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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벌써 며칠 전 얘기긴 한데요.
그 뒤로 블로그 글들을 읽어봤는데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인 듯하네요.
다들 수긍이 가는 글들이긴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뭐든 지나친 게 문제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하게 할 필요는 없지요.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될 게 있고,
허용한 뒤에 적당한 선에서 규제하는 게 어려운 것도 있지요.
후자의 예로는 금산분리 정책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산업자본의 금융 소유가 어느 경우에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악용될 경우, 감시하고 규제하기는 상당히 어렵지요.
이런 경우에는 허용하기 전에 매우 신중해야 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금산분리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중간광고는 위의 두 가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중간광고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될 이유가 있나요?
드라마 몰입을 방해해서?
드라마를 끊김없이 보는 것이 시청자의 권리라서?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져서?
방송사 배를 채워주는 것이 싫어서?
다른 신문사나 유선방송사의 수익을 침해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 어느 것도 그만한 이유는 아닌 것 같네요.
드라마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지요.
그렇다면 일주일에 이틀 하는 대신 일주일에 하루만 2시간 방영하는 게 더 몰입에 도움이 될까요?
좀더 과장한다면 16부작을 하루에 몰아서 16시간 동안 한다면 어떨까요?
제 답은 부정적입니다.
잠깐 끊겼다고 해서 앞의 내용을 잊어버릴 것 같지도 않고, 이입된 감정이 순간 사라져버릴 것 같지도 않아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볼 수도 있지요.
잠시 쉬는 동안 정리를 한다거나 상상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어느 쪽 효과가 클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지 않을까요?
시청자 권리?
그것을 원한다면 광고를 아예 없애라고 주장해야 옳은 걸까요?
드라마를 보기까지 기다리는 광고시간도 지루하고 시청자 권리를 뺏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다른 이유들도 그다지 설득력 있어보이지 않는군요.

게다가 광고의 양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허용한 범위를 넘어설 경우 그것을 발견하고 제재하는 것이 쉽지요.
그렇다면 적당한 선에서 허용하고 잘 감시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잘만 사용된다면 방송사에게도 좋고, 시청자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적어도 제 경우에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에 길게 기다리는 것보다,
조금 짧게 기다리고 중간에 쉬는 것이 더 나아 보이네요.
총광고시간은 그대로이고 중간광고시간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적당한 선'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을까요?

※ 반대하는 글도 읽어보세요 : 한글로님 블로그 "지상파 중간광고? 시청료 올리고, 광고도 펑펑?"
(한글로님 블로그가 두 개가 있었네요. 좀 혼동되는군요 ^^;)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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