"는 내용이 보이기에 답답해서 써봤습니다.
MBC야말로 시청자들의 성난 마음이 무서워서 원칙을 져버리고 PD를 교체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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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MBC 뉴스데스크의 최장수 앵커였던 그를 저는 믿어왔습니다.
사장이 되어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사과하는 방송을 냈을 때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파상공세에 MBC가 부러지지 않도록 잠시 물러서는 것일 뿐이라며...
작년에 있었던 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도우러 갔다고 했을 때도 설마 했습니다.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거니 하고...

그런 그가 결국 한나라당에 입당해서 강원도지사 경선에 출마를 했습니다.
당선되기 위해서 연일 MBC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상대후보와 민주당을 비방하고 있습니다.

그는 결국 정치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네요.
그것도 집권여당의 힘을 등에 업어 가능한 한 더 쉽게 데뷔하고자 하는 평범한 정치꾼입니다.
제가 믿어왔던 엄기영은 허상이었습니다.
배신감?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제가 그에게 잘못된 이미지를 덮어씌웠던 것 뿐이죠.

이명박 정부로부터 쫓겨난 것이 아니라며 거짓으로 정부와 한나라당을 감싸지만 않았어도
PD수첩이 흠결 많은 프로그램이라며 자신의 전 직장을 팔아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잘보이려 하지만 않았어도
민주당이 MBC를 장악해서 최문순을 도운 것이라며 흑색선전을 통해 상대를 깎아내리려 하지만 않았어도
제가 이런 글을 쓰며 엄기영에 대한 제 잘못된 믿음을 고백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반성합니다. 그에게서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된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을요.
그가 더 실망스러운 일들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저만의 바람일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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