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배너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으실 그 이름.
이름 석자 남겨두시고 어제 떠나가셨네요.
아직 보내드릴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있었는데 이렇게 가시다니 비통할 따름입니다.
저승에서 노무현 대통령님과 해후하시고, 우리나라를 오래도록 지켜주세요.
떠나는 마지막 길까지 할일을 남겨드려 죄송하지만,
그저 편히 쉬시라는 말씀을 드리기엔 저희가 남겨진 현실이 아직 많이 어렵네요.
못다 이루신 꿈, 우리가 다 이룰 때까지 저희 곁에서 바라봐주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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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장전입을 그만 용서해주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겠지요?
참 그들의 논리가 억지스럽습니다.

이미 오래 전의 일이라구요?
한번은 92년이고 두번째는 97년이니 이제 겨우 12년이 지났을 뿐입니다.
법적으로는 공소시한을 넘겼을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부패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던 80년대였다면 모르겠습니다.
90년대 후반까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충분히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백하고 용서를 구했으니 괜찮다고요?
누구나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면 바로 용서해줘야 합니까?
경중을 가려야지요.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위장전입을 했을 때 이런 어려운 일을 겪는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미래 검찰총장을 염두에 두는 많은 검사들이 마음 속에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게 말이죠.

예전 민주당에서 추천했던 후보들과는 경우가 다르다구요?
그 때는 도덕성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이런 것조차도 큰 흠이 됐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우습던지요.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면 더 엄밀하게 도덕성을 검증해야 하고, 스스로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면 덜 해야 하나요?
시대가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닌데 어째서 지금은 그 때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려고 하는지요?
우리 사회에서 이젠 도덕성의 흠집 정도는 눈감아줘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길 바랍니다.

스스로 죄가 없는 사람만 김준규 후보자를 몰아세우라구요?
일에 경중이 있듯이, 공직자에게도 속해있는 조직과 서열에 따라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검찰총장이라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됩니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한번쯤 법을 어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후배검사들에게 모든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수사하라고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에게 법을 어기면 안된다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적어도 이번 일을 쉽게 용서해줘서는 안됩니다.
만약 결과적으로 김준규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이번 일로 많이 괴로워해야 합니다.
뒷세대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지요.
위장전입 정도는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니까 쉽게 넘어가주더라는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번에 김준규 후보자를 용서해주려면, 한나라당에서는 과거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해야 합니다.
지금 용서해줘도 되는 위장전입을 과거에는 오히려 용서할 수 없는 대죄로 몰아붙였다면,
자신들이 과거에 잘못 생각한 것이든지 혹은 지금 잘못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도덕성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거니까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 깊게 생각해보세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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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험한 소리를 안하고 쓸 수가 없네요.
그 때문에 이 글이 다소 감정적으로 보일지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바쁜 와중에 글까지 써야 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절차적 문제는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겠죠?
민주당이 성실하게 논의에 임하지 않았다고 한나라당은 주장하지만,
한나라당도 민주당이 받아들일 만한 조건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닌가요?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단 몇달만에 처리하려 한다는 것부터가 진실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훨씬 더 깊게 고민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사람들을 설득해야지요.

날치기로 처리하려 한 것도 문제지만,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 완료 선언을 한 뒤 부결된 안건을 재투표했다는 것은 소가 다 웃을 일입니다.
의결 정족수가 안되었기 때문에 부결이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은 견강부회지요.
부결이라 함은 의결 정족수가 모자라거나, 혹은 반대가 찬성보다 많을 때를 말하는 것이죠!
법을 만든다는 사람들이 그만한 것도 모를 리 없겠죠?

내용으로 들어가서, 신문법과 방송법의 개정 내용 중 신문과 거대기업에 의한 방송소유는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최소한 보도 기능을 가진 방송을 소유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부 기업들이 방송을 소유한다면 편파적 보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방송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이것이 얼마나 큰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신문에 대해서는 좀더 특수한 상황이죠.
우리나라 신문들 중 거대신문사들은 특정 이념으로 치우쳐있기 때문에,
이들만이 방송에 진출한다면 편파적 보도로 인한 악영향을 어떻게 감당할런지 모르겠네요.

금융지주회사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벌이 금융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거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더 고착화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거대기업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게 된 사회에서 더더욱 의존도가 심해진다면,
우리 사회는 풀하나 없이 나무만 무성한 산처럼, 허약하고 쉽게 무너질지도 모르는 경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 비유가 와닿지 않는다면 다음에 자세히 설명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개정을 하려고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진정 나라를 생각한 행동이 아니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온 방편에 불과하지요.
이번에 개정된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절차적 하자로 당연 무효임을 주장하며,
앞으로 다시 개정할 생각을 한다면 훨씬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법안을 마련하고 처리하기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나라당은 많은 사람들의 이런 요구를 가볍게 넘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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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는군요.
정확한 발언은 '임기내에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였습니다만,
대운하를 전적으로 반대하던 저로서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 구체적 지침이나 행동이 뒤따라야겠죠.
임기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미리 그 준비를 다 해둔다거나,
명칭만 바꿔서 다시 추진한다거나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늘처럼, 국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자세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공약이라 할지라도 많은 사람이 반대하면 재고하고 삼고해야겠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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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쿠님이 만든 추모 영상 퍼왔습니다. (유투브)

본래 이 블로그에는 퍼온 글이나 퍼온 영상을 올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님과 관련해서는 그 생각을 유지할 수가 없네요.
참여정부 5년의 성과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영상도 같이 봐주세요.

참여정부 5년 - 넘어진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유투브)
 

참여정부 5년 - 성과와 보람 "시대의 강을 건너다" (nefficient)


참여정부 5년 - 정치인 노무현의 역정과 새로운 시작 "미완의 꿈" (유투브)


위 영상들의 원본 출처는 모두 '국정홍보처', '사람사는 세상'입니다.
아울러 다음 아고라에 올라왔던 글 '참여정부의 성과'를 읽어주세요.
원본을 찾을 수 없어서 최근 다음 텔레비존에 올라온 복사글을 링크합니다.

동동님,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고통없는 하늘에선 행복하세요..."

용현이네 마당2, "참여정부 5년의 성과" (성과 부분만 발췌 복사한 글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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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노제, 화장하는 모습까지 눈물로 지켜봤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가시는 길을 따랐습니다.
그 날만큼은 모두 한 마음이 된 것 같았고, 어느 누구도 차마 고인에게 욕되는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새벽,
경찰은 다시 서울광장을 원천봉쇄하고 말았습니다.
밤이 깊어 봉쇄를 시도했다가 시민들의 항의로 물러난 지 몇시간만에 바로 말이에요.
서울광장이 누구의 것인지는 자명합니다. 그것은 서울시민의 것이요, 국민의 것입니다.
그것은 시청의 사유재산이 아니고, 정부의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집회로 변질될 수 있다는 억지논리로 시민의 출입을 막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능성만을 들어 제한하는 것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것은 국민의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사회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을 오직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다수의 동의를 얻어 문서화된 법으로 만들어야만 제한할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음주운전이 교통사고의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때문이고,
이에 대해 매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때문에 법률에 명시해놓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의 자발적인 추모행렬이 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그런 법조항에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그건 서울경찰청장의, 아니면 혹시 경찰청장의 독단으로 이루어진 일 아닙니까?
혹시 그보다 더 상부에서의 지시가 있었던 겁니까?
그 누가 명령을 내렸든 헌법과 법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더욱 기막힌 것은 서울광장의 원천봉쇄와 함께 덕수궁 대한문 앞의 분향소까지 철거했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골이 채 식기도 전에 행해진 이 사건에 대해 저는 분노를 느낍니다.
어찌 이리도 가혹한지요?
조금 전 기사를 보니, 그것은 일선의 실수였다는 경찰의 발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실수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수가 자주 일어나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를 가장한 것은 아닌지, 또는 그러한 실수를 눈감아주는 분위기가 그런 사건을 방조한 건 아닌지 말이죠.

경찰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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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발인식이 있었죠.
낮에 영결식과 노제를 마치고 이제 수원 화장터로 향하고 계시네요.
당신의 가는 길을 가로막은 추모객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당신을 보내드리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으니까요.
이제 곧 한 줌의 재로 변해버린다는 걸 생각하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내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니겠느냐'는 당신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제 당신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통 많던 이 세상에서 떠나 아무 고민도 괴로움도 없는 저 세상에서 편히 계세요.
당신이 편히 계실 수 있다면 제 마음의 안타까움과 괴로움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을 절대로 마음에서 놓지 않겠습니다.
제 생이 다할 때까지,
제게 있어 당신은 최고의 대통령이자 인생의 귀감이 되어 살아계실 것입니다.
언제까지고 당신의 말씀을 생각하고 당신의 행동을 따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라도 저와 함께해주셔야만, 당신을 보내드릴 수가 있을 듯합니다.
그 정도는 이해해주시겠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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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월요일은 미국에서는 휴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였어요.
쉬는 날이 아니면 다녀오기 힘들 것 같아서 부랴부랴 챙겨 다녀왔습니다.
몇년만인지 양복을 꺼내입고,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담배도 사들고요.
국화를 사려고 했지만 팔지 않아서, 분향소에 있기를 바라고 무작정 갔어요.

사실 더 일찍 가고 싶었는데 처음 검색해봤을 때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어요.
마음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거든요.
그제 기사를 뒤적이다가 LA에도 분향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어제 바로 찾아나섰지요.

한인타운에서 8가를 따라 호바트(Hobart) 길과 만나는 곳에 한민족 노동상담연구소(KIWA)가 있더군요.
입구에 조화가 두 개 서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니 몇몇분이 상복을 입고 맞이해주시더군요.
프로젝터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영상들이 쏟아져나오고, 그 옆으로 영정이 놓여 있었습니다.
국화가 준비되어있어서 저도 영전에 한 송이 바칠 수 있었습니다.
담배도 뜯어서 한 개비 살짝 꺼낸 채로 제단에 올렸습니다.
이미 몇갑 놓여져있더군요.
두 번 절하고 상주로 계신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몇마디 이야기한 뒤에 나왔는데 어느새 30분이 흘렀더군요.

조문을 마치고 나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영정이 놓여져있는데도,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 않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아직도 거짓말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눈물이 흐르지 않은 데 대한 변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끝까지 거부해보려는 마음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안타까운 것은, 분향소가 만들어진 지 만 이틀이 되어서도 천여명만 다녀갔다는 것입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도 드문드문 몇 분 오셨지만, 줄설 필요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적더군요.
LA 교민이 위성도시까지 합해 거의 백만에 육박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도 적은 듯하네요.
홍보가 덜 되어서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만,
만약 이것이 교민사회의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꽤나 슬플 듯합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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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울트라컨디션의 멤버 락별이 작사 작곡한 곡이라고 합니다.
자유롭게 퍼갈 수 있다고 해서 가져왔습니다.
함께 들어보시면 좋겠어요.



아래는 공식 영정 사진입니다.
가신 뒤에야 이렇게 사진 하나 모시다니, 저도 참 행동이 많이 느립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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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씨가 또 망발을 했군요.
정상적인 사고기능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라는 문장으로 시작해놓고,
결국 할 말은 다 하더군요.
자신이 예전에 했던 무책임하고 몰지각한 발언에 대한 비겁한 변명과 함께,
'모든 책임은 노씨에게 있다'라는 식의 발언으로 전 국가원수를 모욕하는 언행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나요?
김동길씨,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 중입니다.
제 발 그 입 다무세요.
당신은 조갑제만도 못한 인물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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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기사를 계속 챙겨보고,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글을 읽어봤습니다.
공감하는 글이 무척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 정말 제 맘에 와닿는 글이 있어서 링크합니다.

죽지 않는 돌고래님, "노무현 대통령 - 인간으로 살다가 인간으로 죽다." (http://kimchangkyu.tistory.com/553)

결국 당신께서는 지긋지긋한 가중처벌을 피하지 못하고 그제와 같은 일을...
그리고 저 세상으로 가신 뒤에도 많은 욕을 당하고 계십니다.
인생을 편하게 살려 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과 맞서 싸워오신 죄로, 많은 적을 만들었기 때문에요.

이 순간 당신의 죽음에 대해 전혀 슬픔을 느끼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해대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조갑제, 이장춘...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그 동안 정치적 입장이 반대였든 아니든 간에 그런 말을 해댈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런 의문이 듭니다.
일일이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아직 감정적이어서 얼마나 이성적인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거니와,
타일러준다 해서 들을 사람들도 아니기 때문에, 괜한 수고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마음 속으로 욕이나 하면서 그렇게 살라고 놔두는 편이 편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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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시고 나서야 이렇게 마음 속의 말을 겉으로 표현하게 되다니,
정말 저란 사람은 얼마나 어리석은지 모르겠습니다.
왜 좀더 일찍부터 이 마음을 좀더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는지 후회가 됩니다.
짧게나마 글을 쓰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더 당신을 변호하고 같은 편에 섰어야 하는데...

세시간전, 아침에 눈을 뜨며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제의 일이 떠올라 힘들었습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제 마음을 어찌하겠습니까?
현실이 악몽 같아서 차라리 다시 잠들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 당신과 같은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든든했습니다.
당신의 존재는 마치 부모님이 계신 것처럼 저에게 힘이 되는 것이었어요.
존경하고 싶은 정치인을 만나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겠습니까?
한 명이라도 만났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모두 과거형이 되었네요.

최근 몇달간 당신을 둘러싼 모든 잡음들, 소문들,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밝은 웃음과 함께 돌아와 제 마음을 기쁘게 해주실 것이라 믿었어요.
아니, 소망이라고 해야겠지요.
만약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신을 탓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힘든 마음으로 살아오셨는지,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짐작이 됩니다.
제 바람을 저버리고 가신 데 대한 원망도 없지 않지만,
그간 받으셨던 마음의 고통, 떨어지는 순간에 겪으셨던 몸의 고통까지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듯합니다.

언제까지나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겠습니다.
제, 그리고 우리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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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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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만에 쓰는 글이 이런 글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시다니.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고, 가슴은 철렁거리고, 몸이 움찔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오늘이 만우절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 누구도 만우절에 그런 농담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게 만우절 농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충격적이었고, 믿을 수 없었지요.
진심으로 거짓말이기를 바랐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으로 기사를 확인하고서야, 이것이 단지 꿈 속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악몽을 꿀 때마다 깨어나서 안도하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중입니다.
지금도 꿈 속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눈을 뜨고 나면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사실들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되어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나고 있습니다만,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에요.
도저히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군요.
단지 하나 분명한 것은...
오늘 2009년 5월 23일은, 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거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존경했던 거의 유일한 정치인,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가슴 속에 묻어야만 했던 날이라는 것을요.
가신 세상에선 마음 편하게, 아무런 괴로움도 없이 지내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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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있은 지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철거시위를 하던 분들 중 다섯명이 숨지고, 경찰 측에서도 한명이 숨졌더군요.
다친 사람들도 부지기수겠지요.
도대체 그들이 그만큼 잘못을 저질렀을까요?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에는 일차적 책임이 경찰 수뇌부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른 이유도 많겠지요.
거꾸로 짚어보자면, 시위가 좀 격렬해진 것, 강제퇴거를 시도한 것, 시위를 시작한 것, 대책없이 길거리로 내몬 것, 타협없는 대화의 계속, 대화에 성의를 다하지 않는 뉴타운 추진위, 애초에 뉴타운을 만들자고 결정한 사람들과 그에 동조해 표를 던진 사람들, 태초에 인간이 욕심을 가지고 태어난 것까지 책임을 추궁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그릇된 판단이 일을 이 지경으로 내몰았습니다.
특공대를 투입해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생각도 아주 큰 문제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진압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경찰 한 명을 포함해 여섯명의 사망자를 낼 것이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나요?
인명이 걸린 일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용산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장이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들의 업무상 과실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하겠지요.
어느 기사에는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되어있다고 보도했던데,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숨진 여섯명의 안타까운 영혼에 애도를 표하며, 다친 많은 분들께도 쾌차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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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워싱턴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한겨레, "버시바우, 2005년 노무현-부시 회담 최악이었다"

이런 제목을 보고 흥분할 필요 없습니다.
흥미는 있으니까 천천히 클릭해서 간단히 읽어주면 됩니다.
내용인즉슨,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좀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결국 양국간에 합의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딴 속셈이 있었고, 그것이 미국측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야기도 조금 있는데, 굳이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기사이니까 간단히 얘기하겠습니다.
버시바우는 미국인이고 그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사였습니다.
아무리 한국에 와서 근무했다고 하지만 한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니죠.
그가 2005년 당시 우리나라를 다루기 힘든 협상상대로 인식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좋은 뜻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좋은 뜻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가 좀더 쉬웠다는 뜻이죠.

어떤 분들은 미국은 영원한 우방이기 때문에 이렇게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좋을 게 없다고 얘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우리의 우방인 것은 맞습니다.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미국도 대만족시킬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에는 더더욱, 자신의 이익을 더 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익이 우리나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얻어내느라 미국의 편의를 극대화시킬 수 없었다면 좋은 것 아니겠어요?
게다가 목적은 달랐어도 결과가 같아서 합의한 게 더 많았다는 데야, 더 따질 것도 없지요.

버시바우가 말하길 최악이었다는데, 그건 버시바우가 보기에 그런 것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 성공한 정상회담이라고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일부 미국의 이익과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에만 몰두하시는 분들을 빼고서는 말이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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