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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보니 "우리나라도 드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주는 것...
이것마저도 잘 안돼왔던 과거를 지나 더 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려는 시도가 참 좋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얼마만큼을 국가가 보장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죠.
최근 국회의원들의 움직임을 보면 서로 많이 주려고 경쟁을 벌이는 듯해요.
민주당, 진보당 쪽에서 복지공약을 들고 나와 국민들의 인기를 얻으니,
새누리당에서 이에 질새라 공약을 들고 나오면, 민주당과 진보당은 더 센 공약을 들고 나오죠.
경쟁이 불붙은 것은 좋은데, 국회의원들에게만 맡겨두기는 좀 걱정스럽습니다.
표만 신경쓰느라 나라 살림은 크게 신경을 못쓰는 것 같아서요.

복지지출은 국가재정을 봐가면서 하는 게 정답이죠.
빚을 내서 생활수준을 올린다는 것은 합리적인 경제주체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일 겁니다.
그렇다면 지출수준을 결정할 때 수입, 말하자면 국가의 세입이 얼마나 될지를 봐가면서 해야 할 텐데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은 것 같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다른 부분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복지지출을 늘린다면 말이 됩니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여러 사업들 대신 복지지출을 한다는 것, 좋습니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복지지출이 더 중요해서 한다는 것, 좋습니다.
가용 예산을 중요도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죠.

그렇기에 재정운용계획부터 세우길 바랍니다.
말하자면,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서 어디서 좀 덜 쓰고 어디에 좀 더 쓰겠다라는 계획이 있어야겠지요.
누구에게 복지지출을 늘릴 것이냐는 것은 그 뒤의 문제, 바로 가치판단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빚을 내서까지 복지지출을 늘려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하나 뿐입니다.
"그래서는 안된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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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3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배임혐의는 무죄라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었죠.
이 일이 있고도 버티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드디어 사퇴하기로 마음을 먹었나 봅니다.
측근 비리, 돈봉투 의혹에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말이죠.
억울하다는 말과 함께...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사퇴 기자회견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퇴 기자회견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최시중 위원장이 그 동안 잘못했던 일들이야 세려면 끝도 없고 (잘한 일도 찾아보면 있겠지만)
정연주 전 사장과 관련된 것만 몇 가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정연주 전 사장은 참여정부 때 임명받아 5년 3개월 동안 일하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쫓겨났지요.
임기를 채우겠다며 갖은 압력을 견디던 그가 쫓겨난 데는 참 구구절절한 뒷얘기가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표면적인 이유는, 이번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던 배임혐의입니다.
물론 진실된 이유는 공정성을 위해 노력했던 그를 몰아내고 친MB 사장을 앉히고 싶어서였지만요.

배임혐의가 무죄인 이유는 굳이 여기서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이사회를 설득하다가 안되니까, 이사진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임기가 다된 사람 대신 친정부 인사 앉히고, 흠없는 사람 흠을 갖다붙여서 쫓아내고 친정부 인사 앉혔죠.
대표적으로 신태섭 동의대 교수가 있습니다.
신태섭 교수는 2006년 9월 KBS 이사에 선임되었으나 정연주 해임에 반대하다가 이사에서 해임되었어요.
그 경위도 웃기죠.
학교측에 이사 선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여 2008년 7월 동의대에서 교수 해임처분을 받고,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더이상 KBS 이사를 할 수 없다고 하여 이사 해임처분을 받았습니다.
1년 4개월 뒤인 2009년 11월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판결을 받고 12월 동의대 교수로 복직했어요.
그러나 그 사이 친정부화된 KBS 이사회는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해버렸지요.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쫓아낸 것인데, 그 과정 또한 지저분했던 겁니다.
(관련뉴스: 신태섭 1심 무죄판결, 신태섭 무죄 확정판결)

해임 무효 판결을 받고 복직한 신태섭 동의대 교수

해임 무효 판결을 받고 복직한 신태섭 동의대 교수


이 모든 과정에서 최시중 위원장이 개입하지 않았을 리가 없죠.
뉴스타파를 보면서 알게 된 건데, 최시중 위원장이 정연주 전 사장의 1심 무죄 판결을 듣고 난 후
"대법원 무죄 판결이 나면 책임을 지겠다"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사과를 안하고 사퇴를 미뤄온 걸 보니,
모든 걸 깨끗하게 인정하는 대인배의 모습은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소인배의 모습에 다름 아니에요.
아직도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걸 보면 더 가관입니다.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은 최고의 가치입니다.
최시중 위원장이 언론 정책을 두고 역사 앞에 지은 죄는 어떻게 해도 씻을 수 없을 테지만,
최소한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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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씨가 LA에 와서 강연을 한다고 해서 궁금한 맘에 가봤습니다.
기본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발표자에 대해 사전지식을 쌓고 가는 게 보통이지만, 게으른 저는 그렇지 못했네요.
제가 알고 있던 것에서 아무 것도 새로 공부하지 않고 갔어요.
강연 전에 제가 그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건, 현 충남도지사, 민주당,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래 함께 해왔던 사람.
이 정도가 전부라 할 수 있겠네요.
이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지만, 알 수 없는 부분들이 훨씬 더 많죠.
강연을 듣고 그런 부분들을 채워넣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갔습니다.

여기쯤 사진을 하나 끼워넣으면 좋을 텐데, 사진기를 들고 가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강연회 홍보지를 넣을 수도 없고... ^^;

좋았던 것은, 안희정이라는 사람의 생각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치와 많은 부분이 일치하더군요.
상대를 대하는 태도, 정치와 경제에 대한 견해, 안보와 통일에 대한 관점.
기사를 쓰려는 게 아니니까 간단하게만 얘기해볼게요.

내가 옳고 나와 다른 견해는 틀렸다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는 많이 공감했습니다.
"상대방이 틀렸다고 주장하기보다는 그 말도 일리가 있지만 내 말이 채택되면 더 좋은 점이 무엇인가를 설득하라"
이러한 주제에 대해 글을 하나 쓸까 하던 참이라 더 맘에 와닿았어요.

경제정책에 있어서 성장과 분배를 따로 떼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저와 같은 의견입니다.
어느 하나가 다른 것에 우선되어서는 안되고 동시에 지켜나가야 할 가치라는 거죠.
안보 정신은 투철해야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도 마찬가지예요.
북한의 잘못된 행동은 규탄하되,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지요.

이외에 몇가지 제가 배운 점들도 있네요.
20세기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은 바로 약육강식 논리, 즉 다위니즘(Darwinism)이었다고 하는군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 때문에 똑똑한 지도자가 이끌기를 원했던 시대.
지금 바라보면 잘못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대에는 대중들이 바랐기 때문에 독재도 가능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가치가 더이상 통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안희정씨의 목표라고 합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하나로 통합해서 함께 갈 수 있는 정치, 그리고 그러한 정당을 만드는 것.

제가 이해한 것은 이 정도입니다.
내용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꽤 집중해서 듣게 되더군요.
언제나처럼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이런 얘기들이 단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어낸 말은 아닐까 하는 점이에요.
실제 생각과는 다른 말들을, 정치인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좋았던 내용에 비해서, 강연이 전체적으로 짜임새있지는 않았어요.
한 가제 주제를 놓고 설득력있게 논리정연하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흐름은 매끄러웠지만, 마치 강물이 갈라졌다 합쳐졌다 하지만 계속 흐르듯이,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했어요.
연관되는 소재들을 이어나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고 할까요?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새 다른 주제로 넘어가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진실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강연을 시작할 때 당신은 말을 잘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고백하시던데,
이 점은 정치인 안희정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한 간단하게 쓰려고 했던 글이 길어졌네요.
지금까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LA 강연회 후기였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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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MBC 뉴스데스크의 최장수 앵커였던 그를 저는 믿어왔습니다.
사장이 되어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사과하는 방송을 냈을 때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파상공세에 MBC가 부러지지 않도록 잠시 물러서는 것일 뿐이라며...
작년에 있었던 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도우러 갔다고 했을 때도 설마 했습니다.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겠거니 하고...

그런 그가 결국 한나라당에 입당해서 강원도지사 경선에 출마를 했습니다.
당선되기 위해서 연일 MBC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상대후보와 민주당을 비방하고 있습니다.

그는 결국 정치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네요.
그것도 집권여당의 힘을 등에 업어 가능한 한 더 쉽게 데뷔하고자 하는 평범한 정치꾼입니다.
제가 믿어왔던 엄기영은 허상이었습니다.
배신감?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제가 그에게 잘못된 이미지를 덮어씌웠던 것 뿐이죠.

이명박 정부로부터 쫓겨난 것이 아니라며 거짓으로 정부와 한나라당을 감싸지만 않았어도
PD수첩이 흠결 많은 프로그램이라며 자신의 전 직장을 팔아 한나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잘보이려 하지만 않았어도
민주당이 MBC를 장악해서 최문순을 도운 것이라며 흑색선전을 통해 상대를 깎아내리려 하지만 않았어도
제가 이런 글을 쓰며 엄기영에 대한 제 잘못된 믿음을 고백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반성합니다. 그에게서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된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을요.
그가 더 실망스러운 일들을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저만의 바람일까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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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절차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년 되지 않았는데,
요새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그 한 축은 정권, 또다른 축은 언론, 그리고 수많은 보수단체들이네요.

보수단체 중 이름만으로는 왠지 건전한 이성을 가졌을 듯한 뉴라이트연합.
이들이 사실은 보수단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중심이며,
우리나라 보수단체가 가진 불건전함을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단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있었던 PD수첩 무죄 판결에 대해 뉴라이트연합이 내놓은 논평을 들어보셨나요?
'보도내용이 왜곡됐고 나라전체가 피해를 봤는데 무죄판결이라니'라며 흥분을 하고 있습니다.
보도내용이 왜곡됐다고 믿는 것까지는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구나 하는 정도로요.
나라전체가 피해를 봤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판결내용과 판사를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축을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백이면 백명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판결도 아닌데, 그렇다면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받아들여야 할 일이죠.
단지 유감 표명에서 그친 게 아니라 독설에 가까운 성명을 내어놓다니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지, 한 가지 생각만 통용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하는 건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심지어는 검찰총장마저도 이번 판결을 직접 비판했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가요?
검찰이 유죄입증을 자신하던 재판에서 졌고 역풍을 맞을지도 모르니까 어느 정도 위축될 테고 방어할 필요가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판결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할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총장까지 나서다니요?
법원을 뒤흔들어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라도 하려고 작정을 한 것입니까?

모두들 좀더 이성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정치권, 보수단체, 보수언론만 그러할 때는 걱정을 하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검찰마저 이러한 행태를 보이니 심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네요.
언론사들이 쏟아내는 '법-검 갈등'이라는 게 단순히 언론사의 과장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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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참 오래도 기다렸네요.
64년전 해방되면서 결성되었던 반민족특위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도 전에 사라지면서 묻혀버린 친일행위들.
이제라도 밝혀져서 다행스럽습니다.

그 당시 어쩔 수 없었다는 것,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는 아니더라도, 강하게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소극적으로 일제에 동조했었죠.
살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한 일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친일행위를 통해 많은 권리를 누렸던 사람들의 행적은 충분히 밝혀져야 합니다.
미래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말이죠.

어떤 분들은 이제와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 사람들 사이의 불화만 조장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리고 가면 속으로 곪아 언젠가 터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두운 시기에 일본을 위해 일한 사람들의 행적을 밝혀내지 않는다면,
혹시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경우 또다시 비슷한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번에 사전에 수록된 사람들의 후손들 중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사실만을 모았다고 합니다. 감정적인 문구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조상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부끄럽게 여기면 그것으로 된 것입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조상들을 공경하고 우러러보는 것이 당연하고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이 아닌 정보가 있다면 재심의나 반론청구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스스로 반박자료를 찾아서 제출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기록된 행위가 사실이라면, 제발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법을 활용하지 마십시오.
많은 국민들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늦게라도 사전이 만들어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잘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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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장전입을 그만 용서해주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겠지요?
참 그들의 논리가 억지스럽습니다.

이미 오래 전의 일이라구요?
한번은 92년이고 두번째는 97년이니 이제 겨우 12년이 지났을 뿐입니다.
법적으로는 공소시한을 넘겼을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부패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던 80년대였다면 모르겠습니다.
90년대 후반까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충분히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백하고 용서를 구했으니 괜찮다고요?
누구나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면 바로 용서해줘야 합니까?
경중을 가려야지요.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위장전입을 했을 때 이런 어려운 일을 겪는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미래 검찰총장을 염두에 두는 많은 검사들이 마음 속에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게 말이죠.

예전 민주당에서 추천했던 후보들과는 경우가 다르다구요?
그 때는 도덕성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이런 것조차도 큰 흠이 됐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우습던지요.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면 더 엄밀하게 도덕성을 검증해야 하고, 스스로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면 덜 해야 하나요?
시대가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닌데 어째서 지금은 그 때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려고 하는지요?
우리 사회에서 이젠 도덕성의 흠집 정도는 눈감아줘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길 바랍니다.

스스로 죄가 없는 사람만 김준규 후보자를 몰아세우라구요?
일에 경중이 있듯이, 공직자에게도 속해있는 조직과 서열에 따라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검찰총장이라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됩니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한번쯤 법을 어겨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후배검사들에게 모든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수사하라고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에게 법을 어기면 안된다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적어도 이번 일을 쉽게 용서해줘서는 안됩니다.
만약 결과적으로 김준규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이번 일로 많이 괴로워해야 합니다.
뒷세대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지요.
위장전입 정도는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니까 쉽게 넘어가주더라는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번에 김준규 후보자를 용서해주려면, 한나라당에서는 과거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해야 합니다.
지금 용서해줘도 되는 위장전입을 과거에는 오히려 용서할 수 없는 대죄로 몰아붙였다면,
자신들이 과거에 잘못 생각한 것이든지 혹은 지금 잘못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도덕성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거니까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 깊게 생각해보세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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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험한 소리를 안하고 쓸 수가 없네요.
그 때문에 이 글이 다소 감정적으로 보일지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바쁜 와중에 글까지 써야 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절차적 문제는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겠죠?
민주당이 성실하게 논의에 임하지 않았다고 한나라당은 주장하지만,
한나라당도 민주당이 받아들일 만한 조건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닌가요?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단 몇달만에 처리하려 한다는 것부터가 진실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훨씬 더 깊게 고민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사람들을 설득해야지요.

날치기로 처리하려 한 것도 문제지만,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 완료 선언을 한 뒤 부결된 안건을 재투표했다는 것은 소가 다 웃을 일입니다.
의결 정족수가 안되었기 때문에 부결이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은 견강부회지요.
부결이라 함은 의결 정족수가 모자라거나, 혹은 반대가 찬성보다 많을 때를 말하는 것이죠!
법을 만든다는 사람들이 그만한 것도 모를 리 없겠죠?

내용으로 들어가서, 신문법과 방송법의 개정 내용 중 신문과 거대기업에 의한 방송소유는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최소한 보도 기능을 가진 방송을 소유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부 기업들이 방송을 소유한다면 편파적 보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방송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이것이 얼마나 큰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신문에 대해서는 좀더 특수한 상황이죠.
우리나라 신문들 중 거대신문사들은 특정 이념으로 치우쳐있기 때문에,
이들만이 방송에 진출한다면 편파적 보도로 인한 악영향을 어떻게 감당할런지 모르겠네요.

금융지주회사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벌이 금융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거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더 고착화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거대기업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게 된 사회에서 더더욱 의존도가 심해진다면,
우리 사회는 풀하나 없이 나무만 무성한 산처럼, 허약하고 쉽게 무너질지도 모르는 경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 비유가 와닿지 않는다면 다음에 자세히 설명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개정을 하려고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진정 나라를 생각한 행동이 아니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나온 방편에 불과하지요.
이번에 개정된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절차적 하자로 당연 무효임을 주장하며,
앞으로 다시 개정할 생각을 한다면 훨씬 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법안을 마련하고 처리하기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나라당은 많은 사람들의 이런 요구를 가볍게 넘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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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노제, 화장하는 모습까지 눈물로 지켜봤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가시는 길을 따랐습니다.
그 날만큼은 모두 한 마음이 된 것 같았고, 어느 누구도 차마 고인에게 욕되는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새벽,
경찰은 다시 서울광장을 원천봉쇄하고 말았습니다.
밤이 깊어 봉쇄를 시도했다가 시민들의 항의로 물러난 지 몇시간만에 바로 말이에요.
서울광장이 누구의 것인지는 자명합니다. 그것은 서울시민의 것이요, 국민의 것입니다.
그것은 시청의 사유재산이 아니고, 정부의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집회로 변질될 수 있다는 억지논리로 시민의 출입을 막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능성만을 들어 제한하는 것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것은 국민의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사회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을 오직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다수의 동의를 얻어 문서화된 법으로 만들어야만 제한할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음주운전이 교통사고의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때문이고,
이에 대해 매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때문에 법률에 명시해놓았지요.

하지만 사람들의 자발적인 추모행렬이 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그런 법조항에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그건 서울경찰청장의, 아니면 혹시 경찰청장의 독단으로 이루어진 일 아닙니까?
혹시 그보다 더 상부에서의 지시가 있었던 겁니까?
그 누가 명령을 내렸든 헌법과 법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더욱 기막힌 것은 서울광장의 원천봉쇄와 함께 덕수궁 대한문 앞의 분향소까지 철거했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골이 채 식기도 전에 행해진 이 사건에 대해 저는 분노를 느낍니다.
어찌 이리도 가혹한지요?
조금 전 기사를 보니, 그것은 일선의 실수였다는 경찰의 발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실수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수가 자주 일어나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를 가장한 것은 아닌지, 또는 그러한 실수를 눈감아주는 분위기가 그런 사건을 방조한 건 아닌지 말이죠.

경찰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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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씨가 또 망발을 했군요.
정상적인 사고기능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라는 문장으로 시작해놓고,
결국 할 말은 다 하더군요.
자신이 예전에 했던 무책임하고 몰지각한 발언에 대한 비겁한 변명과 함께,
'모든 책임은 노씨에게 있다'라는 식의 발언으로 전 국가원수를 모욕하는 언행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나요?
김동길씨,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 중입니다.
제 발 그 입 다무세요.
당신은 조갑제만도 못한 인물입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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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가 최근 워싱턴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한겨레, "버시바우, 2005년 노무현-부시 회담 최악이었다"

이런 제목을 보고 흥분할 필요 없습니다.
흥미는 있으니까 천천히 클릭해서 간단히 읽어주면 됩니다.
내용인즉슨,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좀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결국 양국간에 합의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딴 속셈이 있었고, 그것이 미국측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야기도 조금 있는데, 굳이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기사이니까 간단히 얘기하겠습니다.
버시바우는 미국인이고 그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사였습니다.
아무리 한국에 와서 근무했다고 하지만 한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니죠.
그가 2005년 당시 우리나라를 다루기 힘든 협상상대로 인식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좋은 뜻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좋은 뜻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가 좀더 쉬웠다는 뜻이죠.

어떤 분들은 미국은 영원한 우방이기 때문에 이렇게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좋을 게 없다고 얘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우리의 우방인 것은 맞습니다.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미국도 대만족시킬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에는 더더욱, 자신의 이익을 더 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익이 우리나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얻어내느라 미국의 편의를 극대화시킬 수 없었다면 좋은 것 아니겠어요?
게다가 목적은 달랐어도 결과가 같아서 합의한 게 더 많았다는 데야, 더 따질 것도 없지요.

버시바우가 말하길 최악이었다는데, 그건 버시바우가 보기에 그런 것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 성공한 정상회담이라고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일부 미국의 이익과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에만 몰두하시는 분들을 빼고서는 말이지요.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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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은 정말로 국가를 운영할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즉흥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에둘러 가거나 임기응변으로 조치하죠.
이런 사례들을 수도 없이 셀 수 있지만, 이번 불교 사태에서 하나 더 보게 됐네요.


참 우습습니다.
정작 원하는 것은 들어주지 않고, 다시 임기응변으로 추석선물 줘서 달랠 생각을 하는군요.
불교계가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1) 이명박 대통령 공개사과
(2)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3) 종교차별금지 법제화
(4) 촛불관련 시국 수배자 해제
이 네 가지를 들어주면 되는 것을, 정공법으로 돌파하지 않고 꼼수를 쓰네요.
선물 잘 준다고 불편해진 불교계의 심기가 풀릴 거라고 생각하는지요?
스님과 불교계 인사들을 마치 어린애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 불쾌하군요.

이 네 가지는 그렇게 들어주기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중 (3)만 고려중이고, 나머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군요.
제가 보기에 청와대에서 가장 안들어줄 것 같은 사안은 경찰청장 파면인데,
지금까지 어청수씨가 저질러온 잘못들을 생각하면 충분히 파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고작 KBS에 입증되지도 않은 피해를 입힌 정연주씨를, 법에 없는 해임권을 발동하여 파면한 마당에,
국가 전체에 큰 피해를 입힌 어청수씨는, 법에도 명시되어있는 해임권을 왜 쓰지 않는 겁니까?

불교게에 줄 추석선물을 잘 고르는 것도 정부로서는 중요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불교계의 진정한 요구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대로 해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추석선물이 되겠네요.
부디 본말이 전도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임:
기사에 보면, 소년 소녀 가장들을 위해 MP3 플레이어를 준다고 하는데, 이것도 참 생각이 부족한 것 같아요. 소년 소녀 가장들도 MP3 를 듣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겠지만, 과연 주변 여건이 마련되어있는지 먼저 확인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MP3 로 된 곡들을 사거나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지, 쉽고 싸게 충전할 수 있는지, 생활 걱정 없이 MP3 를 들을 수 있는지 이런 것들 말이죠. 무턱대고 선물로 준다고 해도 실제 사용되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걱정이 되네요. 정부의 전시용 행정에 소년 소녀 가장들이 잠깐의 기쁨을 맛보고 다시 좌절할까 봐서 말이죠.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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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일들이 여럿 벌어지고 있군요.
오늘 본 기사 중에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재미동포 일부가 PD수첩을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하겠다는군요.
아레사가 미국에 유통되는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묘사해,
수년동안 그 소고기를 먹어온 자신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줬다는 것이 이유라던가요?
이것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면, 미국 소가 광우병에 걸렸던 것에는 왜 피해를 안받았지요?
분명히 그 뉴스를 접하고 혹시라도 광우병에 걸리지는 않을까 더 걱정하지 않았나요?
그런 피해를 받았다면 왜 미국 정부와 소고기 도축/유통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걸지 않았나요?
똑같은 논리로, 저는 한국 정부의 미국 소고기 수입조치에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니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되나요?

미국에 살다보니 손해배상과 법적 소송에 쉽게 전염된 모양입니다.
미국에선 그야말로 법에 기대어 무책임하고 허황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과다하니까요.
맥도날드 사태, 전기다리미 업체 사건 등 징벌적 손해배상 명령을 받은 경우가 실제로 있었고요.
작년 뉴욕 행정법원 판사가 세탁소 주인을 상대로 과다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실패한 예도 있었죠.
(우리나라에서 큰 뉴스거리가 됐었죠.)

저는 이번 소송건에 다른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신적 피해라는 것은 실제 입증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 입은 정신적 피해가 있는지, 그 피해가 얼마만큼인지를 증명할 방도가 없지요.
만약 입증된다 하더라도 한국에 있는 방송국이 미국 시민 다수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할까요?
손해배상에 있어서는 반드시 피해자가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 정부나 소고기 유통업체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PD수첩 측이 불법적으로 피해를 입혔다는 것부터 입증을 해야되겠지만요.)
불특정 다수에게 입힌 손해라는 것은 처음부터 법이 정하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들지 않지요.
만약 이런 모든 것이 한국 혹은 미국의 법정에서 인정된다면 그야말로 법치주의의 사망일이 될 것입니다.

이길 가능성도 없는 법적인 조치에 막무가내로 나선 것은 다른 이유가 있는 겁니다.
분명히 이들은 정치적인 의미로 소송을 한 것이죠.
김봉건이라는 사람에 대한 소개가 나와있지 않지만, 그의 정치적 입지를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습지도 않은 소송, 지금 당장 집어치우기 바랍니다.
한국 국민도 아니면서 한국내 정치에 영향을 주고 좌지우지하려는 그 책동을 지금 당장 멈추기 바랍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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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스럽습니다.
언론 상황이 말이에요.

YTN 사장에는 구본홍씨가 와서 앉아있고, 게다가 정말 오만한 사장 행세를 하려 하고,
KBS 사장 정연주씨는 법에도 없는 근거로 해임되고, 그 뒤 검찰에 체포...
(그 와중에 KBS 노조는 자기 배만 불리려는 건지, 정권의 언론정책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정연주씨를 몰아내는 것에만 온힘을 쏟아부은 후, 노조 집행부를 징계했다는 이유로 언론노조를 심하게 깎아내렸더군요. 어이없는 사람들 같으니.)
그리고 어제밤 MBC 경영진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과 명령 수용.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의 고뇌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급했습니다.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과 옳은 것에 대한 신념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그래도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법이 허용하는 모든 구제수단을 강구한 뒤에 수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처럼 발빠르게 엎드려 굴복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으로 미뤄볼 때 매우 성급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에 대해 꽤 실망했습니다.
아직 신뢰를 거두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일이 계속된다면 그 땐 나도 마음을 돌리게 되겠죠.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아직 KBS, MBC, 경향, 한겨레를 그나마 다양하고 좀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매체로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조선, 중앙, 동아의 횡포는 아직도 그대로인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최시중씨가 아직 그대로 있고,
방통위 위원들과 방통심의위 위원들의 성향도 정치색이 너무 뚜렷하고,
쇠고기 문제로 국민들 편에 잠깐 섰던 몇몇 보수성향 신문들이 다시 수구적인 모습들을 드러내고,
검찰의 언론사 조사 의지는 좀처럼 약해지질 않고,
게다가 그 배후가 어딘지 (짐작은 가지만) 무척이나 편향된 수사를 하고 있고,
참 암담합니다.
무엇이 희망인가요?
이럴 때마다 나 개인의, 우리들의 힘이 너무 약한 것이 한스럽게 느껴집니다.
이렇게까지 국민 다수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는 사람들을 대통령과 국회의원으로 뽑아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얼마 전 한 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보이더군요. (문화일보였던 듯... 기사가 아니라 사설일 수도 있구요.)
'국가기간방송으로서 (KBS가) 정부 정책을 사사건건 비판하는 것은 문제지만'
이런 의식을 가진 기자가 있다는 것이 통탄스럽습니다.
국가기간방송은 국가를 위한 방송이죠.
절대로 정부와 한 정당을, 혹은 대통령을 위한 방송이 아닙니다.
정책이 잘못되었으면 비판해 마땅한 일입니다.
비판받을 만한 정책을 비판한 것을 두고 마치 생트집을 잡는 듯 표현한 그 기자는,
정말 양심도 없고, 신념도 없는, 그야말로 영혼이 없는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언론을 믿어도 될까요?

추신: 그나저나 조능희 책임 프로듀서를 보직해임한 것은 정도가 지나칩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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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참 우울한 날이었습니다.
언론계에서 안좋은 소식들이 날아들었네요.

며칠 전에 올린 글이 무색할 정도로 급하게, YTN 사장 추인 주주총회가 열렸다고 하는군요.
절차적 문제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주총에서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추인했다고 합니다.
절차를 무시한 날치기든 뭐든 간에 그들에게는 해냈다라는 성취감이 있을 것이고,
지켜본 우리들과 특히 YTN 노조 여러분들은 허탈함과 실망감에 가득찼을 것입니다.
이번 구본홍씨의 사장 선임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다시 한번 소리치겠습니다.
구본홍씨가 직접 물러나든지 이명박 대통령이 선임을 취소하든지 해야 할 것입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두 가지 안좋은 소식이 있었죠.
MBC의 'PD수첩'에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내렸으며,
KBS의 '뉴스9'에 대해서도 '주의' 조치를 취했다고 합니다.
특히 'PD수첩'에 대해서는 과도한 유권해석(공정성과 객관성 문제)과 부실한 근거(일부 오역)를 바탕으로 한
최근 들어 가장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근거가 부족한 마당에 그 근거조차도 사실에 기초하지 않았거나 견강부회로 끼워맞췄지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문제는 9명의 위원 중 6명이 대통령 및 여당 추천인사로서,
정치적 색채가 강한 사안에 대해서 과반수 의결을 하게 되면 정치성향에 따라 결정되는 태생적 불합리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2개월간의 결정을 보면 그 행태를 능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지요.

조갑제씨의 'MBC 허가 취소' 발언은 개그 수준입니다.
자신의 독선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그런 글을 기고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언론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을 부끄러워하세요.

우울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말고 계속 맞서나갑시다.
건전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글을 읽으며 저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혹시 놓치고 계신 건 없는지, 저도 계속 찾아보겠습니다.
만약 그런 부분이 있으면 좀더 논리정연한 분석도 올려보겠습니다.
Posted by 양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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