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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친미반북'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12.02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일관성 결여: 북한/미국/일본에 대한 태도 2

뉴라이트에 대한 역사관에 대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앞의 두 글,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일관성 결여: 식민지 근대화론에 부쳐"과
"뉴라이트의 역사관은 일관성 결여: 위안부 문제"를 봐주세요.

요새는 신문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를 일컬을 때도 "미북"이라는 용어가 보이더군요.
정말 이승만 시대에나 볼 수 있었던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미워도 동포가 먼저라는 생각에 "북미", "북일"이라는 표현을 써왔는데,
올해부터 심심치 않게 "미북관계"라든지 "미북간 회담" 같은 표현들을 볼 수가 있네요.
참 씁쓸합니다.

3. 뉴라이트는 과거를 신경쓰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웃음부터 나옵니다.
말은 옳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있어봐야 떡 하나조차 나오질 않습니다.
앞으로 잘먹고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러나 뉴라이트가 이 말을 할 때는 항상 일본을 대상으로 할 때입니다.
일본이 과거에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 신경쓰지 말자고 합니다.
오래묵은 이야기를 꺼내봐야 미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앞으로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자고 합니다.
(하긴 제가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런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먼저 이 주장에 대한 반박부터 해볼까요?
일본의 과거에 대해서만 신경쓰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거의 없을 겁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일본의 현재에 대해 신경쓰고 있습니다.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심지어 과거를 미화하고 왜곡하는 것을 못참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미 과거의 잘못을 반성했다면 이렇게 질질 끌지 않았을 겁니다.
그들이 심지어 과거의 사실을 왜곡하려고 하지만 않았어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을 겁니다.
그들의 현재 행동에 사람들은 실망하는 거죠.
뉴라이트는 왜 이런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그런데 왜 일본에 대해서만 이런 말을 하나요?
미국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해봅시다.
미국이 과거에 우리나라를 어떻게 대했는지 신경쓰지 말고 미래의 이익에 충실하자구요.
미국이 6.25 때 우리나라를 크게 도와줬던 사실을 이젠 더이상 신경쓰지 말자구요.
우리나라의 이익에 미국이 도움이 되는지 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미국과 관계를 축소할 수도 있다구요.
왜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건가요?

아하, 잘못은 용서하고 은혜는 잊지 않는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한 것인가요?
좋습니다.
공자님 말씀, 부처님 말씀, 예수님 말씀 모두 이런 것을 권장하고 있지요.
일본이 우리에게 했던 잘못은 깨끗이 용서하고,
미국이 우리에게 베풀어줬던 은혜는 두고두고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합니다.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앞만 쳐다봅시다.
미국과는 조금 손해보더라도 너무 크게 손해보는 것만 아니면 해달라는 대로 해줍시다.
(그래도 광우병 걸린 소고기는 좀 부담스럽네요.)

그럼 북한은 어떻게 하나요?
북한이 우리에게 잘못한 게 있나요?
예, 있습니다.
그들은 부정한다지만 6.25를 일으켰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요.
국군포로를 단 한번도 송환한 적이 없고, 6.25 당시 유골 탐색에도 미온적이며, 몇년전까지도 서해에서 전투를 일으켰죠.
이제는 용서해줄까요?
그럽시다. 일본을 용서해주듯이 다 용서해줍시다!
앗, 안된다구요?
왜죠? 북한을 용서하고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보면 어떨까요?
북한은 다르다구요?
북한이 잘못을 인정하고 과거를 반성하며 바람직한 대화상대가 될 때까진 입도 뻥끗하지 않겠다구요?

이것 정말 곤란하네요.
왜 이렇게 일관성이 없는지요?
그럼 북한이 우리에게 잘해줬던 것을 떠올려봅시다.
70년대 우리나라가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식량원조를 해준 것을 기억하나요?
때때로 일본과 독도 문제로 다툴 때도 우리나라 편을 들어줬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이런 작은 은혜도 간과할 수는 없지요.
북한에 조금 손해보더라도 너무 무리한 부탁만 아니면 들어줄까요?
그렇게 하죠. 미국에 하듯 한번 통크게 인심써봅시다!
앗, 안된다구요?
왜죠? 북한에 졌던 작은 은혜를 갚지 않을 건가요?
지난 10년간 이자까지 쳐서 다 갚고도 이미 남았다구요? 더이상 할 능력도, 인내심도 다 닳았다구요?
북한이 먼저 뉘우치고 엎드려 부탁할 때까지 손도 내밀지 않겠다구요?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너무 일관성이 없는 행동 아닌가요?
일본이나 미국이나 북한이나, 모두 우리나라의 경쟁상대입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단해야지요.
역사의 교훈을 위해 과거를 단죄하되, 현재를 냉철히 판단하고, 미래의 가치를 위해 손을 잡고 끊어야 합니다.
상대가 어느 나라인가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곤란하지요.
뉴라이트, 당신들의 판단기준은 무엇인가요?
무조건 친일, 무조건 친미, 하지만 무조건 반북인가요?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다음 글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역사관에 대해 떠오르는 게 있으면 또 써보겠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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