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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전 국방부장관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연합뉴스, "김장수 前국방 한 입당...비례대표 출마"

처음 이 기사를 보았을 때는 한나라당이 또 잘못 발표한 것이기를 바랐습니다.
대선 기간에는 이런 일이 많았잖아요 ^^;
그런데 아니더군요.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왜 하필이면 한나라당인가 싶어서요.
정치적 견해야 다양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잖아요.

제가 군생활할 때 김장수 전 장관이 육군 참모총장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제 상관이었는데,
아주 먼 곳에 있었지만 주위 분들 평가를 들어보면 다 좋아하더군요.
국방부 장관 할 때도 꽤나 인기가 있었죠?
보통 국방부 장관에게 그런 일이 흔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그래서 저도 호감을 가졌더랬습니다만, 그 덕분에 한나라당에서 더욱 영입하려고 난리였네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렵니다.
한나라당 하는 꼬라지나, 거기 있는 일부 인사들은 미워도, 한나라당 자체를 미워하지는 말자구요.
알고 보면 좋은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하려구요.
(제가 호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좀 있구요.)
김장수 전 장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나라당에 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해주는,
그리고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국방개혁을 자신있게 지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해요 ^^

하지만 물론, 보통 정치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판을 마다치 않을 겁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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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의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연합뉴스, "柳문화, 이전 정권 정치색 단체장 물러나야"

유인촌 장관이 오늘 열린 강연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는군요.
읽어보면 그럴 듯한 느낌도 듭니다.
그것은 정치색 단체장이라는 전제를 붙여서 말하기 때문이죠.
이전 정권에서 임명했으면 정치색 단체장이라고 규정하는 겁니다.
문화예술계에서 정치색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요?
정치적 성향을 가진 문화예술인사들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문화예술단체를 운영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지지했던 인사는 문화정책에 더 보수적인가요, 진보적인가요?

전제 자체가 틀렸습니다.
문화와 정치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니까요.
단지 소신과 가치관이 있을 뿐입니다.
정치적으로 의견이 달라도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은 같을 수 있지요.
설령 가치관이 다르다 해도 이렇게 쫓아내려 해서는 안됩니다.
가치관이 정반대인 사람과 함께 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압니다.
하지만 국가를 경영하면서 그런 호불호를 따진다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국민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설득하고 달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생각이 다른 단체장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무조건 거부해서는 안되죠.

이미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모시기 힘들다고 판단하면 알아서 물러날 테죠.
스스로 물러나라고 압박을 가하는 것은 결국 쫓아내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해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강요한다면 합당한 요구가 아닙니다.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단지 이전 정권에서 임명됐다는 이유만으로 물러나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사실 문화예술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요.
다른 분야에서도, 정치색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검찰, 경찰도 본래 중립이 아닙니까? (90년대 초반까지는 아닌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만)
국정원 같은 경우는 정보기관으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니까 당연히 바뀌어야 하겠죠.
이런 경우는 이미 물러났고, 그 외의 경우는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인촌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말 인사에 대해도 문제를 삼았더군요.
하지만 그것은 적법한 인사였고, 또 필요한 인사였습니다.
정치와 관계없는 단체장까지, 대통령이 바뀌기 몇달 전부터 공석으로 비워놓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루나 한 달도 아니고, 퇴임 몇달 전부터 인사권을 놓으라는 것은, 그야말로 월권이 아닌가요?
유인촌 장관님, 오늘의 발언, 재고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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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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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가 가볍게 제목을 보고 클릭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인터넷 상에서 그런 댓글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요?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
저로서는 정말 씁쓸했습니다.
그냥 장난처럼 하는 말에 일일이 핏발세워가며 대응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볍게 흘려넘기자니 그 정도로 미움받을 건 없을 텐데라며 속만 탔지요.
그런데 참여정부가 다 끝나가는 지금도 이와 비슷한 "장난"을 볼 수 있더군요.
한나라당이 그런 정당이라고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천 화재 참사를 참여정부 탓으로 넘기질 않나,
이번에는 새 대통령 당선자가 잘못하는 일도 결국은 참여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치부하는 글까지.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데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견강부회는 하지 말아야지요.
논리적이지 못한 글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을 보고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반더빌트님의 글을 보니 아마도 상당히 진보적 색채를 띠고 계신 듯하군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분이 글을 잘못 쓰셨거나 제가 글을 잘못 읽었겠죠.
이명박 정부도 싫고, 참여정부도 싫어서, 둘을 뭉뚱그려 공격할 수 없을까 고민한 모양인데,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게 한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참여정부가 모든 잘못에 책임이 있다는 논리군요?
아니 왜 참여정부에서만 멈추었나요?
그 앞의 국민의 정부, 그리고 그 전, 박정희 시대, 더 깊이 올라가서 조선시대, 고려시대는 문제가 없나요?
단지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글이었다면, 예, 그런가 보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기사로 발행하면서 허황된 논리에다가 감정만 실린 글은, 읽고 있기가 어렵네요.

참여정부에서 잘못한 일들이 몇가지 열거되어있던데, 요약해보면 두 가지더군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친기업적 정책.
인정합니다. 부동산을 제대로 잡는 데 분명히 실패했고, 친기업적이라고 비판받을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친기업적이라고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도 끊임없이 요구를 했고 보수 언론들도 끊임없이 비판하지 않았나요?
어느 정도에 중심을 잡고 있느냐를 봐야지요.
민주노동당에서 요구하는 만큼 친노동자정책이 아니라면 무조건 친기업적이라고 치부되어야 하는 걸까요?

부동산에서는 부족하지만 분명히 노력을 했고 성과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투기 과열을 조장했다고 하는데, 참 납득하기 어렵군요.
어떻게 지방의 혁신도시를 위해 지원한 돈이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건가요?
그 잡기 어렵다는 부동산 과열을 슬슬 잠재우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공이 아니라는군요.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다구요?
도대체 다른 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다는 것은 어떤 논리인가요?
주식시장, 금융시장, 경제가 같이 움직인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군요.
서울 집값이 오르면 동해 집값도 같이 오르나요?
동경 집값이 내리고 뉴욕 집값이 내리면 서울에서도 그래야 하나요?

게다가 부동산 투기 억제에 실패해서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죠.
투기 억제를 못했다고 비판하던 사람들이 투기를 부추기는 후보를 찍어준다는 게 어떻게 말이 됩니까?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아니라면 말이죠.
친기업적인 정책들을 보고 실망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더 친기업적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입니까?
마치 절벽에 매달려있는 사람이, 그나마 자기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놀라자빠지는 꼴을 보고 싶어서
스스로 그 도움의 손을 놓아버리는 얘기 같군요.

이에 대해서는 반더빌트님 글의 댓글에 수많은 반박글들이 있으니 이 정도로 얘기하겠습니다.
그리고 MoveOn21의 난매님이 쓰신 글과 거기에 달린 "우리예리"님의 댓글이 참 잘 정리되어있더군요.

MoveOn21 난매님의 "왜 또 노무현인가?"

마무리는 좀 다른 얘기로 하고 싶네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비판받고 있습니다.
색채는 결국 중도라는 거지요.
중도보수인지 중도진보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지만요.
어쨌든 저의 이념적 성향과는 가장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지형이 저한테는 참 이해가 안됩니다.
진보주의자라면 그래도 한나라당보다는 참여정부를 덜 싫어해야 하고,
보수주의자라면 민주노동당보다는 참여정부를 덜 싫어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아요.
누군가가 참여정부가 편가르기를 해왔다고 하던데,
가운데 선 참여정부가 편가르기를 했나요, 아니면 양쪽 끝에 선 진보,보수주의자가 편가르기를 한 건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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