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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8 써머타임 부활이라니 6

이데일리에 올라온 기사를 다음에서 읽었습니다.

이데일리, "서머타임, 부활... 내년 4월부터 1시간씩 앞당긴다"

이건 참 기가 찹니다.
써머타임, 도입한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꼭 하겠다고 하면 그렇게 절실하게 말려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도 나름대로 써머타임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 쯤, 열거해도 되지 않겠어요?

먼저, 써머타임이 불러올 혼란을 생각해보죠.
매년 두번씩, 시계를 한시간씩 늦추고 당기는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요샌 디지털 시계, 특히 컴퓨터나 텔레비젼, 전화기에 달린 시계를 많이 쓰기 때문에 좀 나을지도 모르지만,
바뀐 시간을 몰라서 헤매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체리듬을 고려해본다면, 갑자기 한시간씩 빨리 일어나야 하거나 한시간씩 늦게 일어나야 하는 일이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나요?

가벼운 문제로, 기록과 관련해서도 혼란이 있을 겁니다.
한 시간 당겨야 하는 시간에, 같은 시각이 두번 반복되겠죠?
이 때 일어나는 일의 발생시각을 기록할 때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세번째로, 우리나라는 동경 124도에서 132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현재 동경(東京)표준시를 쓰고 있습니다.
즉, 동경 135도에서 해가 머리 위에 떴을 때, 우리나라도 12시가 되는 셈인데요.
다시 말하면 우리 머리 위에 해가 오면, 우리나라는 보통 12시 30분입니다.
춘분과 추분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아침 6시 30분에 해가 떠서 12시 30분에 한낮이 되고 저녁 6시 30분에 해가 지죠.
우리는 이미 30분씩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셈입니다.
여름에 다시 1시간을 당긴다면 우리는 1시간 30분씩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야 하는 거죠.
사람의 생활이 해와 맞춰 진행되는 게 정상이라고 한다면 1시간 30분씩이나 앞당긴는 건 너무 무리가 아닌가요?

그리고 기사에서 제시된 경제효과 중에 의문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4월부터 9월까지 전력소비량이 감소한다는 것까지는 그럴 듯합니다만,
출퇴근시간의 분산과 교통사고 감소는 어디에 근거하는 것인지요?
시간을 일괄적으로 한시간씩 앞당기는데 출퇴근시간이 왜 분산되나요?
교통사고 감소도 출퇴근시간이 분산된다는 가정에 기초하여 얻은 결론이기 때문에 의심스럽고요.
이것이 서울대 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결과라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잘 아는 교수님들께서 과연 이런 주장을 하실까 생각해보니 좀 허무합니다.

비경제효과를 읽을 때는 웃음이 나올 뻔했습니다.
써머타임이 개인의 생활패턴을 건강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니 도대체 어떤 논리에 의해 그렇게 되나요?
범죄는 왜 감소하고, 범죄에 대한 우려는 왜 감소하나요?
일찍 일어나면 범죄가 감소하나요? 이게 그럴 듯한 논리인가요?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써머타임 시행으로 인해 만약 국민들이 더 피곤해하고 쉽게 짜증을 낸다면 오히려 능률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혹시 범죄가 더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주장에 제대로 반박할 수 있나요?

써머타임의 유일한 효과는 무엇인지 맞춰볼까요?
여름에도 미국과 시차가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써머타임을 시행하고 있으니까요.
그것 외에 다른 효과가 있으면, 제가 납득할 만한 이유와 함께 제시해주세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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