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배너

뉴스를 보다가 가볍게 제목을 보고 클릭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인터넷 상에서 그런 댓글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요?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
저로서는 정말 씁쓸했습니다.
그냥 장난처럼 하는 말에 일일이 핏발세워가며 대응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볍게 흘려넘기자니 그 정도로 미움받을 건 없을 텐데라며 속만 탔지요.
그런데 참여정부가 다 끝나가는 지금도 이와 비슷한 "장난"을 볼 수 있더군요.
한나라당이 그런 정당이라고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천 화재 참사를 참여정부 탓으로 넘기질 않나,
이번에는 새 대통령 당선자가 잘못하는 일도 결국은 참여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치부하는 글까지.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데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견강부회는 하지 말아야지요.
논리적이지 못한 글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을 보고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반더빌트님의 글을 보니 아마도 상당히 진보적 색채를 띠고 계신 듯하군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분이 글을 잘못 쓰셨거나 제가 글을 잘못 읽었겠죠.
이명박 정부도 싫고, 참여정부도 싫어서, 둘을 뭉뚱그려 공격할 수 없을까 고민한 모양인데,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게 한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참여정부가 모든 잘못에 책임이 있다는 논리군요?
아니 왜 참여정부에서만 멈추었나요?
그 앞의 국민의 정부, 그리고 그 전, 박정희 시대, 더 깊이 올라가서 조선시대, 고려시대는 문제가 없나요?
단지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글이었다면, 예, 그런가 보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기사로 발행하면서 허황된 논리에다가 감정만 실린 글은, 읽고 있기가 어렵네요.

참여정부에서 잘못한 일들이 몇가지 열거되어있던데, 요약해보면 두 가지더군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친기업적 정책.
인정합니다. 부동산을 제대로 잡는 데 분명히 실패했고, 친기업적이라고 비판받을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친기업적이라고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도 끊임없이 요구를 했고 보수 언론들도 끊임없이 비판하지 않았나요?
어느 정도에 중심을 잡고 있느냐를 봐야지요.
민주노동당에서 요구하는 만큼 친노동자정책이 아니라면 무조건 친기업적이라고 치부되어야 하는 걸까요?

부동산에서는 부족하지만 분명히 노력을 했고 성과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투기 과열을 조장했다고 하는데, 참 납득하기 어렵군요.
어떻게 지방의 혁신도시를 위해 지원한 돈이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건가요?
그 잡기 어렵다는 부동산 과열을 슬슬 잠재우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공이 아니라는군요.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했다구요?
도대체 다른 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다는 것은 어떤 논리인가요?
주식시장, 금융시장, 경제가 같이 움직인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군요.
서울 집값이 오르면 동해 집값도 같이 오르나요?
동경 집값이 내리고 뉴욕 집값이 내리면 서울에서도 그래야 하나요?

게다가 부동산 투기 억제에 실패해서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죠.
투기 억제를 못했다고 비판하던 사람들이 투기를 부추기는 후보를 찍어준다는 게 어떻게 말이 됩니까?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아니라면 말이죠.
친기업적인 정책들을 보고 실망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그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더 친기업적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입니까?
마치 절벽에 매달려있는 사람이, 그나마 자기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놀라자빠지는 꼴을 보고 싶어서
스스로 그 도움의 손을 놓아버리는 얘기 같군요.

이에 대해서는 반더빌트님 글의 댓글에 수많은 반박글들이 있으니 이 정도로 얘기하겠습니다.
그리고 MoveOn21의 난매님이 쓰신 글과 거기에 달린 "우리예리"님의 댓글이 참 잘 정리되어있더군요.

MoveOn21 난매님의 "왜 또 노무현인가?"

마무리는 좀 다른 얘기로 하고 싶네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비판받고 있습니다.
색채는 결국 중도라는 거지요.
중도보수인지 중도진보인지는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지만요.
어쨌든 저의 이념적 성향과는 가장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지형이 저한테는 참 이해가 안됩니다.
진보주의자라면 그래도 한나라당보다는 참여정부를 덜 싫어해야 하고,
보수주의자라면 민주노동당보다는 참여정부를 덜 싫어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아요.
누군가가 참여정부가 편가르기를 해왔다고 하던데,
가운데 선 참여정부가 편가르기를 했나요, 아니면 양쪽 끝에 선 진보,보수주의자가 편가르기를 한 건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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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안되는데.
이제 슬슬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설마 끝까지 그대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선거일이 되고, 그 날 밤, 결과는 나와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던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명박이 당선되다니.

능력?
이명박이 능력있다는 건 부풀려진 얘기일 뿐입니다.
보이는 성과에만 신경써서 뭔가 이루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보기에만 그럴싸한 허상일 뿐이죠.
현대건설에 있을 때도, LKeBank 관련 일을 할 때도,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도 그랬습니다.
건설 수주만 많이 받아 놓고 그것이 다 부도가 되고,
엄청난 금융기법을 가진 양 선전하다 결국 부도나고,
청계천, 시내버스사업, 서울시청 등 그가 손을 대서 깔끔하게 마무리 된 것이 없습니다.
그가 가진 능력은 하나 뿐입니다.
하면 안되는 것을 밀어붙여서 억지로 해버리고야 마는 능력.
'무식하면서 행동력 있는' 우두머리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죠?
두고 볼 일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無想님 블로그(2007.12.1)에서 퍼왔습니다.

도덕성?
누군가 이명박이 도덕적으로 평범하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이명박의 일반 지지자도 아니고 이명박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더군요.
위장전입 5회, 전과 14범, 계속되는 거짓말과 사기.
인생을 살아오며 이 정도면 평범한 건가요?
보통 사람들은 가벼운 거짓말은 해도 저렇게 많은 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대기업 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저 정도면 적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것도 따져볼 일입니다만, 만약 그것이 인정된다면,
죄를 많이 저지르고 대기업 회장이 되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만약 그의 인생 실화를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한다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을 게 뻔합니다.

말실수.
이명박처럼 말실수를 많이 한 사람도 참 드뭅니다.
그것도 대체로 누군가를 비하하는 발언이었죠.
듣는 사람들은 정말 기분 나쁠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말실수를 많이 했다고들 하죠?
하지만 상대방을 비하하는 말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말이 나올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듣기 싫었던 그의 말실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겁니다.

공약?
맘에 드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대운하 정책, 적극 반대합니다. 사생결단으로 반대할 생각입니다.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확대, 역시 반대합니다.
국어와 국사 영어 교육, 시범 실시조차 하지 마세요.
금산분리 완화, 생각조차 해서는 안됩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적당히 하세요. 폐지는 절대 반대합니다.
재건축 용적률 완화, 서울을 더 괴물도시로 만들 생각인가요?
기타 등등.

이런 글을 더 진작에 올리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죠.
정말 죄송합니다.
이명박이 이끌어가는 5년, 대한민국이 더이상 후퇴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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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얘기해보고 싶었던 겁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었죠?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서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발언 전문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너무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요.
오래된 발언을 다시 끄집어내서 어쩌겠느냐구요?
이 발언을 할 당시에는 그 무시무시한 선거법으로 인해 말을 못했으니까 이제라도 얘기하려구요.

이 말이 진심에서 나왔으면 정말로 큰 문제고, 잠깐 예로 든 것이라 해도 간과할 수는 없네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무심코, 적절하지 않은 예를 들 수 있는 사람은 믿을 만하지 않잖아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죠.

한 나라의 언어를, 그 나라의 말이 아닌 다른 나라의 말로 가르친다는 생각은 너무 비정상적이지 않나요?
첫째로 우리말과 우리글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좀더 깊게 얘기하자면 우리 민족의 얼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와 정서를 담고 있죠.
그래서 우리말로 배워야만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가 전달이 될 겁니다. 이해도 빠를 거구요.
마치 영어를 우리말로 아무리 배워봐야 제대로 발음하기도,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것과 같죠.
만약 우리말을 영어로 배운다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겉돌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국어를, 더 어렵고 하기 싫은 걸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말과 우리글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말 겁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 할 것이 바로 국사죠.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잖아요?
이것은 영어로 가르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지금보다 훨씬 더 소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 겁니다.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이상, 영어로 배우는 것이 우리말로 배우는 것보다 이해도가 떨어질 것은 당연하겠죠.
(그렇다고 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자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이건 일단 논외로 하죠.)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더 널리 퍼뜨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는데,
영어로 가르친다면 이에 방해가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죠.

잠깐, 설마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을까요?
그건 전쟁이 나도 사람이 죽을지 안죽을지 모른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군요.
그리고 우리는 이미 한번 경험한 적이 있지요.
일제시대, 그 중에서도 1930년대 이후 십여년간 우리말과 우리글을 못쓰고 모든 걸 일본어로 배운 적이 있었죠.
그런 경험을 다시, 그것도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가볍게 예로 들었다는 변명,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가볍게 생각해서 예로 들 만한 사안이 아니지요.
혹은 외국인에게 우리말과 우리 역사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도해보자는 변명도 역시 궁색해요.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게다가 오히려 우리말과 우리 역사를 우리말로 배워서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만,
외국인에게 설명하는 것도 더 자신있게, 더 쉽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영어실력을 키우는 것은 반드시 다른 방법을 써야 합니다.

대운하 정책과 함께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어요.
이 두 가지는 꼭 철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사람들에게 드러내보이길 좋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또 무슨 일을 계획할지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찌되었든 이 두 가지만은, 지금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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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기사가 났더군요.
벌써 며칠 전 얘기긴 한데요.
그 뒤로 블로그 글들을 읽어봤는데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인 듯하네요.
다들 수긍이 가는 글들이긴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뭐든 지나친 게 문제지만, 그렇다고 아예 못하게 할 필요는 없지요.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될 게 있고,
허용한 뒤에 적당한 선에서 규제하는 게 어려운 것도 있지요.
후자의 예로는 금산분리 정책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산업자본의 금융 소유가 어느 경우에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악용될 경우, 감시하고 규제하기는 상당히 어렵지요.
이런 경우에는 허용하기 전에 매우 신중해야 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금산분리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중간광고는 위의 두 가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중간광고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될 이유가 있나요?
드라마 몰입을 방해해서?
드라마를 끊김없이 보는 것이 시청자의 권리라서?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져서?
방송사 배를 채워주는 것이 싫어서?
다른 신문사나 유선방송사의 수익을 침해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 어느 것도 그만한 이유는 아닌 것 같네요.
드라마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지요.
그렇다면 일주일에 이틀 하는 대신 일주일에 하루만 2시간 방영하는 게 더 몰입에 도움이 될까요?
좀더 과장한다면 16부작을 하루에 몰아서 16시간 동안 한다면 어떨까요?
제 답은 부정적입니다.
잠깐 끊겼다고 해서 앞의 내용을 잊어버릴 것 같지도 않고, 이입된 감정이 순간 사라져버릴 것 같지도 않아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볼 수도 있지요.
잠시 쉬는 동안 정리를 한다거나 상상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어느 쪽 효과가 클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지 않을까요?
시청자 권리?
그것을 원한다면 광고를 아예 없애라고 주장해야 옳은 걸까요?
드라마를 보기까지 기다리는 광고시간도 지루하고 시청자 권리를 뺏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다른 이유들도 그다지 설득력 있어보이지 않는군요.

게다가 광고의 양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허용한 범위를 넘어설 경우 그것을 발견하고 제재하는 것이 쉽지요.
그렇다면 적당한 선에서 허용하고 잘 감시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잘만 사용된다면 방송사에게도 좋고, 시청자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적어도 제 경우에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에 길게 기다리는 것보다,
조금 짧게 기다리고 중간에 쉬는 것이 더 나아 보이네요.
총광고시간은 그대로이고 중간광고시간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적당한 선'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을까요?

※ 반대하는 글도 읽어보세요 : 한글로님 블로그 "지상파 중간광고? 시청료 올리고, 광고도 펑펑?"
(한글로님 블로그가 두 개가 있었네요. 좀 혼동되는군요 ^^;)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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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길지는 않지만 무거운 글을 쓰고 싶네요.

선거 180일전부터 인터넷상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 및 비판이 금지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지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흥분했던 게 생각납니다.
곧바로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랄까 그런 게 나오지 않았나요?
"왜곡된 사실에 근거한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비판" 수준일 경우 금지된다고요.
만약 그런 해석을 내린 적이 없다고 해도 이건 상식적인 수준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고 나누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온라인이 아닌 공간에서도 대중 앞이 아니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절대 위법이 아니지요.

그런데 요새 블로그의 글을 문제삼는 이유은 무엇인가요?
온라인은 대중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인가요?
이야말로 온라인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 해야겠지요.
온라인은 찾아가는 사람에게만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마치 일대일과 같지요.
다만 그 문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 뿐입니다.

묻고 싶네요.
블로그나 포털 게시판은 대중매체인가요, 아닌가요?
만약 답이 "예"라면, 다른 주요 언론사와 차별대우하는 것을 그만둬줬으면 합니다.
혹시 "아니오"라면, 대중매체도 아닌 것이 미칠 미미한 파장 같은 건 그냥 무시해줬으면 좋겠어요.
어느 쪽인가요?
나는 다만 내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내 의견을 맘껏 말하고 싶습니다.
누가 와서 보든 상관없습니다.
지금의 나는 대중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쓸 수도 없지요.
그런데도 내가 내 맘대로 글을 쓸 수 없다는 건가요?
이것이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는 자유민주주의입니까?

오늘 이명박씨에 대한 비판 기사를 올렸다가 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았다는 분의 글을 읽고 좀 흥분했어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은 가서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첫째로, 단순한 비판글에 출석요구를 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고요.
온전히 사실에만 근거했다는데 말이죠.
둘째로는, 왜 울산시민에게 영등포경찰서가 출석요구를 하느냐는 겁니다.
열심히 일하는 대부분의 경찰들에게 참 미안하지만, 참 상식이 없는 행동이군요.
영등포에 가서 뭔가 범법행위로 의심될 만한 행동을 했나요?
단지 수사본부가 영등포에 있다고 해서 회사원을 평일에 불러내도 되는 건가요?
아무래도 좀, 화가 나네요.

참고한 글 : 無相님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왔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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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발표가 났지요?
종교적 이유로 병역 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한다고 하네요.
아직 초안이고, 확정되어 법안이 통과되려면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만,
대체로 제가 생각하던 것과 비슷하네요.

1. 대체복무를 허용하되,
2. 선발기준을 엄격히 하고,
3. 복무기간은 최소한 육군현역병의 2배를,
4. 복무장소는 보통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에서, 복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죠.

현재 기준안으로는,

- 선발시 해당종교측의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자격판정위원회의 승인 필요
- 복무기간은 3년 (육군현역병 18개월의 2배)
- 복무장소는 소록도 한센병원, 마산 결핵병원, 전국 정신병원 등 9개 특수병원과 200여개의 노인전문요양 시설
- 24시간 합숙 필요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평등 운운하며 지나치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정도의 차별성은 있어야 역효과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거짓으로 병역 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란 뜻이지요.
또한 자신의 신념 이상으로 사회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자를 위해 후자를 포기하는 대가로 이 정도의 요구는 지나친 것이 아닙니다.
사실 복무기간에 대해서는 좀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현재 단기장교의 경우 의무복무기간이 최소한 39개월인데, 이보다 작다는 것이 조금은 불만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심은 사회의 객관적 지표와 개인의 주관적 지표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판단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요.
병역거부는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에만 온전히 의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심에 따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가치관에 따른 병역거부' 혹은 '종교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하는 것이 거부감이 덜하네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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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는 참 기대하고 있던 드라마입니다.
일단 광개토대왕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 맘에 들었고, '사신'이 나온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죠.
그런데 제작중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표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네요.

일단 밝혀둘 것은, 저는 '바람의 나라'를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저기서 표절 주장의 논거만을 보고 말을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아왔던 논거만으로는 표절이라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사신(四神)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죠.
사신은 동양권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만화에서만도 푸르뫼 작 '사신전'이라는 작품이 있지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환상게임'(ふしぎ遊戱) 역시 사신이 등장합니다.
그러니 사신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표절을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요.

사신을 의인화했다는 것 또한 '바람의 나라'가 처음은 아닐 것입니다.
앞서 말한 '사신전'과 '환상게임' 또한 사람의 모습을 한 사신들이 나오지요.
게다가 의인법이라는 것은 흔한 표현수단입니다.
유독 사신을 의인화한 것이 독특한 표현수단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요.

사신이 왕을 돕는 설정이 문제인가요?
만약 사신이라는 소재를 사용한다면 누군가를 돕게 되겠지요.
단지 세상밖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사신이라면 누가 흥미를 가질까요?
당연히 이야기 속으로 들어와야 할 테고, 그렇다면 그 중심에 주인공이 서게 될 것입니다.
그 주인공은 고대 이야기 속에서라면 당연히 왕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상식적인 설정을 독창적이라고 말할 수 없지 않을지요.

사신 개개인의 성격과 개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더군요.
사신의 이미지는 예전부터 어느 정도 고정되어있습니다.
청룡은 지혜롭고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쉽게 말하면 조선시대의 영의정과 같은 역할이지요.
백호는 용맹무쌍하고 뭐든지 다 할 것 같은, 대장군과 같은 역할을,
주작은 신비로우면서도 붉음과 관련된 역할을 항상 해왔구요.
현무는 뒤에 숨어서 현명한 판단으로 조언을 하는 역할입니다.
이런 기본으로부터 조금씩 변형을 가하다 보면 비슷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어찌하여 '바람의 나라'만의 독특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몇가지 다른 소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지요.
첫째, 신시로 나아간다는 것은 단군설화를 알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고대 한반도와 만주, 연해주에 걸쳐있던 여러 나라들이 쥬신(고조선)의 영광을 되찾고자 했던 것은
재야사학의 한 내용으로서 매우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둘째,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왕(주몽)으로부터의 유지를 받든다는 것 또한
고구려의 왕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표방했을 하나의 기치요, 상징일 것입니다.
유독 대무신왕(무휼)이, '바람의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닐 것입니다.

셋째, 폭주하는 사신을 그 주인만이 진정시킬 수 있다는 내용 역시 흔한 내용입니다.
딱히 사신이 아니라도 폭주하는 무언가를 막아내는 것은 대체로 주인공이지요.
주인공의 능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아주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넷째, 주작의 어린 시절과 발견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비슷하지 않습니다.
'바람의 나라'에서는 일족 중에 홀로 살아남는 것은 백호이며,
어린 시절 떠돌며 정체를 숨기던 주작을 현무가 알아본다고 합니다.
'태왕사신기' 스페셜의 내용에 의하면 주작은 두 자매에게 나뉘었고,
부모님이 죽임을 당하고 언니가 화천회에 의해 조종받게 되지만,
주작을 찾아나선 거믈촌 일족이 숨겨진 간난아이, 동생 주작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동생 주작은 아직 자신의 정체도 모르거니와 어린 시절을 떠돌았다고 말할 수도 없겠지요.
게다가 멸문지화를 당한 속에서 홀로 살아남는 이야기는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섯째, 활을 쏘는 장면이 '반지의 제왕'과 비슷하다고 일부 사람들이 말하더군요.
흰 머리를 길게 휘날리며 활을 쏘면 표절인가요?
이것은 너무 독창성이 없어서 '반지의 제왕'만의 표현방법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몇 가지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보았으나,
이것만으로 표절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근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표절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기본 이야기틀부터 일치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군요.
단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와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이야기거리만을 문제삼는군요.
이런 문제제기라면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도 사신과 왕의 이야기를 절대 쓸 수 없겠지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드라마를 좀더 보고 나서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아직 표절이라는 판단을 내리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덧: 제가 크게 참고한 글은 두 개입니다.
1) 박형준님의 글 (블로그 창천항로)
2) 미래님의 글 (Orbis Optimus)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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