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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보니 "우리나라도 드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주는 것...
이것마저도 잘 안돼왔던 과거를 지나 더 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려는 시도가 참 좋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얼마만큼을 국가가 보장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죠.
최근 국회의원들의 움직임을 보면 서로 많이 주려고 경쟁을 벌이는 듯해요.
민주당, 진보당 쪽에서 복지공약을 들고 나와 국민들의 인기를 얻으니,
새누리당에서 이에 질새라 공약을 들고 나오면, 민주당과 진보당은 더 센 공약을 들고 나오죠.
경쟁이 불붙은 것은 좋은데, 국회의원들에게만 맡겨두기는 좀 걱정스럽습니다.
표만 신경쓰느라 나라 살림은 크게 신경을 못쓰는 것 같아서요.

복지지출은 국가재정을 봐가면서 하는 게 정답이죠.
빚을 내서 생활수준을 올린다는 것은 합리적인 경제주체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일 겁니다.
그렇다면 지출수준을 결정할 때 수입, 말하자면 국가의 세입이 얼마나 될지를 봐가면서 해야 할 텐데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은 것 같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다른 부분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복지지출을 늘린다면 말이 됩니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여러 사업들 대신 복지지출을 한다는 것, 좋습니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복지지출이 더 중요해서 한다는 것, 좋습니다.
가용 예산을 중요도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죠.

그렇기에 재정운용계획부터 세우길 바랍니다.
말하자면,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서 어디서 좀 덜 쓰고 어디에 좀 더 쓰겠다라는 계획이 있어야겠지요.
누구에게 복지지출을 늘릴 것이냐는 것은 그 뒤의 문제, 바로 가치판단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빚을 내서까지 복지지출을 늘려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하나 뿐입니다.
"그래서는 안된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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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제 놓치고 넘어간 중요한 기사가 하나 있더라구요.
정연주 전 사장이 배임혐의에 대해 지난 달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데 이어 해임처분에 대해서도 취소 확정판결을 받았어요.
자세한 건 기사를 읽어보세요.
정연주 전 사장이 배임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은 뒤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무효소송을 냈는데,
이에 대해서도 1심부터 꾸준히 "해임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며 드디어 어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http://media.daum.net/v/20120223191207484

김인규 사장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정연주 전 사장은 사장으로 복귀할 것인지, 매우 궁금해지네요.
MBC 노조가 불공정보도를 이유로 총파업을 벌이고 있고, KBS 노조도 파업하기로 결정한 데다, YTN 노조도 투표중이라죠?
여러 가지 사건이 맞물려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제목 정정합니다. "해임 무효판결"이 아니고 "해임 취소판결"입니다. 둘이 다르더라구요. 법을 잘 몰라서 실수했어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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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2회를 보고 나서 관련 동영상으로 추천된 "부러진 돌발영상"을 보게 됐는데,
돌발영상 제작진들 중 3명이 징계를 받았을 뿐, 돌발영상이 폐지된 것은 아니었다는군요.
전혀 몰랐습니다.
약 2년전쯤 구본홍 사장이 폐지시킨 줄로 알았는데, 그 때도 2명이 징계받고 1명은 남았다는 것,
그리고 그 나머지 1명이 지난 연말 쌍용차 관련 소식을 다루다가 또 징계를 받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돌발영상은 방송되고 있다는 것도요.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돌발영상이 폐지된 줄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실제로 제작진을 징계하면서 중단된 적이 한 번 있었던 탓이 클 테고,
지금의 돌발영상이 예전만 못해서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요...
이것이 YTN 사장들과 그들을 임명한 최시중씨, 그리고 그 위에 계신 분들이 노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몇년 전에도 이런 안타까움을 느끼며 글을 쓴 적이 있는 듯한데 오늘 또 이런 글을 올리게 되다니,
지난 4년간 현 정부의 언론정책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MBC 노조는 이미 공정한 방송환경을 위한 파업에 돌입했고, KBS 새노조도 파업을 고려중이라고 하는데요.
2012년까지도 방송의 공정성을 외쳐야 한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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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3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배임혐의는 무죄라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었죠.
이 일이 있고도 버티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드디어 사퇴하기로 마음을 먹었나 봅니다.
측근 비리, 돈봉투 의혹에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말이죠.
억울하다는 말과 함께...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사퇴 기자회견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퇴 기자회견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시중 위원장이 그 동안 잘못했던 일들이야 세려면 끝도 없고 (잘한 일도 찾아보면 있겠지만)
정연주 전 사장과 관련된 것만 몇 가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정연주 전 사장은 참여정부 때 임명받아 5년 3개월 동안 일하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쫓겨났지요.
임기를 채우겠다며 갖은 압력을 견디던 그가 쫓겨난 데는 참 구구절절한 뒷얘기가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표면적인 이유는, 이번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던 배임혐의입니다.
물론 진실된 이유는 공정성을 위해 노력했던 그를 몰아내고 친MB 사장을 앉히고 싶어서였지만요.

배임혐의가 무죄인 이유는 굳이 여기서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이사회를 설득하다가 안되니까, 이사진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임기가 다된 사람 대신 친정부 인사 앉히고, 흠없는 사람 흠을 갖다붙여서 쫓아내고 친정부 인사 앉혔죠.
대표적으로 신태섭 동의대 교수가 있습니다.
신태섭 교수는 2006년 9월 KBS 이사에 선임되었으나 정연주 해임에 반대하다가 이사에서 해임되었어요.
그 경위도 웃기죠.
학교측에 이사 선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여 2008년 7월 동의대에서 교수 해임처분을 받고,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더이상 KBS 이사를 할 수 없다고 하여 이사 해임처분을 받았습니다.
1년 4개월 뒤인 2009년 11월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판결을 받고 12월 동의대 교수로 복직했어요.
그러나 그 사이 친정부화된 KBS 이사회는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해버렸지요.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쫓아낸 것인데, 그 과정 또한 지저분했던 겁니다.
(관련뉴스: 신태섭 1심 무죄판결, 신태섭 무죄 확정판결)

해임 무효 판결을 받고 복직한 신태섭 동의대 교수

해임 무효 판결을 받고 복직한 신태섭 동의대 교수


이 모든 과정에서 최시중 위원장이 개입하지 않았을 리가 없죠.
뉴스타파를 보면서 알게 된 건데, 최시중 위원장이 정연주 전 사장의 1심 무죄 판결을 듣고 난 후
"대법원 무죄 판결이 나면 책임을 지겠다"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사과를 안하고 사퇴를 미뤄온 걸 보니,
모든 걸 깨끗하게 인정하는 대인배의 모습은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소인배의 모습에 다름 아니에요.
아직도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걸 보면 더 가관입니다.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은 최고의 가치입니다.
최시중 위원장이 언론 정책을 두고 역사 앞에 지은 죄는 어떻게 해도 씻을 수 없을 테지만,
최소한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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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 첫방송된 뉴스타파를 봤습니다.
유투브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일주일에 한번씩 방송된다고 하는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uZEWRAVQW8s
http://newstapa.com


노종면 전 YTN 앵커, 이근행 전 MBC 기자 등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불합리하게 해임된 사람들이 모여
일주일에 한번씩 뉴스를 제작 방송한다는 거예요.

김어준 등의 "나는 꼼수다", 장진 감독의 "Saturday Night Live Korea"와 같은 풍자 시사프로그램과는 달리
같은 시사프로그램이지만 정통 뉴스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YTN 돌발영상을 잇는 공감영상이라는 코너도 있구요.
제작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깊이가 약간 부족하고 방송빈도도 적긴 하지만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게 맘에 듭니다.

관심있는 분들 꼭 찾아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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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부터 우리 곁을 떠나는 큰 별들.

노무현 대통령님과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재작년 돌아가신 데 이어,
민주화운동을 이끌어오셨던 김근태 고문도 약 65년의 생을 오늘로 마감하셨습니다.
신사, 올곧음, 끈기.
이런 말로 그 분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받은 느낌은 그랬습니다.
큰 어른께서 우리 곁을 떠나가시니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저 하늘에서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18&newsid=20111230083806094&p=yonhap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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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보선으로 인해 제가 지지하는 유시민씨의 입지가 크게 약화되어 아쉽기 그지없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깜짝 놀랄 만큼 균형있는 결과가 아니었나 합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분당을,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와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51% 정도의 득표율을 보였다는 것은 아주 놀라웠습니다.
국민들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닐까요?
후보들도 모두 명승부를 보여줄 만큼 쟁쟁했던 것 같습니다.
도덕성과 능력 모두에서 맞수끼리 경쟁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말이죠.

이런 긴장감이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조금만 잘해도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바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이번에 얻었어야 할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요?
승리에 도취하거나 패배에 당황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는 기회로 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덧붙임: 그래도 국정쇄신은 해야겠죠? 제가 반대하는 정책들이 추진력을 잃었으면 정말 원이 없겠네요 ^^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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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씨가 LA에 와서 강연을 한다고 해서 궁금한 맘에 가봤습니다.
기본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발표자에 대해 사전지식을 쌓고 가는 게 보통이지만, 게으른 저는 그렇지 못했네요.
제가 알고 있던 것에서 아무 것도 새로 공부하지 않고 갔어요.
강연 전에 제가 그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건, 현 충남도지사, 민주당,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래 함께 해왔던 사람.
이 정도가 전부라 할 수 있겠네요.
이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지만, 알 수 없는 부분들이 훨씬 더 많죠.
강연을 듣고 그런 부분들을 채워넣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갔습니다.

여기쯤 사진을 하나 끼워넣으면 좋을 텐데, 사진기를 들고 가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강연회 홍보지를 넣을 수도 없고... ^^;

좋았던 것은, 안희정이라는 사람의 생각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치와 많은 부분이 일치하더군요.
상대를 대하는 태도, 정치와 경제에 대한 견해, 안보와 통일에 대한 관점.
기사를 쓰려는 게 아니니까 간단하게만 얘기해볼게요.

내가 옳고 나와 다른 견해는 틀렸다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는 많이 공감했습니다.
"상대방이 틀렸다고 주장하기보다는 그 말도 일리가 있지만 내 말이 채택되면 더 좋은 점이 무엇인가를 설득하라"
이러한 주제에 대해 글을 하나 쓸까 하던 참이라 더 맘에 와닿았어요.

경제정책에 있어서 성장과 분배를 따로 떼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저와 같은 의견입니다.
어느 하나가 다른 것에 우선되어서는 안되고 동시에 지켜나가야 할 가치라는 거죠.
안보 정신은 투철해야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도 마찬가지예요.
북한의 잘못된 행동은 규탄하되,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지요.

이외에 몇가지 제가 배운 점들도 있네요.
20세기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은 바로 약육강식 논리, 즉 다위니즘(Darwinism)이었다고 하는군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 때문에 똑똑한 지도자가 이끌기를 원했던 시대.
지금 바라보면 잘못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대에는 대중들이 바랐기 때문에 독재도 가능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가치가 더이상 통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안희정씨의 목표라고 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하나로 통합해서 함께 갈 수 있는 정치, 그리고 그러한 정당을 만드는 것.

제가 이해한 것은 이 정도입니다.
내용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꽤 집중해서 듣게 되더군요.
언제나처럼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이런 얘기들이 단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어낸 말은 아닐까 하는 점이에요.
실제 생각과는 다른 말들을, 정치인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좋았던 내용에 비해서, 강연이 전체적으로 짜임새있지는 않았어요.
한 가제 주제를 놓고 설득력있게 논리정연하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흐름은 매끄러웠지만, 마치 강물이 갈라졌다 합쳐졌다 하지만 계속 흐르듯이,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했어요.
연관되는 소재들을 이어나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고 할까요?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새 다른 주제로 넘어가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진실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강연을 시작할 때 당신은 말을 잘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고백하시던데,
이 점은 정치인 안희정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한 간단하게 쓰려고 했던 글이 길어졌네요.
지금까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LA 강연회 후기였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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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MBC 뉴스데스크의 최장수 앵커였던 그를 저는 믿어왔습니다.
사장이 되어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사과하는 방송을 냈을 때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파상공세에 MBC가 부러지지 않도록 잠시 물러서는 것일 뿐이라며...
작년에 있었던 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도우러 갔다고 했을 때도 설마 했습니다.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거니 하고...

그런 그가 결국 한나라당에 입당해서 강원도지사 경선에 출마를 했습니다.
당선되기 위해서 연일 MBC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상대후보와 민주당을 비방하고 있습니다.

그는 결국 정치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네요.
그것도 집권여당의 힘을 등에 업어 가능한 한 더 쉽게 데뷔하고자 하는 평범한 정치꾼입니다.
제가 믿어왔던 엄기영은 허상이었습니다.
배신감?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제가 그에게 잘못된 이미지를 덮어씌웠던 것 뿐이죠.

이명박 정부로부터 쫓겨난 것이 아니라며 거짓으로 정부와 한나라당을 감싸지만 않았어도
PD수첩이 흠결 많은 프로그램이라며 자신의 전 직장을 팔아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잘보이려 하지만 않았어도
민주당이 MBC를 장악해서 최문순을 도운 것이라며 흑색선전을 통해 상대를 깎아내리려 하지만 않았어도
제가 이런 글을 쓰며 엄기영에 대한 제 잘못된 믿음을 고백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반성합니다. 그에게서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된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을요.
그가 더 실망스러운 일들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저만의 바람일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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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의원님께서 참 재밌는 말씀을 하셨네요.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이 하나님의 것이라고요? (기사 바로가기)

기독교계 방송인 평화방송에서 한 말이라 어느 정도 종교편향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국회의원의 신분으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아닌가요?
대통령의 무릎이 국민 것이라는 주장도 억지스럽긴 하지만, 하나님의 것이라는 주장은 더더욱 억지스럽죠.
그런 말씀은 비기독교인들이 없는 곳에서 조용히 하시고,
국교가 없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특정 종교의 의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게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펼치지 마세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그 어느 종교의 의식도 따라하지 않아야 합니다.
적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말입니다.
대통령의 모습과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을 대표하는 것인 만큼,
많은 수의 국민이 거부감을 느낄 만한 행동은 삼가야 하는 것 아니겠는지요?

그리고 인터뷰 중에 "불교계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무소유를 외친 법정스님이 뭐라 생각하실지"라고 걱정해주셨던데,
그 무소유는 불자만이 가져야 할 태도랍니까?
설마 기독교인은 많은 것을 소유해도 괜찮고 불자는 모든 것을 다 내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겠죠?
무소유는 탐욕을 버리고 스스로 자유로워지라는 것이지 자신이 믿는 가치를 내던져버리라는 것은 아니죠.
책은 읽어보셨는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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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절차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년 되지 않았는데,
요새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 한 축은 정권, 또다른 축은 언론, 그리고 수많은 보수단체들이네요.

보수단체 중 이름만으로는 왠지 건전한 이성을 가졌을 듯한 뉴라이트연합.
이들이 사실은 보수단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중심이며,
우리나라 보수단체가 가진 불건전함을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단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있었던 PD수첩 무죄 판결에 대해 뉴라이트연합이 내놓은 논평을 들어보셨나요?
'보도내용이 왜곡됐고 나라전체가 피해를 봤는데 무죄판결이라니'라며 흥분을 하고 있습니다.
보도내용이 왜곡됐다고 믿는 것까지는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구나 하는 정도로요.
나라전체가 피해를 봤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판결내용과 판사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축을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백이면 백명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판결도 아닌데, 그렇다면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받아들여야 할 일이죠.
단지 유감 표명에서 그친 게 아니라 독설에 가까운 성명을 내어놓다니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지, 한 가지 생각만 통용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심지어는 검찰총장마저도 이번 판결을 직접 비판했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가요?
검찰이 유죄입증을 자신하던 재판에서 졌고 역풍을 맞을지도 모르니까 어느 정도 위축될 테고 방어할 필요가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판결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할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총장까지 나서다니요?
법원을 뒤흔들어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라도 하려고 작정을 한 것입니까?

모두들 좀더 이성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정치권, 보수단체, 보수언론만 그러할 때는 걱정을 하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검찰마저 이러한 행태를 보이니 심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네요.
언론사들이 쏟아내는 '법-검 갈등'이라는 게 단순히 언론사의 과장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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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무죄로 판결했더군요.
이번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고마워할 필요도, 판사를 치하할 필요도 없습니다.
판사로서의 양심과 법에 따라 판결을 내려줬을 뿐, 누구에게 유리하게 판단을 한 것이 아니니까요.
한 가지 격려할 것이 있다면, 지금처럼 정권의 압력이 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겠지요.
마음고생은 좀 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만약 제 기대와 다른 판결이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아직 저와 세상의 기준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아쉬워했겠지요.
속으로 아무리 열이 나고 마음이 쓰라리다 해도 세상을 탓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랬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단지 세상을 바꿔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겠지요.

그런데 이번 판결의 당사자 중 한명인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의 반응은 도가 지나치더군요.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공격하다 못해 해임운동을 하겠다고 하네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용인하지 못하는 태도.
그것이 과연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지닌 마음가짐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무릇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지키되 다른 의견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죠.
들어보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듣지도 않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천지차이가 아닌가요?

오랫동안 고생해온 PD수첩 제작진과 그 분들을 도와준 다른 많은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PD수첩과 같은 편에 섰던 여러 네티즌분들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검찰이 항소를 한다고 하니 2심, 혹은 3심까지도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제 기대대로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건전한 비판을 해주신 분들도 고생하셨습니다.
다만, 무조건적인 비난을 일삼으신 분들은 반성하셨으면 좋겠네요.
우이독경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은 알지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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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YTN으로부터 해임당했던 6명의 노조원들이 복직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6명은,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다가 회사로부터 해임당했는데요.
해임은 너무 무거운 처분이라며 이를 무효화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오늘 나왔네요.
다만 아직 1심이고, YTN 사측은 항소를 할 입장을 밝히고 있어 최종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의 잘못이 중하지 않다고 저도, 다른 많은 분들도 믿고 있지만,
또한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지금과 같은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가 지금까지 밟아왔던 전철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드는 걸 어찌할 수가 없네요.
어떻게 판사들에게 압력을 가할지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이번 판결은 다행스럽습니다.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선임된 것부터가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한 일이었는데,
이에 대한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고 해서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니까요.
아쉬운 점은 정직과 감봉을 받은 다른 14명의 경우엔 징계가 과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하네요.
또한 형사고발당한 재판에서는 노조 투쟁의 위법성을 인정하여 벌금을 부과했다고 하고요.
100% 만족할 판결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이번 재판은 이명박 정권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YTN 사장 선임에 노조가 인정하지 못할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주었다는 것과,
구본홍씨와 YTN의 대응이 지나쳤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해주었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네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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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습니다.
지난 8월 정연주 사장이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고 나서,
해임처분 무효청구소송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자못 궁금해했는데요.
바로 오늘 행정법원에서 해임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네요.

무효까지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만, 이것만으로도 이명박 정부의 억지가 드러났습니다.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끌어내렸다는 것을 법원에서도 확인해준 셈이니까요.
해임 사유가 가관이었지요.
국세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법원의 조정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요?
무려 2천억원 이상 승소할 수 있는 것을 5백억원 상당만 받기로 합의한 것이 문제라구요?
법원의 조정을 받아들이면 법을 어긴 것이 된다는 해괴한 논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건전하지 못한 의도가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 YTN 사장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운 것으로 모자라
아직 임기가 남은 KBS 사장을 억지로 끌어내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꿔버리다니요.

문제는 이미 일은 저질러지고,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연주 전 사장의 본래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아서 사장으로의 복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명분은 잃었지만, 실제로 이득을 취하게 된 꼴입니다.
이런 일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버젓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요.
지금까지의 잘못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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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참 오래도 기다렸네요.
64년전 해방되면서 결성되었던 반민족특위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도 전에 사라지면서 묻혀버린 친일행위들.
이제라도 밝혀져서 다행스럽습니다.

그 당시 어쩔 수 없었다는 것,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는 아니더라도, 강하게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소극적으로 일제에 동조했었죠.
살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한 일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친일행위를 통해 많은 권리를 누렸던 사람들의 행적은 충분히 밝혀져야 합니다.
미래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말이죠.

어떤 분들은 이제와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 사람들 사이의 불화만 조장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리고 가면 속으로 곪아 언젠가 터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두운 시기에 일본을 위해 일한 사람들의 행적을 밝혀내지 않는다면,
혹시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경우 또다시 비슷한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번에 사전에 수록된 사람들의 후손들 중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사실만을 모았다고 합니다. 감정적인 문구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조상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부끄럽게 여기면 그것으로 된 것입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조상들을 공경하고 우러러보는 것이 당연하고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이 아닌 정보가 있다면 재심의나 반론청구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스스로 반박자료를 찾아서 제출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기록된 행위가 사실이라면, 제발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법을 활용하지 마십시오.
많은 국민들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늦게라도 사전이 만들어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잘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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